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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67호]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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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최저임금 직격탄 편의점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 2017년 문을 연 서울 중구 조선호텔점 이마트24 점포. 365일 24시간 사람 없이 운영하는 ‘완전 무인’ 편의점이다. photo 뉴시스
지난해 8월부터 서울 동작구에서 ‘C’ 편의점을 운영해온 이모씨는 점주를 맡은 지 3개월 만에 매장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매장이란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심야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는 가게 안에 관리자가 없다. 매장에 출입하려는 고객은 매장 입구 옆에 있는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접촉해야 하고, 직접 무인계산대에 상품 바코드를 찍어 계산해야 한다. 현금결제는 어렵다. 이씨는 “우리 동네는 노인 인구가 많아 밤 시간대도 노인들이 종종 오셨는데, 바꾸고 나니 시스템이 낯설어서 그런지 손님이 좀 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무인 시스템을 운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씨는 “매출은 안 느는데 아르바이트생은 계속 써야 하니 무인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야간 수당이 하루 4시간 정도씩 줄어서 월 100만원 이상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5명에게 단시간 근무만 맡겨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이씨 본인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씩 주 6일을 근무한다.
   
   이처럼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이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편의점 업계에서는 낮에는 주인이 직접 근무하고, 야간에는 무인점포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고용이 최저임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니, 인건비를 줄이려는 업주들의 요구와 편의점 본사가 자동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맞은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18년에 7530원, 2019년에 8350원으로 올랐다. 전년 대비 인상률로 따지면 2018년 16.40%, 2019년 10.90%로 2년 연속 10% 이상 오른 것이다. 이후에는 1~2% 내외 인상률을 유지했기 때문에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3%로 박근혜 정부와 비슷하다. 하지만 취임 직후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두 해에 걸쳐 급격히 올린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 기간에 심야 운영을 포기한 점주들이, 무인 시스템이 알려지자 편의점 본사에 ‘우리 매장도 설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작구 편의점 점주의 사례처럼 알바생 근무시간을 짧게 줄이는 대신 여러 명을 고용해 주휴수당을 주지 않고, 야간에는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를 설치해 고객이 셀프로 계산하도록 한 것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 무인 시스템 편의점 994곳
   
   2021년 상반기 기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에서 운영하는 무인 시스템 편의점은 약 994곳이다. 2017년 이마트24가 최초로 무인점포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9~2020년 특히 급증했다. GS25는 2019년 16곳에서 181곳으로 늘어났고, CU도 2018년 4월 하이브리드 매장인 ‘바이셀프 편의점’을 처음 선보인 이후 2년 사이 무인점포 개수가 200개로 껑충 뛰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2018년 4개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6월까지 130개로 늘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전부터 시범 운영은 하고 있었는데 2019년 무인화 모델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며 “평소 24시간 운영하기 어려웠던 점포에 이런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는 소문이 점주들 사이에 돌아 요청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인화 추세가 그전부터 있긴 했지만, 인건비 부담이 속도를 가속했다고 본다. 원래 무인화 시스템은 24시간, 심야 운영 등이 어려운 공장, 기숙사 등 특수 지점에 한해 도입해왔다. 그런데 여기다 인건비 부담으로 심야 운영을 포기한 점주들까지 대거 무인화 시스템을 신청했다. 대형 편의점 유통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이후로 심야 운영을 포기하는 업주가 많아졌다”며 “기본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하는 야간 수당이 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을 줄이는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택하는 매장들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 1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40원(5.1%) 높은 9160원으로 결정했다. 인상률은 과거 정부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 아니지만, 이전에 10%대 인상률이 두 번이나 있었던 데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제시안을 절충해 최종 금액을 결정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은 “코로나19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사람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이지만, 저임금 근로자도 어려웠다”며 9160원으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라며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물론 무인점포의 증가 원인이 모두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편의점 업계뿐만 아니라 자영업이나 패스트푸드 업계와 같은 업종 전반에 걸쳐 키오스크 시스템 활용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늘어난 비대면 소비활동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와 디지털화 확산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직원을 고용하는 자영업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월에 비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이미 11%까지 감소했다. 최근 아파트 등 동네 상권에 늘어나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대표적인 무인점포다. 매장 주인은 CCTV를 통해 원격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결제는 키오스크로 고객이 직접 한다.
   
   
   고육지책으로 인건비 줄이는 방법 채택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와 IT기술 발달 등 다른 요인은 감안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을 기계적으로 올리다 보니 결국 고용주들이 고육지책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내년 최저임금(9160원)에 대해 ‘사실상 다 올렸다’며 이제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원이 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의 큰 목표는 달성했다”며 “산업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영업자 손실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에 일률적으로 최저 시급을 적용하는 지금은 노동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불만을 가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업종, 지역, 사업장 규모 등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적용제는 고용노동부에서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노동계의 반발로 매번 없던 일이 됐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최저임금 제도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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