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에 건네진 대기업 기부금 입출금 내역이 최초로 확인됐다. 주간조선은 K스포츠재단의 회계장부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여기에는 올해 1월부터 9월 30일까지의 입출금액과 날짜, 세부 지출 명세가 기재돼 있다.

이 장부에 따르면 삼성, SK, 롯데, 현대 등의 대기업들은 올해 1월 설립된 신생 재단에 총 350억6000만원을 계열사별로 수차례 나눠서 입금했다. 검찰은 현재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날짜를 조사 중인데, 기부금 입금 시점과 대통령 면담 날짜를 비교하면 대가성 여부가 좀 더 확실해질 수 있다.

K스포츠재단의 회계장부를 통해 K스포츠재단 임직원들이 전라남도 무주의 태권도진흥재단을 수차례 방문한 사실도 최초로 드러났다. K스포츠재단은 태권도진흥재단을 통해 국가 예산을 끌어오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태권도원을 운영하는 태권도진흥재단은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태권도 관련 사업의 주요 실행 기관으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지난해부터 태권도를 “명품 콘텐츠화하겠다”며 ‘태권도 비전 2020’ 사업을 추진해왔다.

주간조선 입수 장부에 기재된 임직원 출장비 등의 항목을 보면, K스포츠 측은 지난 4월 1일부터 지속적으로 태권도원을 방문했다. 김필승 이사는 4월 한 달에만 매주 태권도원을 찾았고, 정현식 사무총장도 직접 태권도원을 방문했다. K스포츠가 태권도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태권도진흥재단과 접촉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김필승 이사에게 태권도원을 방문한 이유를 묻자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태권도진흥재단 측은 이에 대해 “K스포츠의 태권도시범단이 태권도원의 시설을 빌려 썼다”며 “K스포츠 인사들과 만났을 수는 있겠지만 업무 논의가 오갔는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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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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