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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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정권교체, 호남차별 등의 적폐(積弊)를 해소할 적임자다.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다음 정권은 인수위 기간 없이 바로 국정을 맡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국가적 위기 국면을 이끌 준비된 대통령이어야 한다.”

지난 3월 6일 만난 이춘석(전북 익산시갑·3선) 의원은 “지난 연말 문재인 후보와 독대한 뒤 그를 지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은 문 후보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종로에 있는 한정식집에서 문 후보와 단둘이 만나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과정, (노무현 정권이) 실패한 이유, 그리고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이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이해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 입각해 대화를 풀어가는 걸 보면서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문 후보는 1시간30분가량 발언했고 이 의원도 30여분간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이 의원은 “문 후보 개인은 좋은 분으로 평가받지만 주변에 가까운 참모들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는 직언(直言)도 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를 친문 패권(覇權)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문 후보는 빙긋 웃으며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걸 안다. 내 의지가 중요한데, 반드시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나를 믿고 도와달라.”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중 호남지역 유일의 3선 의원이다. 그래서 다른 차기주자들도 이 의원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 의원은 지난 연말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과도 만났다. “직접 만나본 결과 안 지사는 ‘대통령감으로 좋은 성품을 가졌다’는 느낌을, 이재명 시장은 ‘왜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지’를 알게 됐다.”

당내 ‘빅3’ 대선 후보를 모두 만난 그는 결국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연정에 앞서 적폐 해소가 먼저다. 그 다음 정의를 세우고 공정한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문 후보에 적극 공감했다. 문 후보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이 의원은 “문 후보의 리더십은 기존 대선주자와 다르다”고 했다. “화려한 언변, 폭넓은 행보, 살가운 스킨십이 기존 유력 정치인의 처세였다. 반면 문 후보는 상대방 기분 좋으라고 빈말을 하거나 기자들과 살갑게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고지식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로 보면 능수능란한 정치꾼보다 문 후보같이 담백한 인물이 더 매력적이다. 또 예측가능하다는 점은 지도자의 덕목이다.”

이 의원은 문 후보의 안보관에 대해 “나와 별 차이가 없다”고도 했다. “문 후보의 안보관에 대해 불안감을 얘기하는 건 안보 프레임에 빠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 본 결과 문 후보가 나보다 진보적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 의원은 문 후보에 대한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아직 실망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지역 모임에 참석했을 때 문 후보가 싫다고 말하는 분들로 인해 난감한 적이 있었다. 내가 당내 경선에서 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모임이 끝날 때쯤 ‘호남을 위한 나의 선택을 지지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지만, (캠프에서) 이런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 등과 함께 국회 소추위원으로 활동한 까닭에 아직 문재인 캠프에서 공식 직함은 없다.

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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