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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52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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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위기의 ‘아이 서울 유’… 서울 브랜드 수난사

▲ 박원순 전 서울시장(가운데 빨간 나비넥타이)이 재임 중이던 2015년 10월 28일 열린 서울 브랜드 선포식. 지금은 당초 채택된 ‘I.SEOUL.U(나와 너의 서울)’에서 ‘I·SEOUL·U(너와 나의 서울)’로 바뀌었다. photo 뉴시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대표 브랜드가 또다시 바뀔지 관심이다. 현재 서울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지난해 7월 여비서 성(性)추행 의혹 끝에 자살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중인 2015년 10월 만들어진 ‘I·SEOUL·U(아이 서울 유)’다. 한글 부제는 ‘너와 나의 서울’로, 서울시청을 비롯 서울시 전 공공건물에 붙어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세훈 전 시장 때 대표 브랜드였던 ‘Hi Seoul, Soul of Asia(하이 서울, 소울 오브 아시아)’ 등으로의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역전한다 해도 브랜드 재검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I·SEOUL·U’는 최초 제정된 2015년 당시부터 억지스러운 단어의 나열로 인해 희화화되는 등 수많은 논란을 몰고 왔었다.
   
   가장 혹평을 가한 사람은 ‘처음처럼’‘종가집 김치’ 등 유명 브랜드를 만든 광고계 출신 손혜원 전 의원. 서울시 브랜드 1차 심사에도 참여했던 손혜원 전 의원은 ‘I·SEOUL·U’ 탄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디자인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저는 솔직히 부끄럽다”며 “만일 제가 마지막 심사에 참여했다면 목숨을 걸고 이 안이 채택되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재미(在美) 영어교재 저술가인 조화유 작가도 최근 비판을 이어갔다. 조화유 작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시의 애칭은 누가 설명해 주기 전에 보자마자 당장 그 뜻이 전달되어야 한다”며 로스앤젤레스의 ‘The City of Angels(천사의 도시)’, 홍콩의 ‘The Pearl of the Orient(동방의 진주)’, 로마의 ‘The Eternal City(영원한 도시)’, 파리의 ‘The City of Lights(빛의 도시)’, 취리히의 ‘The Little Big City(작지만 큰 도시)’ 같은 작명 사례를 소개했다. 조 작가는 “공항에 나가 입국하는 미국인 5명만 붙들고 ‘I·SEOUL·U’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라”며 “전부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실제 ‘I·SEOUL·U’는 최초 탄생한 2015년 10월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성형수술을 단행한 바 있다. 최초 선정 때는 각 단어 사이에 온점이 있었으나, 같은 해 12월 공식 확정 때는 슬그머니 가운뎃점으로 위치가 바뀌었다. 해석이 난감한 브랜드를 설명하기 위해 따라붙는 한국어 부제도 처음에는 ‘나와 너의 서울’이었으나, 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권고에 따라 ‘너와 나의 서울’로 바뀌었다. SEOUL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란 논란은 차치하고, 단어 배열 순으로 직역하면 ‘나와 너’가 자연스러운데, ‘너와 나’로 바뀐 뒤 더욱 헷갈린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어 부제도 슬그머니 바꿔
   
   서울시 브랜드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브랜드가 최초 제정된 것은 2002년이다. 그해 7월 32대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명박 전 시장이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고조된 서울의 이미지를 살리고 해외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Hi Seoul(하이 서울)’이란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2006년 오세훈 전 시장 당선 직후에는 ‘Hi Seoul’ 아래에 부제로 ‘Soul of Asia(소울 오브 아시아)’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아시아의 혼(魂)’이란 뜻으로, 당초 오세훈 전 시장은 취임 후 별다른 뜻이 없는 ‘Hi Seoul’ 폐기를 검토했다가 예산 낭비, 브랜드 일관성 등을 고려해 부제만 붙이는 식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과거 한 강연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만들었던 브랜드인 ‘Hi Seoul’이 2% 부족해 손보고 싶었지만 이를 꽉 깨물고 참았고 대신 ‘Soul of Asia’란 표현만 더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울 관광 최대 고객인 중국에서 ‘아시아의 혼’이란 표현에 거부감을 표시하며, 자국 내 브랜드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생트집을 잡자 2009년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Infinitely yours, SEOUL(무궁무진 서울)’이란 별도 해외 전용 브랜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새 브랜드 역시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의 중도사퇴로 사실상 사장(死藏)됐다.
   
   대신 그해 치러진 보궐선거로 당선된 희망제작소 출신 박원순 전 시장은 국내용 시정 브랜드로 ‘희망 서울’ ‘함께 서울’ 등을 내놨고, 해외 홍보 브랜드로는 ‘SEOUL, MY [ ]’를 만드는 등 브랜드 실험을 계속했다. 서울시 도시브랜드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SEOUL, MY [ ]’는 ‘I·SEOUL·U’ 전에 잠깐 사용했던 브랜드”라고 했다.
   
   급기야 박 전 시장은 재임 2기 때인 2015년에는 ‘Hi Seoul’을 공식 폐기하고, ‘I·SEOUL·U’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당시 브랜드 선정 과정에서 ‘SEOULMATE(나의 친구 서울)’ ‘seouling(서울은 진행형)’과 같은 후보가 올라왔는데, 최종적으로 ‘I·SEOUL·U’가 채택됐다. 당시 서울브랜드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세계 브랜드의 추세는 도시의 이미지를 제한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Be Berlin’(베를린)이나 ‘I Amsterdam’(암스테르담), ‘&Tokyo’(도쿄)처럼 자유롭게 변형하고 창작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으로 가고 있다”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그럴듯한 선정 배경에도 불구하고 매번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장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서울 브랜드는 문제로 지적된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차치하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막대한 브랜드 제작 및 보급 비용과 함께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면서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도시 브랜드로 평가받는 미국 뉴욕시의 ‘I♥NY’은 1977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서울시의 일관성 없는 브랜드 행정은 서울시 산하 25개 자치구도 똑같이 따라 하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소속 정당이 민주당으로 바뀐 강남구는 지난해 ‘MEMEWE GANGNAM(미미위 강남)’이란 구청 브랜드를 만들고 영동대로와 테헤란로 등 강남구의 주요 간선도로에 일제히 내걸었다. 한국어로 풀이하자면 ‘나 나 우리 강남’이란 뜻 정도로, 디자인 철학에서 서울시의 ‘아이 서울 유’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는 브랜드다.
   
   역시 구청장 소속 정당이 민주당으로 바뀐 송파구도 지난해 브랜드를 일체 교체했다. 강동구에서 분구(分區)했던 1988년부터 사용해온 송파구의 구목(區木)인 푸른 소나무를 본뜬 브랜드를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연상케 하는 네모상자 안에 ‘시옷(ㅅ)’ 자를 넣은 브랜드로 전면 교체한 것이다. 송파구의회에서는 “1988년 개청 이래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브랜드를 완전 교체했는데, 정작 필요한 사업이 아닌 예산낭비 사업의 본보기로 생각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브랜드 교체에는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지난해 브랜드 관리에 책정한 예산은 7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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