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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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명’.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이 내건 내년 관광객 유치 목표다. 지난해 관광객 1095만명보다 무려 37% 증가한 수치다. 국내 최초 계획도시인 창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기계공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대표적인 공업도시다. 안상수 시장은 2014년 창원시장에 당선된 후부터 공업도시 창원을 관광도시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내년 창원에서 개최 예정인 ‘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연계해 ‘2018 창원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창원의 관광도시화를 주도할 별도의 ‘창원도시관광공사’ 설립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쇠락한 기계공업을 대체해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그의 고민이 숨어 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관광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다음은 안상수 창원시장과의 일문일답.

- ‘2018 창원 방문의 해’ 선포 배경은. “내년에 올림픽, 월드컵 등과 함께 세계 5대 스포츠축제 중 하나가 창원에서 열린다. 8월 31일부터 9월 14일까지 펼쳐지는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다. 한국에서는 1978년 서울에서 개최된 이후 40년 만에 치러지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20개국 4500명의 대규모 선수단뿐만 아니라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창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88 서울올림픽을 치러내면서 대한민국의 격이 한 단계 높아진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지난 8월 서울에서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함께하는 창원 방문의 해’도 선포했다.”

- 2018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준비 상황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창원국제사격장 리빌딩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90% 정도다. 연말 조기 준공이 목표다. 사격뿐만 아니라 시민사격교실, 가족친화형 스크린사격, 레이저사격 프로그램 등 일반관광객 유치도 할 예정이다. 프란츠 슈라이버 국제사격연맹 사무총장 등 기술대표단이 현장을 다녀갔다. 권총과 소총, 산탄총 등 60개 종목이 진행될 경기장을 꼼꼼히 살피고 안전 문제는 없는지 국제대회 규격에 적합한지를 확인해갔다. 우리의 준비에 대해서 매우 흡족해 하면서 대회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족했던 심판진 120여명도 확보했고 자원봉사단에 지원자도 몰리고 있다. 대회기간 중 하루 최대 방문객이 3000명 정도 예상된다. 관내 호텔에 2500명이 수용 가능하고, 최근에도 여러 호텔이 들어서 객실 확보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다.”

- 기업도시로 출장자를 제외하면 순수 관광객을 위한 관광인프라는 부족하다. “창원은 관광지로 최고의 위치를 가질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다다. 창원은 324㎞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갖고 있다. 진해, 마산 앞바다는 아기자기한 섬들이 있고 물결이 없고 호수와 같이 잔잔하다. 지난해 6월 스페인의 마리나 개발사와 마산해양신도시에 800척의 요트계류장을 짓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수부와 협약한 진해명동마리나의 300척까지 더해 수년 내 들어설 요트계류장이 1100척이다. 창원을 중심으로 통영, 거제, 순천, 여수까지 남해안관광벨트를 형성하면 지중해와 맞먹는 요트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문화다. 창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향(藝鄕)이다. 세계적 조각가 문신, 김종영 선생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이은상 선생의 ‘가고파’,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도 창원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시인 김달진, 천상병, 성악가 조수미 등 엄청난 예술가들이 창원에 발자취를 남겼다. 이러한 인물들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창원도시관광공사’를 설립하려는 까닭은. “지난 3년여간 관광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새로운 관광콘텐츠들이 생겨나고 관광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나왔다. 하지만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중구난방이다. 인천·부산·통영 등이 관광공사를 설립해 잘 운영하는 것을 많이 연구했다. 관광공사가 설립되면 관광객이 연 11% 증가하고, 연간 89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85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창원시정연구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 2018년 관광객 유치 목표는. “아직 올해 관광객 수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095만명이 창원을 찾았다. 3대 대표 축제인 진해군항제에 300만명, 마산가고파국화축제에 150만명, 창원K-POP페스티벌에 2만명 정도가 매년 찾는다. 내년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연계해 관광객 수 목표를 작년보다 37% 증가한 1500만명으로 잡았다.”

- 당 대표 출신 중앙정치인이 기초단체장으로 내려왔을 때 말들이 많았다. 임기 말 본인에 대한 평가는. “16년간 중앙정치를 했고 집권당 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이 기초자치단체장인 창원시장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오로지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하는 일마다 고향에 족적이 남기 때문에 상당히 보람이 있다. 내가 추구해온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또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내 손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아직 내 자신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 임기 초 공약했던 광역시 승격은. “대선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민 설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없어 안타까웠다. 시간적·물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목표했던 대선공약화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많은 성과도 거뒀다. 울산도 광역시 승격까지 7~8년 걸렸다.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2010년 행정구역 개편 때 창원만 정부 정책에 따라서 통합을 했다. 정부와 국회가 창원을 먼저 광역시로 만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다음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광역시 승격 운동을 다시 할 계획이다.”

- 내년 지방선거 재선 도전 계획이 있나. “창원시장에 도전했을 때는 오로지 고향을 위해서 봉사를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최근 시정만족도 여론조사에서는 60%가 넘는 시민들이 일을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바뀌면 현안 사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3년간 일을 해보니 그린벨트 하나 푸는 데도 2년이 걸리더라. 4년 가지고는 내놓은 비전을 실현하기에 시간이 너무 짧다. 창원의 재도약을 위해서 내가 벌여놓은 사업들을 내 손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고향 발전을 이루는 길이라 생각한다.”

- 홍준표 대표와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공천은 자신하나. “홍준표 대표와는 오해도 풀고 요즘 아주 잘 지내고 있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 업무상 부딪친 것이지 개인적 감정은 아니다. 창원은 도시 규모에 걸맞은 옷을 입기 위해서 광역시 승격을 원했고, 경남도 입장에서는 창원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싫어 그 부분에서 다툴 수밖에 없었다. 공천은 이길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

- 지난 대선 때 창원 3개 지역(의창구·성산구·진해구)을 민주당이 이겼다. 한국당 공천을 받아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지지도로 내년 지방선거를 속단하기 힘들다. 여당의 지지도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 경험상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 실제 선거에서 정당의 지지도를 믿으면 안 된다. 지난 대선 때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당 후보자가 창원 전체에서 이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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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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