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이철원
일러스트 이철원

- 만 3세부터 2년간 유치원 과정을 공교육으로 의무화

- 초등학교 취학 연령 만 5세로 앞당기고

- 고등학교 대신 직업학교나 미래학교(진로탐색형 학교) 선택

- 수능을 대입 자격고사로 바꾸고 입학사정관제와 면접으로 100% 선발

- 직업학교·미래학교, 대학, 산업의 3자 간 유기적 연계

대선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제안한 학제개편이 교육계의 빅이슈로 부상했다. 학제개편안은 대선 시즌마다 등장했다 사라지는 낡고 닳은 이슈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파격적이다. 기존의 ‘6-3-3제’를 ‘5-5-2제’로 개편하겠다는 것인데, 방점은 마지막 ‘2년’에 있다.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후 고등학교 대신 제대로 된 진로탐색 기간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식 교육개혁의 핵심은 △만 3세부터 2년간 유치원 과정을 공교육으로 편입시켜 의무화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고 △고등학교 대신 직업학교나 미래학교(진로탐색형 학교) 선택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꾸고 입학사정관제와 면접으로 100% 선발 △직업학교·미래학교, 대학, 산업의 3자 간 유기적 연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현재의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창설하자는 내용이다.

안 의원은 현 교육제도에 대해 “교육이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지금 교육제도는 1951년에 정착됐다. 학생들이 발전하는 속도에도 안 맞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맞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12년 교육이 모두 입시준비에만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 60년 이상 많은 사람들이 현 교육제도를 바꾸려 시도해 봤지만 실패해왔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개편안에 대한 찬반은 엇갈린다. 개편안의 방향성에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기존의 시스템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개혁안이라 조심스러운 시선도 많다. 정착될 때까지 장장 10년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8조원에서 최대 14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섣불리 찬동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안철수표 학제개편안에 점수를 매긴다면?’이라는 제목의 한국일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951명 중 604명이 ‘매우 찬성’, 104명이 ‘찬성’을 선택, 75%에 해당하는 708명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대’는 32명, ‘매우 반대’는 157명이었다. ‘매우 찬성’이 ‘매우 반대’보다 네 배 많다.

교육은 한 나라의 명운(命運)을 좌우한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사교육에 멍든 아이들은 불행하고, 제 뜻을 펼칠 수 없는 교사는 슬프다. 자신의 교육철학과는 무관하게 사교육에 돈을 들이부어야 하는 학부모의 삶의 질은 엉망이다. 무엇보다 일그러진 교육시스템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이 사회를 공명정대하게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 한국 사회는 국가대개혁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 핵심은 교육이다. 아이가 있든 없든, 내 아이가 학제개편안의 영향을 받든 안 받든 교육개혁은 중차대한 문제다. 또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바꿔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제대로 논의할 시기다. 또다시 대선정국의 단골 이슈로 부각됐다가 흐지부지되어선 안 된다. 안철수식 학제개편안을 파헤쳐본다. 이번 학제개편안을 주도한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인터뷰를 싣고, 반론의 목소리들도 조목조목 담았다.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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