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44호]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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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 한 척에 12조원! 미 해군력의 핵 포드급 신형 항모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 미 제럴드 포드급 항모
지난 2월 4일 미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으로 주목받았던 엔터프라이즈호의 공식 퇴역식이 열렸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쿠바 미사일 위기와 같은 주요 국제분쟁이나 위기 때 모습을 드러내며 55년간 맹활약을 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11월에 취역한 후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다 2012년 예비 함선으로 분류돼 ‘이선 후퇴’한 엔터프라이즈는 이로써 일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엔터프라이즈는 만재 배수량 9만4800t, 길이 342m로 F-14 톰캣, F/A-18 호넷 전투기,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80여대의 함재기를 운용했다. 특히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탑건’의 무대로 유명해졌다. 엔터프라이즈는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1968년 1월 동해상 공해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던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가 북한 함정에 납치된 데 이어 같은 해 4월 미 EC-121 정찰기가 북한 전투기에 격추돼 승무원 31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자 미 해군은 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한 항모 전단을 동해로 급파했다. 이밖의 한반도 위기 시에도 여러 차례 출동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 해군 최신예 차세대 항모인 제럴드 포드급 항모로 2020년대 중반 ‘부활’하기 때문이다. 제럴드 포드급 3번함인 엔터프라이즈는 내년 건조에 착수, 2023년 진수된 뒤 2025년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공식 퇴역 후 8년 만에 ‘부활’하게 되는 셈이다.
   
   항공모함은 미 해군력은 물론 세계를 제패하는 미 군사력의 상징으로 불린다. 제럴드 포드급(CVN-78)은 미 해군력의 핵인 항공모함 전력의 차세대 주전선수다. 현재 미 해군 항공모함은 모두 니미츠급이라고 불리는 대형 원자력추진 함정이다. 총 10척에 이른다. 배수량이 9만~10만여t에 달하는 대형 함정이다. 보통 80여대의 전투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헬기 등을 탑재한다.
   
▲ 제럴드 포드급 함교

   포드급은 제38대 미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R. 포드의 이름을 딴 것이다. 포드는 2차대전 때 해군장교로 항공모함에 근무한 적이 있다. 포드급의 1번함인 제럴드 포드호는 2013년 진수돼 당초 지난해 취역할 예정이었으나 이런저런 문제로 올해로 취역이 연기된 상태다.
   
   포드급도 크기는 니미츠급과 비슷한 10만t급이다. 하지만 함정 추진방식과 함재기 운용장비, 함교 등에서 니미츠급과 큰 차이를 보이며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자랑한다.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항모를 움직이는 동력을 제공하는 원자로다. 새로 개발된 A1B 원자로 2기를 탑재한다. 기존 엔터프라이즈나 니미츠급에서 사용된 가압경수로 증기터빈 방식 대신, 원자로의 열로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고 이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돌려서 함정을 움직이는 핵·전기 추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신형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에 비해 출력이 대폭 강화됐고 원자로 연료봉 교체주기도 길어졌다. 예상 항속거리는 20년간 무제한이다.
   
   니미츠급 등에서 사용하던 기존 스팀 캐터펄트(사출기) 대신 전자기식 캐터펄트(EMALS)를 장착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캐터펄트는 함재기들이 무거운 무기를 싣고도 짧은 항모 비행갑판을 정상적으로 이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보통 F-16 전투기가 이륙하는 데는 450여m, 착륙거리는 910여m가 각각 필요하다. 하지만 니미츠급 항모에선 99m 이내에 이륙하고 98m 이내에 착륙해야 한다. 스팀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만들어지는 고온고압 증기를 이용해 항공기를 이륙시킨다. 무게가 1500t에 달할 정도로 무겁고 운용인원이 12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구조가 단순해 정비가 쉽고 부피와 무게가 엄청나게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출력도 스팀 방식에 비해 훨씬 강력해졌다. 이륙만큼 중요한 착륙 장치도 최신형 강제착륙장치(AAG)를 사용해 기존 함재기와 F-35 스텔스기는 물론 X-47 등 무인전투기의 착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함재기가 임무를 위해 하루에 뜨고 내릴 수 있는 소티(sortie)도 늘어나게 됐다. 니미츠급은 12시간 작전시 120회, 24시간 작전 시 240회로 설정돼 있다. 반면 포드급은 12시간 작전 시 160회, 24시간 작전 시 270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적 지상 목표물 공격이나 제공권 장악 등을 위한 작전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아일랜드’라 불리는 함교 형태와 첨단 레이더도 달라진 부분이다. 함교는 니미츠급에 비해 크기가 작아지고 길이는 짧아진 대신, 높이는 6m 정도 높아졌다. 이를 통해 비행 갑판이 니미츠급에 비해 넓게 확보됐다. 포드급은 미 항모로는 처음으로 위상배열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SPY-3 X밴드 다기능 레이더와 SPY-4 S밴드 광역수색 레이더를 한데 묶어 각각 위상배열 레이더 3개면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SPY-3 X밴드 다기능 레이더는 5조원이 넘는 ‘꿈의 함정’으로 유명한 줌왈트급 구축함에도 장착돼 있다.
   
   포드급은 첨단 항모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건조비용이 2008년엔 105억달러로 예상됐지난 지난해엔 129억달러까지 늘어났다. 배 한 척에 12조원이 넘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 것이다. 미 상원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포드급의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 최고의 돈 낭비’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미국은 총 10척의 포드급을 건조해 니미츠급을 대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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