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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7호]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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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세계 최고 수준 미사일연구소로!” ADD의 대변신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2021-05-12 오전 8:54:05

▲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KTSSM(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이 표적에 ‘홀인원’하듯 정확히 명중하는 모습. 세계 탄도미사일 개발사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photo 국방과학연구소
2017년 6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한 가운데 첫 사거리 800㎞ 국산 현무-2 탄도미사일(현무-2C)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현무-2C 미사일은 바다 한가운데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은 현무-2C 개발에 고생한 연구소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격려 중 미사일 개발 실무책임자인 박종승 제1기술연구본부장(1본부장)이 눈물을 훔치며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화제가 됐다.
   
   
   베테랑 미사일 전문가가 신임 소장으로
   
   현무-2C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800㎞로 늘어나면서 개발돼 이날 시험에 성공한 것이었다. 사거리 800㎞는 남해안에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산 무기 개발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ADD는 지난해 말 이후 신임 소장 임명을 놓고 상당한 내홍을 겪다가 지난 4월 22일 신임 소장이 공식 발표됐다. 신임 소장은 약 4년 전 현무-2C 성공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박종승 전 1본부장이다. 박 신임 소장은 현무 탄도미사일 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미사일 전문가다. KAIST 석·박사 출신으로 ADD에서 대지유도무기 체계실장, 대지유도무기 체계단장 등을 거쳐 지난 2월부터 부소장을 지냈다. 전임 남세규 소장도 현무 미사일 개발을 맡았던 미사일 전문가였다.
   
   군 주변에선 박 소장의 임명에 대해 단순히 내부인사 발탁을 떠나 국내외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ADD의 ‘대변신’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 소장 임명에 앞서 ADD는 지난 4월 1일 제102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및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첨단 국방과학기술 선도를 위한 혁신방안을 결정했다.
   
   ADD는 간략한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무기체계 중심의 기술연구본부 조직을 국방첨단과학연구원 및 기술센터 체제로 재편키로 했다”며 “미래 도전 국방기술 등 소요창출형 첨단 국방과학기술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 국방연구개발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는 대외 안보환경 등을 고려해 기존의 여러 기술 연구본부 조직에 산재되어 있던 유도무기 연구개발 부서를 통합·개편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위사업청(방사청)과 ADD 등에 따르면 ADD는 비닉(비밀) 무기체계와 첨단 국방과학기술 등 크게 2개 분야 중심으로 조직과 역할이 바뀐다. 우선 ADD는 지난 4월 1본부 등 3개 본부에 나뉘어 있던 미사일 연구개발 조직을 통합·강화해 미사일연구원을 신설했다. 그동안 각종 미사일들을 역할·특성에 따라 3개 본부에서 나눠 개발했지만 이제는 미사일연구원이라는 단일 조직 아래 개발된다고 한다.
   
   여기엔 전술핵 개발 등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수단은 기본적으로 비핵무기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위력(고위력)을 갖는 정밀타격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이 유사시 북한과 김정은의 핵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단 한 발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등을 파괴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중량 탄두 ‘괴물 미사일’ 현무-4가 대표적인 대북 미사일 옵션으로 꼽힌다. 군 소식통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 강화와 전략목표 타격능력 고도화를 통해 북한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을 위해 미사일연구원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 2017년 6월 사거리 800㎞ 현무-2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미사일 개발 책임자인 박종승 1본부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감격에 겨워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지난 4월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 발탁됐다. photo 청와대 사진기자단

   본부 체제에서 기술센터 체제로 탈바꿈
   
   ADD의 미사일 중심 변신은 박 소장 외에 미사일 관련 고에너지 전문가가 첫 여성 부소장에 발탁된 데에도 나타난다는 평가다. ADD는 지난 4월 말 정진경 ADD 제4기술연구본부 2부장을 부소장에 임명했다. ADD 2인자인 부소장 여성 임명은 1970년 ADD가 창설된 이래 51년 만에 처음이다. 정 신임 부소장은 1995년 ADD에 입사한 뒤 고에너지기술 연구·개발 외길을 걸어온 국내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연구원에 이은 2차 조직개편으로 올 하반기 기존 무기체계 개발중심 조직이 첨단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기술센터 체제로 재편된다. 급변하는 기술발전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기존 본부 단위의 계층적 구조(본부-부-팀)에서 수평적 구조(센터-팀)로 재편하고, 기술센터의 자율·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2단계 개편을 통해 ADD는 기존 7본부 중심 체제에서 미사일연구원, 국방첨단과학연구원, 6개 기술센터로 탈바꿈한다. 또 기존 지상·해양·항공기술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구조를 고려해 한시적으로 조직을 유지하되, 무인자율 무기, 극초음속 무기, 레이저 무기 등의 분야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기술센터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ADD는 창설 이래 20여차례의 조직개편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은 2000년 이후 2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여기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국방 선진국들의 첨단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길을 걸어온 것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반영돼 있다. 첨단 국방과학기술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 국방연구개발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방사청과 ADD는 향후 국방연구개발에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 모델을 벤치마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DARPA(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는 과제의 단계별 연구성과 검토를 통해 다음 단계로 지속 추진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Go/No-Go’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목표 성공률은 15% 정도로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산업무역노동부 산하 수석과학실(OCS) 주관 MGNET 프로그램의 경우 연구목표 성공률은 40~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DD 관계자는 “앞으로 창의적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성공/실패 개념을 탈피한 Go/No-Go 개념의 단계전환 평가 방식과 개발 노하우 축적·확산 중심의 과제 종결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앞으로 비닉 및 첨단 핵심기술 무기체계를 제외한 일반 무기체계 개발은 업체 주관을 원칙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방사청은 강조했다. 올해 착수할 ADD 주관 과제 29개 중 19개를 산학연 주관으로 변경하는 등 ADD는 핵심기술 연구개발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방전문위원회 위원장인 KAIST 방효충 교수는 이 같은 ADD 혁신방안에 대해 “ADD가 비닉 및 첨단 국방과학기술 선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ADD의 국방기술력에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민간의 우수 첨단 과학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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