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75호] 2017.09.18
관련 연재물

[박승준의 차이나 워치] 北 수폭 뉴스에 중국 SNS 호떡집 불난 듯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 수소탄을 살피고 있는 김정은. photo 조선중앙통신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는 지난 9월 10일 조선중앙TV를 인용해 북한이 평양 인민극장에서 제6차 핵실험 축하공연을 한 사실을 오후 5시쯤부터 사진을 곁들여서 보도했다. 김정은과 부인 이설주가 이 공연을 참관했으며, 공연장의 무대 한가운데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지난 9월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시된 제6차 핵실험이자 수소폭탄 폭발실험으로 주위의 산림이 진동하는 모습이 방영됐다고 전했다. 바이두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해당 화면이 수폭 실험으로 인한 산의 떨림을 보여주었다는 한국국방안보포럼 고위 분석가의 말을 전했다. 바이두는 한국국방안보포럼의 분석가가 “북한이 실시한 것이 제6차 핵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내용도 함께 전했다.
   
   그러자 모바일 바이두의 뉴스에는 수많은 중국인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댓글은 PC에서 단 것도 있고, 모바일 단말기에서 단 것도 있었다. 다음은 이 뉴스에 대한 댓글을 가려 뽑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떠오른 것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연속으로 인용해서 번역한 것이다.
   
   (2.6千) “맘에 안 들어.”
   
   (binrui黃) “미친 놈, 중국을 귀찮게 하는군.”
   
   (136******051) “너 그렇게 말하면 이전 같으면 반역죄야, 죽고 싶어? 매국노야.”(스마트폰에서 단 댓글로 추정됨)
   
   (134******223) “네가 틀렸어. 사람이란 누구든 자기 보호를 필요로 해.”
   
   (139******223) “김정은이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은 칭찬을 받아야 해. 우리 중화민족도 하늘도, 땅도,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전투정신을 가져야 세계무대에서 한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을 걸.”
   
   (回復ta) (앞에 댓글을 달았던 사람이 다시 등장했다는 뜻) “배우기 좋아하는 닭대가리. 나중에는 싸워야 할 대상이 없어 자기와 싸워야 할 걸. 결국 자기 때문에 자기가 멸망하게 될 거야. 도철(饕餮·게걸스러운 악마)처럼 뭐든 처먹다가, 최후엔 자기를 처먹게 될 걸.”
   
   (天羽平川) “맨날 싸우니 백성들은 먹을 밥이 없지.”
   
   (3425230429kkk) “조그만 나라에 무슨 핵이 필요한가. 특히 조선(북한) 같은 극단적인 전제국가에 1인이 정치를 마음대로 하는 건 너무 위험해. 모든 일을 제 뜻대로 하니 아시아가 핵위기에 빠졌지.”
   
   (181******665) “나는 조선이 수소폭탄을 만들어서 기뻐. 먼저 한국을 때리고, 다시 일본 귀신들을 때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을 때려. 나는 칭찬 한마디 보내고 싶어. 꼭 성공할 거야.”
   
   (182******706) “미국이 근육 쇼를 벌이니, 조선은 기공(氣功)을 연마하고…, 그래봐야 아무도 안 움직일 걸.”
   
   (sgxlove520) “중국은 움직이는 거야, 안 움직이는 거야.”
   
   (139******223) “김정은 동지를 학습하자!”
   
   (回復ta) “조선은 때려줘야 돼! 국제법정은 김정은이 세계평화를 파괴한 죄로 사형에 처해야 해.”
   
   (秦照凡) “네가 죽어야 해.”
   
   이런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북한에 대한 비난 댓글은 사라지고 북한의 수소폭탄 폭발실험을 칭찬하는 내용 일색으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darwccc) “조선 인민들은 골기(骨氣)가 있어.”
   
   (136******421) “그래도 김씨네에 인재가 있어. 용감하게 행동하고, 하늘도 땅도 무서워하지 않아. 사랑스럽고 대견해.”
   
   (135******958) “골기를 가진 민족이야.”
   
   (向新西岸) “인터넷에 보니 김정은의 부인이 (한국전쟁 때 한반도에 와서 죽은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을 위한 노래를 부르던데. 감동적이었어.”
   
   (183******769) “조선인들이 좋아. 미국의 개들에게 감히 대항하잖아.”
   
   (139******098) “미국인들은 사람을 너무 심하게 속여. 오늘과 같은 결과도 필연이야. 맞서려면 세게 맞서야지. 역사를 잊으면 안 돼. 중국도 얼마나 많이 속아왔어. 승리하는 길만이 속지 않는 길이야. 협력해서 투쟁하자. 그 길만이 유일한 전략이야. 용감한 사람이 이기는 거야.”
   
   (abc風雨同舟777) “미국놈들 사람을 너무 심하게 속여. 조선이 핵미사일 개발하는 것은 필수야.”
   
   (wjlin616) “한국은 계속해서 미국과 결맹하고 있으니, 사망을 재촉하는 거야.”
   
   중국 관영 매체의 기자들과 이야기해 보면 “중국에 언론자유가 없다고 하는데 SNS 댓글에 관한 한 이미 언론통제란 무너진 지 오래됐다”고 말한다. 무려 6억명이 넘는 네티즌 숫자를 자랑하는 중국의 SNS를 통제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통제나 댓글의 분위기를 다른 방향으로 트는 정도의 간섭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중국인들이 SNS를 통해 중국공산당에 반대하고, 정부에 반대하는 여론의 흐름을 만들까봐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산(産) SNS에는 중국인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대신 ‘웨이보(微博)’라는 중국산 미니 블로그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통제해놓았다.
   
   그러나 이 중국산 SNS를 통해서도 중국 네티즌들은 언론자유를 거의 누릴 수 있게 됐다고 판단된다.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 2010년에도 웨이보를 통해 김정일의 비밀 중국 방문 사실을 전하며 김정일이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바람에 김정일의 비밀 방중은 거의 공개 방중이 되고 말았다.
   
   중국 외교부 관리들은 “그런 점에서 중국 외교는 네티즌들의 댓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며, 공공외교의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의 대중 외교도 그런 점에 착안한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겠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 V30

맨위로

2487호

2487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삼성전자 갤럭시 s8
창원시
부산엑스포
경기안전 대동여지도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