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48호]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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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평양·베이징 노려보는 이와쿠니 기지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 이와쿠니 주일 해병항공기지의 모습. photo 미 해병대
일본 이와쿠니가 동북아에서 군사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곳이 되고 있다. 이와쿠니는 야마구치현의 동쪽 끝인 히로시마만에 면한 인구 11만명의 자그마한 도시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자폭탄 공격을 당한 히로시마시에서 40㎞ 정도 떨어져 있다. 일본은 1938년 이곳에 해군 비행장을 건설했고 1940년 해군 항공대를 주둔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 해병대가 이곳의 비행장과 기지를 접수했다. 이후 1952년 4월 체결된 미·일 안전보장조약에 따라 주일 미군 해병항공기지가 이곳에 건설됐다. 당시 이와쿠니 기지는 1950년 6·25전쟁을 지원하는 미군의 항공기지 역할을 했었다.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호주 공군의 77비행대대가 한반도로 출격했던 곳도 이곳이다. 호주 공군 77비행대대는 1950년 7월부터 1953년 종전 때까지 F-51D 무스탕과 글로스터 미티어-8 전투기를 동원해 미국 공군 폭격기를 엄호하면서 북한군 미그-15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 또 북한 기관차와 화차 98대, 건물 3700채, 차량 1408대 등을 파괴했다. 호주 공군은 1952년 11월 이곳에서 한국 공군에 F-51D 무스탕 2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한반도 출격 최적의 기지
   
   현재 이와쿠니 기지에는 미국 제1해병항공단이 주둔하고 있다. 제1해병항공단은 F/A-18 전투기 38대를 비롯해 각종 항공기 54대와 병력 5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쿠니 기지의 미군 전투기들은 평소에도 한국의 사격장에서 폭격 연습을 실시하고 한국 공군과의 합동군사훈련에도 참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쿠니 기지는 21세기에도 한반도 출격의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이와쿠니 기지는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로 증원되는 각종 항공기가 거쳐가는 곳이었다. 또 북한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하는 제3폭격비행대대를 비롯해 미 공군 폭격기들도 대거 이와쿠니 기지에서 발진했다. 6·25전쟁 때처럼 지금도 이와쿠니 기지가 한반도 출격의 전초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군이 출동하기 가장 좋은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거리로 볼 때 최적지다. 이와쿠니 기지에서 부산까지 300㎞, 북한의 평양까지는 800㎞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로부터 평양까지의 거리가 1500㎞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한반도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이와쿠니에서 발진한 전폭기가 30분이면 평양을 강타할 수 있다. 게다가 이와쿠니 기지는 중국과도 가깝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까지 1500㎞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에서 베이징까지는 1800㎞인 것과 비교하면 이와쿠니 기지에서 폭격기나 전투기가 이륙하는 것이 훨씬 가깝다. 때문에 이와쿠니는 전략적으로 볼 때 동북아 지역에서 미군의 전진기지로서는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F-35B 스텔스 전투기 10대를 이와쿠니 기지에 실전 배치했다. F-35B가 해외 기지에 배치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은 추가로 오는 8월까지 F-35B 6대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미국이 F-35B를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미 해병대 제1해병항공단의 러셀 샌본 소장은 “F-35B 배치는 아·태 지역의 안전에 있어 미국의 책임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은 “F-35B는 미·일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아·태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F-35는 공군용 F-35A, 해병대용 F-35B, 해군용 F-35C 등 세 종류가 있다. F-35는 길이 15.37m, 높이 5.28m, 날개폭 10.65m로 다소 뚱뚱한 체형을 가졌다. 항속거리는 2222㎞, 작전반경은 1100㎞, 최대속도는 마하 1.6이다. 연료와 무기를 싣지 않은 순수 자체 중량은 13.3t이며 최대 이륙중량은 31.8t이다. F-35는 전방에 대해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발휘한다. 탑재하는 무장은 25㎜ 기관포 1문, AIM-120과 AIM-9 공대공 미사일, 1000파운드(450㎏)급 합동정밀직격탄(GBU-32·JDAM) 2발과 사거리 110㎞의 소형 정밀폭탄(SDB·GBU-39), 사거리 370㎞의 합동 공대지 미사일(JASSM) 등이다. GBU-32로 웬만한 지하 시설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 F-35는 이와 함께 전자전(電子戰) 능력도 갖춘 AN/APG-81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 1300㎞ 떨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는 첨단 탐지 장비도 갖추고 있다. F-35는 북한의 SA-5 레이더에 골프공 크기로 작게 인식돼 레이더망을 피해갈 수 있다. 각종 센서융합을 이용한 전자전 감시 능력을 갖춘 조종사의 HMDS(Helmet Mounted Display System·헬멧 탑재형 디스플레이 시스템)도 있다. F-35는 공중전에서도 HMDS를 통해 기수가 적기를 향하지 않아도 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다.
   
