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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변호사의 현장일지]  저성과자 해고가 쉬워졌다? 현대중 대법원 판결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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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8호]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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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저성과자 해고가 쉬워졌다? 현대중 대법원 판결에 쏠린 눈

정재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2021-03-09 오후 4:57:40

▲ 울산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현대중공업 본사 직원들. photo 뉴시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기도 어렵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내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 즉 해고는 우리 법상 엄격히 제한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다.(제23조) 여기서 정당한 이유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3다13457 판결) 쉽게 말하면 누가 보더라도 도저히 같이 일을 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대법원이 제시한 해고 기준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정해 놓은 해고사유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도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예컨대 취업규칙에 ‘근무평정이 연속으로 C가 나온 경우 해고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고, 실제 어떤 근로자가 근무평정을 연속으로 C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정말 그 근로자에게 일을 맡길 수 없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그냥 해고를 한다면 부당해고로 인정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실제 현장에서는 해고를 하기보다는 권고사직, 의원면직 등 외관상으로는 사직의 형태로 사람을 내보내게 된다.
   
   비위행위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도 쉽지 않은 마당에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라니.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성과를 이유로 한 일반해고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전제된다면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공정인사지침’을 발표한 바 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러한 지침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지난 2월 25일 대법원에서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며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주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업무수행능력 부족(저성과)을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우선 사용자가 근로자의 직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는 예전에 박근혜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가 내놓았던 ‘공정인사지침’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물론 근로자를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해보았을 때 단순히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여야 한다고 보았다. 즉 한두 번 C, D를 받는다고 해고할 수는 없고, 지속적으로 저평가가 나오거나, 개선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정도에 해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에서 저성과자에 대한 ‘쉬운’ 해고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결국 예전에도 제시했던 기준인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의 지위가 어떻게 되는지, 맡았던 업무가 무엇인지, 그동안 근무성적이 어떠했는지, 근무가 부진했던 기간이 장기간인지, 재교육이나 개선 기회를 부여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사용자가 교육이나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했는지, 실제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개선되었는지, 태도는 어떠한지 등도 고려요소에 포함된다.
   
   
   현대중공업이 승소한 이유는?
   
   현대중공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종합인사평가와 성과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하위 2% 이내에 해당하는 저조한 직무역량을 보인 과장급 직원 65명을 대상으로 2015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직무역량 향상과 직무재배치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A·B씨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현대중공업은 A·B씨에 대해 직무재배치 교육을 실시한 이후 이들을 다른 부서에 재배치했다. 그런데 재배치된 이후 있었던 2016년 상반기 성과평가에서 A·B씨는 최저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은 이들을 해고했다.
   
   대법원은 우선, 현대중공업이 2012년 이후 이루어진 인사평가의 기준이나 항목을 소속 근로자들에게 공개하였고, 2014년 이후에는 성과평가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A·B씨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안내하였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인사평가 기준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보았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러한 기준에 따른 A·B씨의 2010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인사평가 결과가 해당 직군 3800여명 중 3800위 수준에 이른다는 점, 3~4회 직무경고를 받은 점, 직무재배치 교육을 받고 재배치되었으나 2016년 실시된 다면평가에서 다시 업무역량이 부족하고 이들의 업무상 잘못으로 여러 차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았다.
   
   
   저성과자 해고, 쉬워졌나?
   
   그럼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쉬워진 건가? 그건 아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쉬워졌다’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일반적으로 가능해졌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매우 까다로운 기준이지만,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도 가능하며, 꼭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예외적으로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한 것이지, 일반적으로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대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노동유연화의 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성과, 업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와 관련하여 대법원이 일정한 기준을 마련한 셈인데, 과연 이러한 기준이 우리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추후에는 법원의 해석이 아닌 사회적 논의와 대화를 통해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야 모두 우리 경제현실, 노사관계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고 기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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