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502호]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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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 재개된 한·미 연합훈련 그 뒤에 숨겨진 비수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 강습상륙함을 중심으로 한 원정타격전단은 소형항모전력이자 전략 자산이다. photo 미 해군
드디어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었다. 한·미 양국 군은 4월 1일부터 4주간 일정으로 키리졸브(Key Resolve)연습·폴이글(Foal Eagle·한국명 독수리)훈련을 시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무려 한 달이나 연기되었던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전보다 훈련 기간이 줄었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폴이글 훈련은 그 기간이 2개월로 늘어났지만 이번에는 훈련 기간이 연기되면서 1개월로 단축됐다. 일부 언론은 훈련 기간이 줄어든 것과 함께 훈련 수위도 약해졌다는 보도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4월 말, 미·북 정상회담은 5월 말에 예정되어 있으므로 강하게 훈련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근거로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훈련 기간이 줄었다고 해서 강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애초에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키리졸브연습·독수리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키리졸브는 CPX(지휘소 훈련)이기 때문에 항모가 원래 오지 않았다. 2005년 독수리훈련에 항모가 참가한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였다. 오히려 2013년 훈련 기간이 늘어난 후에는 항모가 독수리훈련에 참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훈련과 비슷한 시기에 항모가 한반도 해역에 들어온 일이 있었지만 독수리훈련이 아니라 별도의 한·미 해상 훈련의 일환으로 참가한 것이었다.
   
   전략폭격기도 마찬가지다. B-52·B-1·B-2 등 전략폭격기들이 키리졸브연습·독수리훈련 기간을 즈음해 한반도에 나타났던 일이 분명히 있었지만 이들도 훈련 참가 목적은 아니었다. 대부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에 대응하여 북한 수뇌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 훈련과는 상관없이 별도로 한반도를 찾은 것이었다. 그간 언론이 선후 관계없이 키리졸브연습·독수리훈련과 전략자산의 관계를 과도하게 강조해왔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탓이다. 사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북핵에 대한 독자적 대응수단이 충분치 못했던 우리 국방부가 부추긴 측면도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거나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응당 전략폭격기와 항모들이 한반도로 속속 집결할 것이다. 괌에 배치된 B-1B 폭격기들은 언제든 출격이 가능한 상태이고, 괌에 배치했던 B-52H 폭격기는 현재 일부가 호주에 전개해 있는 상태이다. 항모 전력은 칼빈슨 항모전단이 현재 서태평양에서 하와이로 이동하고 있고, 7함대에 배치된 로널드 레이건 항모는 일본에서 정비 중이기는 하지만 필요하다면 당장 출항이 가능한 상태다.
   
   
   쌍용훈련을 주목해야 할 이유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쌍용훈련이다. 쌍용훈련은 한·미 해병대가 참가하는 연합상륙훈련으로, 과거 RSOI 상륙훈련이라고 불리다가 2012년부터 ‘쌍용’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쌍용훈련의 내용은 주로 상륙이다. 한·미 해병대의 주요 상륙 전력을 모아놓고 적 해안에 상륙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을 검증해왔다. 훈련은 상륙부대의 해상집결, 공중강습부대 침투, 해상상륙, 상륙 후 전투 등 각 국면을 나누어 실시한다. 특히 2016년에는 무려 1만5000여명의 병력이 참가하여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의 강도도 높아서 무려 11일의 훈련 기간 동안 적의 내륙 깊숙이 진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은 그간 쌍용훈련을 놓고 ‘북한 침공 훈련’이라며 비난해왔다. 북한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쌍용훈련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불의의 선제공격’이라면서 날 선 반응을 보였고, 훈련 규모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북침 공격 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훈련의 급과 규모를 부단히 높여왔다’면서 비난을 감추지 않아왔다. 그런데 올해 훈련에서는 당초 4월 5일로 예정되었던 상륙훈련이 취소되었다. 한미연합사령부의 발표에 따르면 기상악화로 인한 안전요건 불충족이 이유였다고 한다. 대신 공중 및 해상에서 실시되는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했다.
   
   쌍용훈련은 한·미 연합의 해병 전력이 동시에 얼마나 대규모로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느냐를 검증할 뿐만 아니라 그 능력을 과시하는 장이기도 하다. 대규모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우수한 해병대원뿐만 아니라 이들을 작전지역으로 투입시킬 수 있는 전투함들이다. 통상 미 해병 원정부대를 싣고 이동하는 것은 각종 상륙함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등 과거의 전쟁에서는 전차를 해안으로 올릴 수 있는 LST(전차상륙함)나, 상륙정이나 상륙돌격장갑차를 발진시키는 LSD(도크형 상륙함) 등이 상륙작전의 주축이었다. 그러나 상륙부대용 헬기들이 등장하고 상륙정을 대신하여 대형 공기부양정이 등장하면서 상륙함의 형태도 바뀌었다. 과거 헬기만 수납할 수 있던 LHA(헬리콥터 강습상륙함)가 주류를 이루다가 이제는 헬기와 공기부양정을 동시에 수납할 수 있는 LHD(도크형 헬기 강습상륙함)가 등장했다. 미 해군에 이러한 LHD 시대를 개막한 첫 배가 바로 LHD-1 와스프(Wasp) 강습상륙함이었다.
   
