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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21호] 2018.08.20

洪의 귀국 시험대 오른 金

최승현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photo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무난하게 위기의 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난하다’는 표현에는 긍정과 부정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친박근혜, 친홍준표 등 김 위원장에게 반감을 가질 만한 당내 계파들의 집단적 반발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김 위원장 취임이 한 달을 맞았지만 당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다고 해도 그간 ‘국가주의’ 논쟁 등을 제기하며 정치권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것에 비하면 국민들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이런 김 위원장은 다음 달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홍준표 전 대표가 귀국하게 되는 것이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최근 언론을 통해 “홍 전 대표가 오는 9월 15일 오후 5시쯤 대한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7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달쯤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추석(9월 24일) 전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귀국 일정이 알려지기 직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를 다시 비판하기 시작했다. “저들은 정치를 퍼포먼스로 하는데 우리는 리얼리티로 정치를 했다”며 “가식은 본질이 곧 드러나게 된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생활하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지속적으로 페이스북 정치를 해왔다. 선거 패배 이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페이스북 정치를 끝낸다”고 했던 것과 배치되는 행동이었다.
   
   
   洪, 정치 복귀 수순 밟나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홍 전 대표가 미국에서도 국내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복귀 수순에 대해 고민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앞서 말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정치권에 홍준표가 들어올 공간이 생기겠느냐”는 질문에 “그건 알 수 없다. 세상이 나를 오해한다고 변명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나면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당시 홍 전 대표는 당의 미래에 대해서도 “더 치열하게 노선 투쟁을 해야 하며 더 아픔을 겪어야 한다”며 “아직 총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적당히 봉합해서 ‘도로 친박당’이 되면 새로운 정통 보수를 주창하는 선명 야당이 나타나고, 한국당은 1980년대 민한당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었지만 비대위원장 취임 전이라서 그랬는지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 거론은 하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왔다.
   
   
▲ 지난 7월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홍준표 전 대표. photo 뉴시스

   당협위원장 정비에 촉각
   
   그러나 홍 전 대표가 귀국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겨냥해 홍 전 대표가 김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결행한 ‘2선 후퇴’ 시기가 어느 정도 끝났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김 위원장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위원장이 취임 초 ‘노무현 정신’을 강조했던 것부터 홍 전 대표는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당 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 역시 홍 전 대표에 대해 직접적 비판을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의 거친 직설화법과 다른 김 위원장의 부드러운 담론 화법에 대한 호평이 상당하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과 홍 전 대표는 정치 스타일로 보면 정반대라고 볼 수 있다”며 “당내 의원들이 극과 극의 리더십 스타일을 경험하다 보니 지금은 김 위원장에 대해 긍정적인 호기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국가주의’ 담론으로 여권과 논쟁을 촉발시킨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전투력은 홍 전 대표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이라며 “특히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할 경우, 김 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도 된다”고 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에는 여전히 홍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이 원내와 원외에 상당수 배치돼 있다. 홍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할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세력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우택·심재철·나경원 의원 등의 중진들이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지만 홍 전 대표의 등판 여부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각 지역 당협위원장을 어떤 식으로 정비할 것인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홍 전 대표가 대표 재임 시절 당협위원회를 재편하면서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상당히 전진 배치시켰다”며 “김 위원장이 이 부분에 어떻게 개입하느냐에 따라 홍 전 대표의 당내 정치 복귀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당대표실에 걸려 있는 전직 대통령 사진들을 놓고 고심에 빠져 있는 것을 두고도 홍 전 대표에 대한 견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당내 회의를 갖고 “전직 대통령의 사진들을 모두 걸어놓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당 대표실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만 걸려 있다. 홍 전 대표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보수 진영을 대표했던 전직 대통령들에게 예우를 표하는 차원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사진들을 두고 “당대표실에 꼭 있어야 하는지 주위에 묻고 있다”고 하면서 당내 논란이 발생했다.
   
   
   미묘한 전직 대통령 사진 교체
   
   전직 대통령 사진 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세 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며 좀 더 품격 있게 전직 대통령들을 당대표실에 모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일단 대상으로는 전직 대통령들 전체가 될 수도 있고, 우리 당의 뿌리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 있는 전직 대통령들로 한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들이 현재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해오신 부분을 부각시키는 사진을 곁들이는 등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우리 과거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한국당 한 지도부 의원은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 사진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모르지만 홍 전 대표의 귀국 시기와 맞물려 결정이 나온다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지지율은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위원장 체제가 홍 전 대표의 귀국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 시기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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