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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  “아시아판 핵공유그룹 만들자”… 아시아·유럽 전직 장관들의 북핵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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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7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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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아시아판 핵공유그룹 만들자”… 아시아·유럽 전직 장관들의 북핵 해법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2021-03-04 오후 2:48:06

▲ 지난해 8월 B16-12 전술핵 투하 훈련을 하는 미 공군의 F-35A. photo theavistionist.com
“60여년 전 샤를 드골이 던졌던 본질적 질문, 즉 미국의 동맹국 포기나 안보 분리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났다.”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 정책을 전면 검토하면서 ‘동맹 회복’을 공언했지만, 구두 약속 이상의 것이 요구된다.”
   
   “나토 핵기획그룹(NPG)처럼 ‘아시아 핵기획그룹(ANPG·Asian Nuclear Planning Group)’을 창설해야 한다.”
   
   한·미·일 3국과 유럽의 전직 외교안보 최고위급 관리들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보낸 정책제안 연구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핵확산 방지와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안전보장’이란 제목의 이 연구보고서는 지난 2월 12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에 의해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 국회, 언론 등에 공개됐다.
   
   이들 전직 고위 관리들은 지난해 1월 미국 시카고국제문제연구소(CCGA) 주관으로 결성한 ‘미국의 동맹국들과 핵무기 확산 문제에 관한 특별연구회(TF)’에 참여해 1년간 연구와 토론을 거쳐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특별연구회는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과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말콤 리피킨드 전 영국 외무·국방장관이 공동의장을 맡았다. 우리나라의 이상희 전 국방장관과 윤병세 전 외교장관, 노부야스 아베 전 일본원자력위원회 위원장, 볼프강 이싱어 전 독일 외교담당 국무장관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외교안보국방 최고위급 전직 고위관료들이 미 정부에 공개 제안서를 낸 건 처음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내용은 나토 핵기획그룹과 유사한 아시아 핵기획그룹(ANPG)의 창설이다. 핵기획그룹(NPG)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여하는 조율 기구로, 핵무기 운용에 대한 의사 결정과 핵전략을 논의할 목적으로 1967년 설립됐다. NPG는 유사시 미국과 핵무기 공유협정을 맺은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터키 등 5개국에 배치된 미 전술핵 사용과 관련한 협의도 관장한다. 이들 5개국 기지에는 150~200발의 B61 전술핵폭탄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과 같은 아시아 핵기획그룹을 창설해야 한다”며 “호주·일본·한국을 미국의 핵기획 과정에 포함시키고 이들 동맹국들에 미국 핵전력에 관한 구체적 정책들을 논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1967년 이래 나토 핵기획그룹은 유럽 동맹국들에 미국의 핵보장을 안심시키는 데 결정적 요인인 동시에 핵 연습과 기획의 수행을 위한 중추기관이었음이 입증됐다”며 “미국이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려면 이와 유사한 기구를 창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호주 핵기획그룹은 북한의 핵위협이라는 공동 위협을 토대로 ‘쿼드(Quad) 플러스’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든 미·일·인도·호주 4개국 동맹 협의체다.
   
   이 같은 제안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핵위협에 맞선 미국의 핵우산 공약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아시아 핵기획그룹은 이상희 전 국방장관(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 실무작업에 참여한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은 “1970년 NPT(핵비확산) 체제 이후 50여년간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자체 핵개발 능력이 있지만 자제하고 미 핵우산 아래에 있었다”며 “하지만 북한 등에 의한 핵위협이 오히려 증대됐기 때문에 이제는 미국의 추가조치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육군중장인 류 부원장은 국방부 정책실장 시절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등에 참여해 미 확장억제의 한계와 개선방안 등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좌) 이상희 전 국방장관. (우) 윤병세 전 외교장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은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핵무기 운용 기획부터 준비, 실행에 이르는 3단계 모두 전혀 공유가 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즉 유사시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미국이 핵보복을 하더라도 언제, 어떤 무기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해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나토는 미 핵운용 3단계를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투하 훈련의 경우도 미국과 나토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나토는 지난해 10월 2주간의 핵위협 연습을 실시했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는 정례 훈련이다. 지난해엔 이례적으로 나토 사무총장이 네덜란드 전술핵 저장기지를 방문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동안 보안 등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등을 견제하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훈련의 핵심은 공군기지의 전술핵 저장고에서 모의 B61 전술핵폭탄을 반출해 전투기에 장착한 뒤 이륙, 특정 목표물에 투하한 뒤 복귀하는 절차 연습을 하는 것이다. 전술핵 저장고의 키는 미국과 네덜란드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고, 함께 작동을 시켜야 열 수 있다고 한다. 나토는 각종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전략폭격기를 회원국 전투기들이 엄호하는 훈련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이 나토처럼 전술핵무기를 우리 땅에 배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나토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훈련 방식을 바꾸면 우리도 나토처럼 핵공유 훈련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 전투기가 괌이나 하와이 등에 날아가 모의 핵탄두 장착 및 투하 훈련을 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올해 말까지 40대가 도입되는 공군의 F-35A 스텔스기나 F-15K가 그런 훈련을 할 수 있는 기종으로 거론된다. 두 기종 모두 미국의 최신형 전술핵폭탄인 B61-12를 투하할 수 있다.
   
   미국은 B61-12를 F-35A 스텔스기와 F-15는 물론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F-16 C/D 전투기 등에도 장착해 투하하는 시험을 이미 실시했거나 앞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엔 F-35A 스텔스기가 첫 B61-12 전술핵폭탄 투하 시험에 성공했다. 앞서 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지난해 6월 “F-15E 스트라이크이글 전투기의 B61-12 전술 핵폭탄 투하 최종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B61-12는 B61 전술핵폭탄의 최신형 모델로 정확도를 높이고 방사능 낙진 등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해 ‘쓸 수 있는’ 핵무기로 개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형 B61이 100m의 정확도를 갖는 데 비해 B61-12는 30m 정도로 정확도가 대폭 향상됐다. 지하 관통능력이 뛰어나 평양 주석궁 인근의 지하 100m가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김정은 벙커’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강력한 3국 안보협력의 재구축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며 “3국 안보협력은 북한 위협에 대처하고 아시아 전체에서 다자간 안보 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차관보급 간부들이 참가하고 있는 동맹 워게임과 연습에 장·차관 등 최고위급 관료들이 참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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