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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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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불평등지수 0.295와 0.354 사이 文정부가 통계를 이용하는 법

유경준  전 통계청장·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지난 9월 6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현판식에서 만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뒤는 홍장표 위원장. photo 오종찬 조선일보 기자
얼마 전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소득조사 관련 표본의 문제로 경질되었다고 언론에서 일제히 보도하였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도 지난 1분기 소득불평등 증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경질되었다. 자영업자와 무직자, 실업자를 제외한 임금근로자의 표본만으로 소득통계를 축소하여 일부의 소득불평등만이 나빠졌다는 잘못된 설명을 했다는 이유였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최근의 소득불평등 급증 이유를 정책의 실패가 아닌 통계 조사의 문제로 돌리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득표본 교체 및 확대과정에서 표본의 일관성이 상실된 탓으로 문제를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30여년을 노동 문제와 소득분배 문제를 연구하여왔다. 또 지난 2년여 통계청장으로 근무한 바도 있다. 또한 이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필자가 통계청장 재직 시에 추진한 소득통계 표본 개편 및 정리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필자는 한국의 소득불평등을 둘러싼 쟁점들을 설명하고, 그와 관련한 현 정부의 소득통계에 대한 이해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정도는 외국과 비교하여 어느 수준이고, 최근의 소득불평등은 좋아지고 있는 것인가, 나빠지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진실을 독자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소득불평등의 수준과 변화는 한 나라의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불평등의 수준이 높거나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면 강력한 소득재분배 정책을 추진하고, 반대의 상황이면 성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먹거리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income-led growth)’ 역시 한국의 소득불평등 정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정당화될 수 있다. 이는 소득주도성장이 궁극적으로 높은 소득불평등의 개선에 있기 때문이다.
   
   
   두 지니계수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
   
   먼저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수준을 알아보자. 0.295와 0.354. 이 수치는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두 가지의 지니계수이다. 모두 2015년 기준이다. 지니계수는 0에서 1 사이의 수치로,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이다. 2015년 현재 OECD 36개국의 평균은 0.318 정도이다. 따라서 위 두 가지 지니계수에서 첫 번째 0.295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수준은 OECD 국가의 중간 이하이다. 한국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평등한 국가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두 번째 기준으로는 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국가(OECD 36개국 중 8번째)로 분류된다. 위의 수치에서 0.295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로부터, 두 번째 0.354는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로부터 계산된 것이다.
   
   본래 우리나라는 1963년부터 계속되어온 가계동향조사를 소득불평등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는 전국 8500가구를 방문하여 36개월(3년치) 동안 매달 가계부를 적어 달라고 해서 산출자료로 삼는 방식이다. 이 조사의 원래 목적은 가계의 지출조사를 통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하는 용도였는데, 거기에 소득조사가 추가로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이 조사는 상품권 5만원 정도를 주고 매달 가계부를 써달라 하니 문제가 적지 않았다. 특히 강남 부자 아파트 가구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응답을 거부하였다. 따라서 응답 회수율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2016년 현재 전체 가구의 약 25%가, 강남구의 경우 40% 이상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 오랫동안 이러한 현상(고소득층의 응답 누락)이 지속되다 보니 표본의 대체나 가중치의 조정 등 보완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가계동향조사가 한국의 소득불평등을 하향 집계 한다는 학계와 정치권의 지적이 당연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또 소비지출 전용조사에 소득조사를 포함함에 따라 원래의 지출조사도 지장을 받게 되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2010년부터 새로운 연간 소득 전용조사인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설계에 착수하여 2011년 처음으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두 지니계수 수치 중 어느 쪽이 더 타당한가. 필자는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수치, 즉 OECD 국가에서 불평등한 국가로 평가되는 수치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본다.
   
   첫 번째,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조세자료를 이용한 소득점유율(전체소득에서 소득 상위 1% 또는 10%가 차지하는 소득의 비중)로 측정한 또 다른 기준의 소득불평등조사 결과와 서로 상응한다. 물론 조세자료를 이용한 소득점유율 계산은 세전 소득과 개인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가계를 기준으로 삼는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와는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두 조사 결과를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면 큰 차이가 없게 된다.
   

   두 번째, <그림 1>에서 보듯이 기존 가계동향조사에서 나타난 소득불평등 정도와 빈곤의 정도는 국제기준과 비교하여 괴리가 크다. 기존 가계동향조사에서 상당한 규모의 고소득층이 누락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세 번째, OECD의 소득불평등 비교 시 공식기준 역시 월별 조사가 아닌 연간 기준이다. 인구조사와 가구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인 통계청이 연간 기준으로 새로 설계한 소득 전용조사가 가계금융복지조사이기 때문에 OECD 기준에 비춰보더라도 이를 더 신뢰한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이유로 통계청에서는 지난 2016년 기존 가계동향조사를 소비자물가지수 산출을 위한 지출조사에만 전념시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출과 소득 항목을 분리했고, 문제가 있는 소득 부분은 가계동향조사에서 적당한 시기에 퇴출시키고자 했다.
   