   특히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는 대형 와스프(WASP)급 강습상륙함에 탑재할 수 있다. 미 해군연구소에 따르면 강습상륙함을 이륙한 F-35B는 그동안 수십 개의 적 대공망을 뚫고 적 해안의 표적을 제거하는 훈련을 실시해왔다. F-35B를 실은 WASP급 강습상륙함은 북한의 해안 가까이 침투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F-35B는 항공모함이 출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언제든지 적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이와쿠니 기지 인근에 있는 사세보항에는 한반도에 투입되는 제31해병 원정대의 수송을 담당하는 WASP급 강습상륙함이 순환 배치돼 있다. WASP 강습상륙함은 상륙부대를 적이 방어하고 있는 해안에 상륙시키고 이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미니 항공모함이다. 이 함정은 F-35B를 최대 20대까지 탑재하고 이동할 수 있다. 이 함정은 또 각종 헬기들은 물론 M1A1 전차 5대, LAV-25 장갑차 25대, M198 견인포 8문, 공기부양정 3척 등도 탑재할 수 있다. 해병 병력은 2000여명이 탑승한다.
   
   
▲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B가 WASP급 강습상륙함에 착륙하고 있다. photo 미 해병대

   중국 핵심지역까지 작전 확대 가능
   
   만약 북한이 동해안 무수단이나 신포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조짐을 보인다면 동해안에 배치된 WASP급 강습상륙함에서 F-35B가 출격해 선제타격할 수 있다. 지난 3월 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하는 F-35B는 한반도에서 첫 정밀타격 연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F-35B의 이런 훈련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유사시 선제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F-35B가 일본에서 훈련한 적은 있지만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F-35B가 탑재된 WASP급 강습상륙함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와쿠니 기지를 기점으로 F-35B의 항속거리로 원을 그려 보면 한반도 전체는 물론 중·북 국경지대와 중국 동부의 대도시들이 모두 들어간다. 여기에 강습상륙함을 더하면 동중국해까지 작전 범위에 들어간다. F-35B를 탑재한 WASP급 강습상륙함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랴오닝호보다 훨씬 월등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은 내년 4만1009t인 와스프급 대형 강습상륙함의 모항을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사세보항으로 옮겨 F-35B의 발진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게다가 F-35B는 유사시 이즈모 등 일본 경항모에 이착륙해 탄약 제공과 급유를 받을 수도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에 대한 이 같은 후방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난해 9월 안보 관련법을 개정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이와쿠니 기지를 대폭 확장하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항공기를 이동 배치하고 있다. F-35B 이외에도 주목받는 항공기는 공중급유기 KC-130과 조기경보기 E-2D이다. ‘하늘을 나는 주유소’라는 말을 들어온 KC-130은 전투기가 지상 급유 없이 지속적으로 전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항공기이다. 미국은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에 있던 KC-130 15대를 이동시켰다. KC-130은 F-35B에 대한 급유를 담당한다. F-35B는 이와쿠니 기지를 거점으로 가까이는 한반도, 멀리는 KC-130의 도움을 받아 중국의 핵심 지역까지 작전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초 이와쿠니 기지에 최신예 공중조기경보기 E-2D 5대를 실전배치했다. E-2D는 길이 16.60m, 날개 너비 24.56m, 높이 5.58m로 기존의 E-2C 기종보다는 작다.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기체 크기를 줄였다. 자체 중량 18t, 최대이륙중량 26t인 이 항공기의 최고속도는 시속 648㎞이고, 항속거리는 2700㎞다. 한 번 뜨면 최장 6시간 정도 비행할 수 있다. AN-APY-9 UHF 밴드 레이더를 장착해 반경 350마일(563㎞)까지 함정과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젠-20 등을 포함한 각종 항공기와 크루즈 미사일 등을 정밀 감시할 수 있다. 미국이 E-2D를 아태 지역에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E-2D를 투입한 것은 중국이 앞으로 젠-20 100여대를 실전배치할 계획에 따른 대응조치다. 