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53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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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 지지율 숫자에 숨은 비밀 여론조사 제대로 읽는 법

4월 9일과 10일 발표한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여론조사업체 코리아리서치와 리얼미터는 하루 차이로 이번 대선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두 기관 모두 응답자에게 이번 대선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경우를 가정한 질문을 던졌다.
   
   먼저 KBS·연합뉴스가 의뢰해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49.4%, 문재인 후보가 36.2%로 안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지방신문 7개사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달랐다. 문재인 후보가 47.6%, 안철수 후보가 43.3%의 지지율을 얻어 문 후보가 안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만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같은 기간에 조사했는데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첫 번째 힌트는 두 여론조사의 질문 방식에 있다.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양자 대결 관련 문항은 이렇다.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는 양자구도로 치러질 경우에는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리얼미터의 문항을 보자.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대 단일후보 문재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연대 단일후보 안철수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여기서 핵심 단어는 ‘단일후보’다. 단순히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을 물어볼 때와 ‘단일화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대결을 물어볼 때 결과가 조금씩 다르다. 단일화라는 단어가 없을 때는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보수 정당이 단일화했다고 가정한다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조금 떨어진다. 보수 정당의 결집세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중도·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안 후보 지지를 포기한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질문 방식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사 방식의 차이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방식은 무선전화 면접이 51%, 무선과 유선 자동응답(ARS)이 49%였다. 반면 안철수 후보가 앞선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면접이 40%, 무선전화 면접 60%로 ARS 조사가 없었다.
   
   ARS 방식은 일단 응답률이 낮다. 기계음이 나오면 듣지도 않고 끊어버리는 사람이 많아서 응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반면 면접원이 직접 질문을 던지는 전화 면접은 응답률이 비교적 높게 나오는 편이다.
   
   
   낮은 응답률을 높여야
   
   ARS 방식 여론조사에 응하는 유권자는 적극 투표층일 가능성이 높다. 기계음을 끝까지 듣고 여론조사에 응한다는 것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셈이다. 반면 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무응답층·부동층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를 알고 보면 리얼미터와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가 달리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의 응답률은 9.9%로 낮다. ARS 조사 방식이 함께 이뤄진 만큼 적극적인 유권자들만이 주로 설문에 응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자대결 구도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은 3.9%로 낮게 나타났다. 적극적인 유권자가 많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 지지 기반이 두꺼운 문재인 후보의 지지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여론조사의 낮은 응답률은 여론조사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최근 여론조사 업계에서 ARS 조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ARS 조사가 응답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면접 조사는 10~20%의 응답률을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높은 응답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여론조사업체 임원은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는 쉽게 신뢰하기 어렵긴 하다”면서 “특정 연령, 특정 정치 성향의 여론이 과도하게 측정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시도가 이뤄져왔다. 원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화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콜백(call back)’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비용과 제한된 조사 기간 때문에 여론조사기관은 대부분 콜백을 하지 않는다.
   
   유선전화를 이용하는 유권자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부에서 지역별로 표본을 나눠 조사를 하면 됐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지역을 특정하기란 어렵다. 이때 나온 방식이 RDD(Random Digit Dialing)인데, 무작위로 선정된 전화번호를 여론조사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중 원하던 지역이 아닌 곳의 번호거나, 없는 번호로 나오는 ‘비적격 비율’은 10~80%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이번에 안철수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온 코리아리서치 조사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유·무선 합쳐 약 2만5000여명을 조사해 이 중 2000여명의 응답을 얻어냈다. 지난 3월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는 유·무선 약 20만여명을 조사해 2000명 응답을 끌어낸 것에 비교해 보면 비적격 비율이 극적으로 줄어들고 응답률이 확 늘어난 것이다.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통계학과 부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여론조사에 대해 “샘플링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응답률이 늘어나고 적절한 전화번호가 증가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리아리서치 측은 이에 대해 ‘콜백’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비적격 비율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효한 전화번호의 경우 전화를 받지 않으면 콜백을 3회까지 했다는 것이다. 또 비적격 비율이 줄어든 이유는 과거 조사에서 활용하지 않았던 결번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한 대학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이번 샘플링 논란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조사 방식, 응답률, 비적격 비율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면 어떤 여론조사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여론조사 결과 하나를 정답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대신 여론조사는 ‘추세’를 가늠하는 데 적절하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하나하나 뜯어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지지율의 상승세나 하락세는 물론 데이터 검색량 등을 고려해 특정 숫자보다 흐름을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조사의뢰기관 KBS·연합뉴스
   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
   조사기간 4월 8~9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의뢰기관 지방신문 7개사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기간 4월 7~8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의뢰기관 MBC·한국경제신문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조사기간 4월 7~8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의뢰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체 조사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4월 7~8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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