   
   퇴출시키려던 통계를 부활시킨 이유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현 정부의 소득불평등 기준에 대한 입장 내지는 견해다. 다시 말하지만 통계청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불평등지수를 만들어내 정책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부분은 2018년 이후 퇴출시키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이 정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부활시켰다. 지금은 여당 의원들이지만 많은 민주당 의원들도 전임 정부에서는 가계동향조사의 소득불평등 하향 집계를 지적하면서 이 통계를 퇴출시키라고 수없이 지적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2017년 집권 여당이 되고 나서는 이 가계동향조사의 부활을 위해 28억원의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줬다. 집권 후에는 가계동향조사가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을 하향 집계한 것이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 간과한 것일까. 결국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른 채 향후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에 대한 홍보에만 집착한 결과 이런 석연치 않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의 소득불평등 수준과 그 관련 통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였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기존에 소득불평등의 기준으로 삼아온 가계동향조사는 문제가 많다. 우선 세계 어느 국가도 매달 소득조사를 하여 분기별로 소득불평등 정도를 발표하지 않는다. 분기별 소득은 계절성의 문제 때문에 비교에 적당하지도 않다. 예를 들면 추석이 9월에 있느냐 10월에 있느냐에 따라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등에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 2016년에는 추석이 9월에 있었고, 2017년에는 10월에 있었다. 이렇게 되면 2017년 4분기의 소득불평등이 일시적으로 좋아 보이는 착시를 발생시킨다. 실제 ‘추석효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좋아진 작년 4분기의 소득불평등을 일부 정부기관이 소득주도성장 홍보에 이용함에 따라 통계청은 할 수 없이 나중에 수치만 언론에 제공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었다.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를 빨리 보기 위하여 분기별 가계동향조사를 부활시켰다면 이는 어느 측면이든지 정당화되기 어렵다. 더불어 가계금융복지조사 같은 연간 조사의 경우는 행정자료 보완을 통해 정확성의 보완이 가능하지만 분기별 조사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올해 2018년에는 소득조사의 표본이 2017년 연간 5000가구에서 2016년 이전의 수준인 8000가구로 증가했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사실 2017년 이후의 시기는 5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가장 최근이 2015년)를 새로운 표본에 반영할 수 있는 시기이다. 최근에 올수록 1인가구의 비중은 늘고, 고령자인 가구주도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할 적기인 셈이다. 제대로 된 표본 교체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야 한다. 하지만 지금 통계청 표본을 문제 삼는 측은 인구·가구 구조의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2018년의 표본이 교체의 범위를 초과하였다든지, 빈곤가구의 비중이 이전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다는 등의 지적만 하고 있다. 이는 전체 표본의 문제를 잘 모르고 하는 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반복하자면, 현 정부는 집권 후 현재 한국의 소득불평등 정도를 무엇을 기준으로 파악하며, 향후 어느 정도의 소득불평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올해 28억원을 들여 기존에 퇴출시키기로 했던 가계동향조사의 소득 부분을 굳이 유지하고 확대했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소득분배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통계 조사에서 소득불평등 정도가 개선되지 않자 애써 자신들이 유지 확대한 가계동향조사의 표본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새로운 소득조사를 또 만든다고 한다. 이번에는 160억원의 예산을 새로 배정해 새로운 소득조사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 통계 결과를 누가 믿겠는가?
   
   160억원이라는 돈은 작은 금액이 아니다. 새로운 소득조사가 실제 실행된다면 매년 160억원의 돈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새로 시작하는 소득조사는 가계동향조사처럼 소득과 소비를 연결하여 보겠다는 것인데, 소득과 소비의 연결을 위해 소득조사의 정확성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과거의 가계동향조사처럼 월별 조사를 신설하고 지출조사에 소득을 연계한다면, 과거와 같은 똑같은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겠는가? 즉 매월 응답해야 하는 부담에 따른 고소득층의 지속적인 응답 누락, 소득조사가 지출조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 등이 또다시 반복해서 나타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통계적인 기법으로 보완한다고 해도 서로 다른 소득불평등 수치가 여러 개 존재하여 정책혼란을 초래한다면 3개 이상이 수치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정책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만약 각각의 수치를 모두 행정자료로 보완을 하면 6개의 서로 다른 불평등, 빈곤 지표가 존재하게 될 터인데 엄청난 혼란이 눈이 보일 듯하다. 통계 전체를 흔들어놓을 생각이 아니라면 정말 경솔한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소득불평등 변화 추이가 말해주는 것
   
   현 정부는 수치를 중요시하여 정권 초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었고 주요 정책 관련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에 가장 핵심적 통계치인 우리나라 전체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수치는 그 상황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엇이 기준이고 무엇이 목표인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일자리 상황판에서 일자리의 질에 대한 변수들은 주로 임금근로자들이 중심이 되어 있다. 임금격차, 임금상승률, 저임금근로자 비중, 비정규직 비중, 근로시간 등등의 변수들이 중시된다. 정책의 목표와 결과가 임금근로자만이 아닌 자영업자와 실직자, 무직자를 포함하는 전체 취업자라면 통계치의 기준 역시 당연히 전체 취업자 기준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임금불평등은 소득불평등의 일부이고, 임금불평등이 개선된다고 해도 자영업자나 실직자, 무직자 가구의 소득불평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체 소득불평등은 개선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 정부가 임금근로자가 아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판단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소득기준 불평등 정도에 대한 정책 담당자의 인식을 수치로 정확히 언급해야 할 것이다.
   
