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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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비주류였다. 문재인 전 대표를 도와 이번에는 다수파가 되라고 권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의 신념과 철학을 알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정성호 의원(경기양주시·3선)은 이재명 성남시장 대선캠프의 좌장이다. 지난 3월 7일 만난 정 의원은 이 시장을 지지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군(軍) 부사관의 아들인 나는 스스로 흙수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을 만나고 나서 그런 생각을 접었다. 이 시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를 따라 이사와 공장에 들어가 일했다. 주경야독하며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입학해 사법고시까지 합격했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지만, 그는 보상심리를 버리고 오히려 서민 속으로 들어가 사회를 바꾸고자 했다.”

정 의원은 이 시장보다 나이가 세 살 위지만 사법연수원은 동기(18기)다. 두 사람은 1987년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언더 서클’인 노동법연구회를 만들어 인권법·노동법 등을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 시장의 연수원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판검사가 아니라 변호사를 선택했다.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돕겠다고 했다. 입신양명보다 세상을 위해 기여하고자 했던 정의감과 용기가 지금의 이재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과 이재명의 차이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 즉 부패·반칙·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가 과연 달성됐느냐.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와 비전을 상속한 인물이 문재인 후보라면, 이 시장은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이런 가치와 비전을 체득한 사람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정을 통해 과거 개혁정부가 넘지 못했던 보수 진영과의 대립을 극복하는 모델을 만들었고, 대중을 끌어안는 의지도 보여줬다.”

정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할 리더십은 빠른 판단과 과감한 행동을 요구한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이런 리더십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은 이재명이다.”

이 시장은 뛰어난 소통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중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소위 ‘사이다’ 발언을 자주 쏟아냈다. 그러나 때론 말이 거칠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이것이 보수 진영의 거부감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변호사이면서 행정가다. 격하게 감정을 풀어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실제 과격한 인물은 아니다. 형수에게 욕설을 건넨 건 이유 여하를 떠나 잘못된 표현이라고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최소 2위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최근 3주 만에 후원금 10억원을 모금하며 민주당 경선 후보 가운데 소액다수 기부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시장을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은 안희정 충남지사에 비해 훨씬 공고하다. 실제 투표장에 나가 표를 행사할 유권자는 우리 쪽이 더 탄탄하다.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과반 득표 달성에 실패한다면 판세는 크게 요동칠 거고, 그때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 의원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기 전날 만나 오찬을 함께했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 의원에게 “우리 당의 현재 구조에서 경선은 하나마나하다. (문재인으로) 다 결정돼 있는 것 아니냐”면서 불공정 경선을 지적했다고 한다.

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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