   와스프급은 전체 길이 257m에 배수량이 4만1000여t에 이르는 대형함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주력 항공모함이던 에섹스급과 같다. 여기에 통상 6대, 최대 20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다. 이 정도 크기가 되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엄연한 항공모함으로 구분된다. 포클랜드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영국의 항공모함 인빈시블급은 전체 길이 209m에 배수량 2만2000여t으로 최대 12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었다.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이 영국의 경항모에 비해 약 2배 규모인 셈이다. 미국이 보유한 와스프급은 8척이다. 와스프급의 후속함인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건조되어 2014년부터 취역했다. 아메리카급은 총 11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모함은 11척이다. 니미츠급 항공모함 10척에, 올해 초 차기 항모인 포드급 1번함 포드가 취역했다. 그러나 이것이 항모 전력의 전부가 아니다. 현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8척과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 1척을 합쳐 9척의 강습상륙함도 항모 전력으로 분류된다. 방금 설명했듯이 강습상륙함 역시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11척이 아니라 모두 20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냥 항공모함이 아니라 해병대원을 탑승시켜 지상군으로 적지를 점령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것이다. 강습상륙함은 폭격 임무만을 수행할 수 있는 항공모함보다 오히려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와스프급을 두고 일부 언론은 전략자산이 아니라고 격하했지만, 와스프함은 항공작전뿐만 아니라 지상작전까지 수행하며 적의 요충지를 파괴하고 점령까지 할 수 있는 엄연한 전략자산이다.
   
   
▲ F-35B 스텔스 전투기 photo 미 해군

   와스프 강습상륙함과 F-35B의 조합
   
   과거에 와스프 강습상륙함에는 AV-8B 해리어Ⅱ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탑재되었다. 해리어Ⅱ는 세계 최초의 실용적 수직이착륙 전투기로, 활주로가 부재한 경항모에서 운용할 수 있는 자유 진영의 유일한 수직이착륙기였다. 해리어Ⅱ는 독특한 성능으로 적진 깊숙이 타격이 가능한 유능한 타격기였지만, 초음속을 낼 수 없어 전투기로서의 성능은 제한적이었다. 적군이 지상에서 운용하는 초음속 전투기와 1 대 1로 공중전을 벌일 경우에 우위를 보장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용 신형 전투기가 등장했다. 바로 F-35B 라이트닝Ⅱ 스텔스 수직이착륙 전투기이다. 미국은 2001년 3군 합동 타격전투기로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정했다. F-35는 공군의 F-16 파이팅팰콘 전투기, 해군의 F/A-18E/F 수퍼호넷 함상전투기, 해병대의 AV-8B 해리어Ⅱ 수직이착륙기를 모두 교체하는 미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이다. 공군형은 F-35A, 해군형은 F-35C, 해병대형은 F-35B로 분류되는데 미국은 모두 2443대를 구매할 예정이다. 우리 공군도 2014년 차세대 전투기 3차 사업으로 공군형 F-35A를 40대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8일 공군은 F-35A 1호기 출고 행사를 미국에서 거행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게 되었다.
   
   바로 이 F-35가 와스프에 탑재되었다. 미국은 F-35 A·B·C형 3가지 가운데 해병대용 F-35B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 2015년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F-35B를 최초로 완편한 부대인 제121 해병전투비행대대(VMFA-121)는 2017년부터 일본의 이와쿠니 해병항공기지로 배치되었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비행대대가 만들어지자마자 해외로 전진배치된 것이다. 일본에 배치되었다는 것은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F-35B는 지난해 8월 31일 B-1B와 함께 한반도에 급파되었다. 당시 괌 타격을 운운하며 미국에 대한 공격 의사를 밝히던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였다. F-35B는 이후에도 영천의 공군기지에 정기적으로 파견되었다.
   
   
   북에 센 메시지를 보냈다
   
   실전배치 이후 F-35B가 발진 플랫폼이 되는 강습상륙함에서, 그것도 일본에서 운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와스프 강습상륙함은 올해 1월 14일 일본의 사세보항으로 입항했다. 와스프는 미국 버지니아의 노포크가 모항이었지만 이날부로 모항이 사세보로 바뀐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군 최초로 강습상륙함에 F-35B가 탑재되었다. 그리고 이번 쌍용훈련에서 와스프와 F-35B의 콤비가 사상 최초로 해외 상륙훈련에 파견된 것이다.
   
   와스프 상륙전단과 F-35B의 방한은 군사전략 측면에서 엄청나게 강력한 메시지다. 통상 상륙전단의 전투기는 독자적으로 적의 종심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적의 강력한 방공망을 제압하려면 과거 운용하던 해리어Ⅱ 수직이착륙기로는 어림도 없었다. F/A-18E/F 수퍼호넷 함상전투기의 강력한 타격 능력과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의 방공망 제압 능력이 결합되어야 종심 타격이 가능했다. 그런데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전자전기의 도움이 없이도 적의 방공망에 탐지되지 않고서 침투하여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이고, 그래서 와스프 상륙전단이 더욱 더 강력한 전략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번 쌍용훈련에서는 기상악화로 상륙부대가 상륙을 못 했을지는 몰라도 F-35B 스텔스 전투기와 MV-22 틸트로터 항공기의 항공작전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언제든 평양을 타격하고 점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은 쌍용훈련을 통해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 대화로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와스프 강습상륙함과 F-35B에 실어 북한에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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