   소득불평등은 2011년 이후 2015년까지는 소폭으로 개선되는 추이였다. 이는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조사 양자의 변화 추이가 일치한다. 그리고 2016년부터 소득불평등은 다시 나빠지는 추이로 전환하였다. 그 이유는 개략적으로 다음 두 가지이다. 2016년에는 전 정부에서 추진하였던 기초노령연금의 지급으로 대변되는 공적부조의 기저효과가 사라졌다. 또한 2016년에는 제조업 구조조정의 시작과 경기부진으로 노인층을 중심으로 한 취약계층의 고용증가 추이가 감소(고용률 감소)하고 근로시간도 줄어 전체 근로소득이 감소되었다. 2017년 이후는 구조조정 및 경기부진의 지속에,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취약한 자영업자의 영업소득 감소가 추가되어 소득불평등이 나빠지는 추이가 지속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그림 2>
   

   현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중시하여 집권 후 이전지출을 증가시켰으나 취약계층의 고용감소와 자영업자의 영업부진에 따른 근로소득과 영업소득의 감소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향후에도 소득재분배의 강화는 어느 정도의 분배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본질적으로 취약계층의 고용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의 증가 없이는 만회하기 쉽지 않은 구조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비유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현재 구조조정과 경기부진의 지속에 더하여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고용부진과 영세 자영업자의 영업부진이라는 급성배탈이 난 상황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높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 낮았던 최저임금 수준, 그리고 사회안전망 미비라는 만성두통에 대해서만 치료제를 제공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식의 처방으로는 두통은 줄어들겠지만 설사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소득불평등 통계와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최종 정책목표치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득주도성장은 결국 소득불평등 완화를 통한 성장 동력의 강화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현 정부가 바라보는 현재의 소득불평등 정도와 노동소득분배율의 수준, 향후 정책목표치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의 함정
   
   현재 소득주도성장의 달성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 생계비 감면, 사회안전망 강화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데 가장 강조되고 강력하게 실시되는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이다. 처음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노동소득분배율(전체의 소득에서 자본이 아닌 근로자에게 배분되는 몫의 비율)을 올리고 그를 통해 소득불평등을 개선하려는 것이 정책의 주된 경로라 여겨진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필자가 아는 바로는 ‘최저임금 인상→노동소득분배율 증가→소득불평등도 개선’의 경로는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심지어는 소득주도성장의 모태가 되는 임금주도성장의 이론과 실증을 선도하고 있는 ILO(세계노동기구)에서조차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최저임금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사회 전체로 볼 때 고용의 손실로 인한 소득의 손실이 임금의 증가로 인한 이득보다 높으면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소득분배율의 증가나 소득불평등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지난 수십 년간은 평균적으로 임금상승 효과가 고용감소 효과보다 크지 못한 것으로 여러 국제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영세자영업자의 비중이 선진 외국의 2배가 넘는 우리나라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더불어 노동소득분배율과 소득불평등의 관계는 상당한 상관관계는 있어 보이지만 양자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최근 25년간 노동소득분배율이 상당히 하락하였다고 여러 문헌에서 보고되고 있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이는 감가상각을 자본소득으로 포함하는 생산측면(production approach) 기준으로 분석하는 경우의 얘기다. 하지만 감가상각을 제외하고 가계의 소득불평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득측면(income approach)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근 25년 동안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유의미하게 하락하였느냐는 의문이다. 감가상각의 상당 부분은 치열한 국제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연구개발투자(R&D)를 의미한다. 이는 일부 산업과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문제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 연구개발투자의 증가가 자본소득으로 잡혀 자본소득분배율의 증가(반대로 노동소득분배율의 감소)라는 착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 국민소득에서 감가상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5년 약 7.5%에서 2017년 약 19.2%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소득분배율과 관련해서는 소득불평등과의 관계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노동소득분배율에 대한 합의된 정의나 공인된 통계수치도 존재하지 않는데, 현 정부는 무엇을 근거로 정책을 수행하고 평가하려는지 정말 궁금하다. 뜻은 좋으나 정책의 판단 기준이 되는 통계들도 없는 상황에서 증명이 안 된 가설과 준비되지 않은 수단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면, 나중에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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