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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6호]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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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파주는 왜 이재명의 ‘일산대교’ 회수에 총대 멨나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09-26 오후 2:02:31

▲ 지난 9월 3일 일산대교 무료화 계획을 밝힌 이재명 경기도지사. 왼쪽부터 최종환 파주시장, 정하영 김포시장, 이재명 지사, 이재준 고양시장. photo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오는 10월 일산대교 민자(民資)사업권 회수를 통한 무료화를 선포한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가 정작 관내 철도사업은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사업은 고양시와 파주시가 일산선(3호선 고양구간) 연장을 추진 중인 대화~금릉 구간이다. 현재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을 시종착역으로 하는 일산선을 파주 운정신도시를 거쳐 경의중앙선 금릉역(파주시 금촌동)까지 10.9㎞ 연장하는 사업이다.
   
   일산선 대화~금릉 구간 연장은 지난 6월 확정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도 신규사업으로 반영됐다. 추산 사업비는 약 1조2127억원이다. 일산선 연장은 지난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도 반영됐으나, 막대한 재원부담, 수익성 논란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일산선 연장이 ‘한국판 뉴딜 민간투자사업’으로 선정된 직후, 민간사업자인 현대건설이 국토교통부에 민자사업 제안을 넣으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산서구가 지역구였던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있을 때다.
   
   자연히 업계에서는 사업속도가 지지부진할 때는 민간에 손을 벌렸다가, 완공 후에는 공익 등을 내세워 민자사업권을 회수하려는 이들 지자체의 행태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파주시의 경우, 일산대교 인수건에 굳이 총대를 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고양시, 김포시와 함께 재원을 분담하는 것이 맞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2038년까지 보장된 일산대교의 민자사업권 회수에는 최소 2000억원에서 7000억원가량의 세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7000억원은 국민연금의 기대수익으로, 이마저 일산대교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공익처분’에 순순히 응한다는 전제하에서다. 재원분담은 경기도와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등이 분담할 예정으로, 현재 각 지자체 간 분담비율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파주시, 인수분담 적정성 논란
   
   하지만 일산대교는 엄밀히 따지면 고양시와 김포시 사이에 걸쳐 있는 다리다. 민자사업권을 회수할 경우, 교량관리권을 넘겨받는 경기도나 고양시, 김포시가 인수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관리권조차 없는 파주시가 부담을 짊어질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일부 파주시민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입장에서 왜 나서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하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도 “통행량 조사결과 파주 차량이 18% 정도 다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관내에 있지 않아서 인수하기에 법적으로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최종환 파주시장이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용 치적사업에 들러리 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2008년 일산대교 개통 직후부터 통행료 인하와 무료화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온 김포시나 고양시 등과 달리 파주시에서는 그간 일산대교 무료화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이슈가 아니었다. 반면 2기 신도시인 한강신도시 조성으로 일산대교 이용수요가 폭증한 김포시의 경우, 정하영 김포시장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 출마해 이재명 현 지사와 맞붙은 전해철 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일산대교 무료화를 합동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2기 신도시인 운정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증한 파주시로서는 일산대교 무료화보다는 일산선(3호선) 연장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연장(삼성~서울역~운정)과 같은 서울 도심과의 교통망 구축이 훨씬 더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운정신도시의 경우, 경의중앙선이 지나간다고는 하지만 신도시 동쪽에 치우쳐 있고 운행간격도 띄엄띄엄하다. 운정신도시 한가운데를 지나는 일산선(3호선) 연장은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하지만 연장노선 방향을 놓고 일산서구 가좌지구와 덕이지구 등으로 연장을 원하는 고양시와의 의견 대립으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일산대교 남단 연결도로 개설부터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다면, 일산대교 남단으로 연결된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 개설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산대교가 속한 국지도 98호선은 경기도 김포시와 인천시 경계에서 끊어져 있다. 자연히 일산대교도 다리로서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경기도 구간만 도로가 연결돼 있고 인천시 구간은 도로정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주요 전시회가 열리는 고양시 킨텍스(KINTEX)까지는 거리상 가까운 일산대교가 아닌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선상의 김포대교를 우회해야 한다.
   
   일산대교 남단 연결도로는 2008년 일산대교 개통 때부터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불과 3㎞가량의 도로 개설에 필요한 사업비는 1051억원가량. 일산대교 무료화에 투입할 2000억~7000억원 정도면 도로를 개설하고도 남았을 돈이다. 물론 해당 도로가 경기도가 아닌 인천시 관내에 있다지만 경기도를 비롯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등이 국민연금을 압박하는 기세로 인천시와 국토부를 설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 쪽 도로는 다 만들어놨는데, 인천 검단신도시 조성이 지연되면서 도로 개설이 계속 늦어졌다”고 했다.
   
   검단신도시(인천), 한강신도시(김포), 일산신도시(고양), 운정신도시(파주) 등 4개 1, 2기 신도시를 한 번에 이어주는 일산대교 남단 연결도로만 좀 더 일찍 개통됐더라면 일산대교 측에 지급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역시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산대교는 민자사업 추진 당시 사업리스크를 덜어주기 위해 MRG를 체결했는데, 일산대교의 통행료 부족분을 메워주기 위해 들어간 MRG 보조금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427억원에 달한다. 경기도 측은 오는 2038년까지 향후 17년간 추가로 들어갈 MRG 보조금이 6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과 연결도로 확충 등으로 일산대교의 통행량이 늘면 MRG는 경기도가 추가 부담해야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일산대교 통행량은 2기 신도시인 운정신도시, 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 조성 이후부터 빠르게 늘었다. 개통 첫해인 2008년 2만1461대에 불과했던 하루 통행량은 지난해 7만2979대로 3.4배나 늘어난 상태다. 특히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하루 통행량이 3년 연속으로 예상통행량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 입주가 시작된 인천 검단신도시와 연결 없는 일산대교 무료화는 ‘앙꼬 빠진 찐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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