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69호]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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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유한국당 ‘경제통’ 김종석 의원

“보편복지는 선별증세로 불가능 국민 공감대 있어야 증세 효과”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3개월째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안보·외교·사회·경제적 난제들에 봉착해 있다. 당장 북한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사드 문제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들 앞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와, 사실상 재협상 수순에 접어들고 있는 한·미 FTA 등 각종 외교적 문제들 역시 복잡하게 꼬여만 가는 실정이다.
   
   경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수면 위로 떠오른 증세 논란은 갑론을박을 키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과 함께 불거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처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 경제 현안들 역시 복잡하게 꼬여만 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 야당 모두 지금의 경제 상황과 방향에 대해 제각각 다른 견해들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2일 자유한국당의 김종석(62)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김종석 의원은 국회에 들어오기 전까지 홍익대 경영대 교수였다. 경제학 박사로 자유한국당 내 경제통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초대기업·수퍼부자발(發) 핀셋 증세
   
   김종석 의원은 지난 3개월여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경제 운영 방향과 정책에 대해 “지금 정부의 경제 방향과 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조금 위험해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지금의 한국 경제에 대해 성장보다 침체에 가까운 상황으로 진단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저효율 상태로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이럴 때는 성장엔진을 다시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이지 세금을 높이는 정책을 펼 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제가 성장할 때와 침체되고 있을 때 정부의 경제 운용 방향이 달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성장이 저조할 때 사용하는 분배 정책은 부작용이 빠르고 깊게 경제 전반에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분배에 중점을 둔 정책은 성장동력이 강하고 경기가 활성화돼 있을 때 내 놓아야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겁니다. 호경기라면 세금도 올리고 재분배 기능도 강화하고 복지도 확충하는 겁니다. 그런데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성장엔진이 꺼져가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빈곤 해소와 민간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둔 정책이 우선돼야 합니다.”
   
   분배에 주안점을 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증세’이다. 사실 증세 문제는 딜레마 중 하나다. 다양한 국가사업과 높아지는 국민적 기대 충족을 위해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증세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높아지는 세금에 대해 저항과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역시 증세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증세는 기본적으로 경기 위축 효과를 가져온다”며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증세를 한다면 경기 위축 상황을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증세가 경기 위축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말이다. 그런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초대기업과 수퍼부자로 불리는 초부유층에 집중한 증세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핀셋 증세’로 불리는 정책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핀셋 증세 역시 증세라는 측면에서 경기 위축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재정과 조세에 대해 근본적 문제가 따로 있다는 주장을 폈다. “현재 정부는 보편복지를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조세정책도 보편세금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정책이 바로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펴고 있는 정책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보편복지를 하겠다’고 하면서, 세금에 대해서는 ‘선별증세를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실제 많은 수의 기업과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니 세금 부담이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 국민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김 의원은 보편적 복지를 위해 소수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정책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보편복지 정책과 선별증세가 현실세계에서 공존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지향하는 보편복지는 지금 같은 선별적 조세제도로는 유지 불가능하다는 게 곧 드러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오래지 않아 딜레마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초대기업과 수퍼부자에게 증세를 해 약 3조2000억원 정도를 추가로 거둘 수 있다고 한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쓰겠다고 한 돈이 178조원인데, 이것으로 어떻게 충당을 할 수 있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도 결국 보편복지가 선별증세로는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을 곧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이런 인식을 갖고 한계를 인지하는 시점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후 수단 증세에도 순서 있어
   
   김 의원은 대표적인 보편복지 국가로 알려진 스웨덴과 핀란드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부가가치세에서 보편증세 내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부가가치세(율)는 20~25%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부가가치세가 소득역진적 조세라는 걸 몰라서 이렇게 (높게) 했을까요. 아닙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복지는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리는 권리라는 인식 아래 세금도 모든 사람이 함께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복지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데, 세금에 대해서는 특정 소수 계층에서 걷겠다는 상황이니 논리적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북유럽 국가들을 예로 설명한 김 의원은 결국, 보편복지와 선별증세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 이전에 기본적으로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라고 했다. 김 의원은 “증세는 최후의 (조세)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증세도 순서가 있다고 했다. 먼저 400조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을 어떻게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그 후 정부가 필요한 복지정책을 위해 돈을 더 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다음으로 이런 복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하고, 그런 공감대를 토대로 복지에 필요한 증세 규모를 확정해 그에 맞게 세금을 더 걷는 것이 증세의 순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지금 정부는 증세를 위해 필요한 이런 과정이 없다”고 했다. ‘세금을 더 받겠다’는 입장을 먼저 내놓고, 추후 세금이 얼마나 더 들어오는지에 따라 복지제도를 하겠다는 것이 지금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런 정책 방향이 도덕적 해이와 예산낭비를 조장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정부가 수립하는 경제 정책의 기본은 세금에서 출발한다. 이 점에서 김 의원은 “증세 논란이 일기 전에 정부의 지출구조와 정부의 효율성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부터 고민했어야 한다”며 “복지제도에 누수는 없는지, 또 비효율적으로 불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건 없는지를 먼저 따진 후 정부가 증세를 논의 했어야 했다”고 했다.
   
   집권 3개월째인 문재인 정부의 갈 길이 멀다. 증세 논란과 부동산 가격 폭등, 일자리 확충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일방통행이 아닌 경청의 자세가 경제 정책 수립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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