일본도 E-2D 4대를 2019년 3월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쿠니 기지에는 오는 7월 이후 가나가와현 아츠기 기지에 배치돼 있는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함재기 60여대도 이동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된 항공기는 모두 120~130대로 늘어난다. 미국의 동북아 최대 군사기지는 항공기 110대가 배치된 오키나와의 가데나 주일 공군기지였지만 앞으로는 이와쿠니 기지가 그 타이틀을 넘겨받게 된다. 이와쿠니 기지에는 현재 해병대 수송용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 12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항공부대 항공기 30여대도 배치돼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군의 이와쿠니 기지 전력 강화에 맞춰 이미 1600억엔을 들여 바다를 매립, 기존 활주로보다 1.5배 긴 활주로를 마련했고 기지 면적도 1.4배 늘렸다. 일본 정부는 현재 미군 거주용 주택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주일미군 병사와 가족 등 1만여명도 함께 이와쿠니로 옮기기 때문이다. 이는 이와쿠니 시민의 10%에 달하는 숫자다. 이와쿠니 기지는 바다를 끼고 있어 강습상륙함의 정박도 가능하기 때문에 항구 시설도 확장되고 있다. 아츠기 기지의 항공모함용 함재기가 이와쿠니로 배치됨에 따라 항공모함이 기항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늘어날 계획이다. 이 경우 이와쿠니 기지가 앞으로 요코스카에 이어 제2의 항공모함 기항지가 될 수도 있다.
   
   
▲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B 2대가 이와쿠니 기지에 착륙해 있는 모습. photo 미 해병대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 배치 계획
   
   미국은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호도 아·태 지역에 배치할 계획인데, 이와쿠니 기지가 기항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줌월트호의 건조비는 무려 44억달러(5조1600억원)로 기존 구축함의 3배에 달한다. 줌월트호는 만재배수량 1만5000t으로 해군 최대 규모의 구축함이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데다 사거리 160㎞의 155㎜급 레일건 함포를 장착하고 있다. 80여발의 미사일 수직발사 시스템을 비롯해 헬리콥터와 무인기의 이착륙이 가능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만약 F-35B를 탑재한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이 줌월트호의 호위를 받으면서 선제타격 작전을 벌인다면 대적할 적이 없을 듯하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새로운 대북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이 옵션에는 선제타격을 비롯해 정권 교체 등 강경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지역방송 18개사 대표들과의 만찬에서 “북한은 전 세계적 위협이자 전 세계적 문제로, 조속히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미국의 가장 임박한 최대 위협으로 여기고 있으며 ‘김정은이 정말 미친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문은 김정은이 미쳤는지, 영리한 것인지, 전략적인 것인지”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아마 미쳤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북한이 ICBM 같은 핵공격 운반수단을 손에 넣는 것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의 핵미사일을 저지하기 위해 선제타격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 대장 출신인 매티스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한국과 일본을 순방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2일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항에서 차세대 핵 항모 제럴드 R. 포드호에 승선해 장병들에게 연설을 통해 “만약 전쟁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미국의 힘을 먼 땅에서도 발휘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강인 제럴드 R. 포드호는 올해 말 취역할 예정이다. ‘힘을 통한 평화’를 안보 정책의 기조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타격이라는 옵션을 선택할 경우 이와쿠니 기지가 공격의 전초(前哨)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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