ⓒphoto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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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건국대에 입학한 조모(20) 씨는 등교한 횟수가 손에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다른 교내활동과 행사도 제한됐다. 대학에서의 연애를 꿈꿨던 그는 크게 실망했다. 조씨는 “남자고교를 나와서 이성 친구가 없었다. 대학만 합격하면 미팅, 소개팅을 하고 캠퍼스 커플도 가능할 거란 생각에 힘든 수험생활을 견뎌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물거품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었던 건 학교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최근 그는 ‘에브리타임’을 통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 게시판에 올라온 한 여학생의 전공 문제 질문을 해설해주며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이다.

대학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 내 소개팅 게시판 ⓒphoto 남기태
대학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 내 소개팅 게시판 ⓒphoto 남기태

대면접촉 부담 줄이면서 새로운 만남 찾아

남녀 간 만남에 활용되는 온라인 앱이 비대면 시대를 맞아 재활성화되고 있다. 잦은 대면접촉 부담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이성과 만남을 찾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다시 꺼내 드는 것이다. 대학생 커뮤니티 앱 내 소개팅 게시판에는 상대를 구하는 글이 지속해 올라온다. 이들은 “소개팅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라고 말한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최모(여·24) 씨는 최근 남자친구를 소개팅 앱 ‘틴더’를 통해 만났다. 앱에 들어가면 이성의 사진과 프로필이 뜬다. 마음에 들면 오른쪽, 들지 않으면 왼쪽으로 넘기면 된다. 상대도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경우 채팅창이 열리고 대화를 통해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 외로움을 느꼈다. 친구의 추천을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팅 앱을 이용해 보았다. 우연히 같은 학교에 다니고 사는 집도 가까운 사람을 만났다. 앱 속의 사진보다 실제 인상이 착해 보였고 대화도 잘 통해 교제를 시작했다.” (최씨)

틴더는 코로나19 이후 앱 내 대화시간이 10~30% 증가했다. 모바일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서울대생이 창업한 소개팅 앱 ‘스카이피플’의 2020년 5월 총 이용 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11만 시간을 기록했다.

서강대에 재학 중인 남모(21) 씨는 “학교 커뮤니티 앱이나 소개팅 앱을 통해 이성을 만나는 사례가 코로나19 전보다 많이 눈에 띈다”라고 말했다.

소개팅 앱 화면 캡처 ⓒphoto 남기태
소개팅 앱 화면 캡처 ⓒphoto 남기태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 많은 것 같아서”

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상대가 어떤 사람일지는 실제로 만나봐야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이모(24) 씨는 “에브리타임 소개팅 게시판을 통해 이성을 여러 번 만났다. 익명 게시판에서 소개팅이 이뤄지다 보니 거짓말을 하거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상대의 SNS를 찾아봐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인하공업전문대에 입학한 김모(20) 씨는 “소개팅 앱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 같아 꺼려진다”라고 했다.

인간관계 부담감이 덜해 온라인 만남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신모(23) 씨는 “소개팅은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주선자와 상대에게 미안해 원하지 않는 연락을 지속하기도 한다. 온라인을 통해 만나면 관계를 맺고 끊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 마음고생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조선 대학생 기사 공모' 기사입니다.

남기태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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