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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9호]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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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초음속 순항미사일 장착한 KF-X의 ‘독침’ 무기들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2021-03-15 오후 12:53:11

(위부터)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국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념도. photo 국방과학연구소
이성용 공군 참모총장이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사진 가운데)과 함께 전시된 KF-X(한국형 전투기) 시제 1호기를 시찰하고 있다. photo 공군
KF-X(한국형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념도. photo 국방과학연구소
지난해 2분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간한 ‘국방과학기술 플러스’에 실린 컴퓨터그래픽(CG) 하나가 화제가 됐다. ‘중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전략’이라는 글과 함께 KF-X(한국형 전투기)에서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사되는 CG가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글쓴이들은 KF-X에 장착할 ‘공대함 유도탄-II’ 개발을 위해 램제트 엔진 분야의 핵심기술 연구를 오랫동안 추진해오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KF-X 개발로 국산 무기 장착 가능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유사시 KF-X 등 전투기에서 발사돼 중·러·일 등 주변 강국의 항공모함과 수상함정 등을 격침할 수 있는 무기다. 마하2.5(음속의 2.5배)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하고 수면 위로 낮게 날아갈 수 있어 요격이 어렵다. 2020년대 말쯤까지 개발될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직경 400여㎜, 사거리 25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경은 일본 ASM-3 초음속 미사일보다는 조금 크고 대만 슝펑-3보다는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거리는 일본 ASM-3(사거리 200㎞)나 대만 슝펑-3(사거리 150㎞)보다는 긴 것으로 추정된다.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국력 차이 때문에 중·러·일 등 주변 강국과 똑같은 군사력을 가질 수 없는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독침’ ‘고슴도치 가시’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개발이 가능해진 결정적 요소 중 하나가 KF-X 개발이라고 지적한다. 국산 전투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개발한 각종 미사일을 마음대로 장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가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더라도 공군 주력기인 미국제 F-35 스텔스기나 F-15K 전투기에 장착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해 수백억원대 이상의 돈을 미 정부와 업체에 지불해야 한다. 아무리 우방국이라도 줘선 안 될 KF-X의 ‘소스 코드’를 미측에 제공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각종 국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KF-X는 오는 4월 출고식을 앞두고 최근 시제 1호기의 최종 조립 모습이 공개됐다. 시제기는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쯤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은 모두 22만여개로 볼트와 너트, 리벳만 7000여개, 튜브와 배관은 1200여종에 달한다. 시제기는 총 6대가 제작되는데 2〜3호기는 올해 말, 4〜6호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제작된다. KF-X는 KF-16 이상의 성능을 갖는 중간급 전투기로, 4세대 전투기지만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특히 외형은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미 F-22 ‘랩터’와 비슷해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이다. 미 F-16은 물론 F-35 스텔스기보다 크고 F-15 및 F-22보다는 작다. 최대 탑재량은 7700㎏,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오는 2026년까지 공대공 전투 능력 위주인 ‘블록1’ 개발에 8조1000억원, 2026〜2028년 공대지 능력을 주로 개발하는 ‘블록2’에 7000억원 등 개발비만 8조8000억원에 달한다. 총 120대 양산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18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사업으로 불린다.
   
   향후 KF-X에 장착될 국산 ‘독침’ 무기는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뿐만이 아니다. 미·러·중·일 강대국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임체인저’ 극초음속 미사일과 북 미사일을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 등도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해 8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해 공식화됐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 1분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재로선 군사 초강대국들도 요격 수단이 없는 상태다.
   
   
   1분15초 만에 평양 도달할 극초음속 미사일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KF-X에서 발사한 고속 미사일(요격탄)로 요격하는 무기도 개발 중이다. 현재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망은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천궁2 개량형 미사일 등이다. 이들은 북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도록 돼 있어 요격에 성공해도 파편이 우리 땅에 떨어질 수 있고 요격 시간이 매우 짧아 실패 가능성도 있다. 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면 미사일 파편이 우리 땅에 떨어져 생기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그동안 미사일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거론돼왔지만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국방과학연구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요격 개념도에 따르면,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 등이 발사된 북 탄도미사일을 탐지, 요격탄(요격미사일)을 탑재한 KF-X에 표적정보를 보내면 요격탄을 발사, 미사일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들 ‘독침’ 무기들은 한국군의 중요한 전략무기지만 오는 2026년 KF-X ‘블록1’이나 2028년 ‘블록2’ 양산 착수 때까지 개발이 끝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KF-X 장착 주요 미사일들은 상당 기간 외국제를 써야 할 형편이다.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 ‘블록1’에선 미티어(중거리), IRIS-T(단거리) 미사일 등 유럽제가 장착된다. 핵심 타격무기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경우도 사정이 복잡하다. 당초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이 공동으로 오는 10월까지 4년간의 탐색 개발을 추진해왔는데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업체 주도로 미사일을 개발토록 방침을 바꿨다. 업체 주도로 개발할 경우 개발 기간이 2030년대 초반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KF-X 장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개발 기간과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수출 조건이 유리한 해외 기술을 활용, 공동 개발할 필요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공군이 대북 정밀타격용으로 도입한 유럽제 타우러스의 개량형 타우러스 K-2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독일 타우러스시스템스가 개발 중인 타우러스 K-2는 기존 타우러스에 비해 중량·길이가 가볍고 짧아 FA-50 국산 경공격기에도 장착될 수 있다. 사거리는 최대 600㎞ 이상으로 기존 타우러스(500㎞)보다 길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 뛰어난 타우러스 K-2를 한국이 공동 개발한다면 미사일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호 협력으로 수출시장도 더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첫 국산 전투기라는 KF-X의 상징성에 걸맞게 독자 개발 또는 해외 협력 개발을 통해 다양한 국산 무장을 조기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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