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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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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드] 시진핑 대신 평양行 서열 3위 리잔수가 쓰는 권력 드라마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지난 9월 9일 오전 10시 김정은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퍼레이드 사열대 위에서 자신의 바로 오른쪽에 서 있던 리잔수(栗戰書·68)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왼손을 꼭 쥐고 퍼레이드 대열을 향해 번쩍 들어 보였다. 리잔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9월 8일 평양에 도착했다. 김정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정은은 다음날 저녁 리잔수와 중국 당정 대표단을 만수대 예술극장으로 초청해서 만찬과 함께 예술공연을 보여주었다. 김정은은 리잔수와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동지가 특별대표가 이끄는 당정 대표단을 파견해서 축하해준 것은 시진핑 총서기와 중국의 당과 정부, 인민들이 본인과 조선의 당과 정부, 인민들 간의 두터운 정을 충분히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가장 중요한 귀빈들을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 환대해서 우리들 사이의 특수한 정을 양당과 정부, 인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며, 조·중 우의가 깨뜨릴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튼튼하다는 것을 과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리잔수는 “나는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대표해서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 온 것”이라며 “뿌리 깊고 잎이 무성한 중·조 우호는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얻어 새로운 역사를 향해 매진해나갈 것이며, 앞으로 두 나라 최고 지도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치국(治國)의 경험을 교류하고, 두 나라 사회주의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잔수는 지난해 10월 25일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직후에 열린 제19기 1차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선출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베이징(北京)에 모여든 전 세계 기자들 앞으로 걸어나올 때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다음으로 걸어나온 인물이다. 이를 통해 그는 당내 서열 3위의 자리를 확보했음을 과시했다. 중국공산당 내부 사정에 밝은 중국 안팎의 관찰자들은 이미 5년 전인 2012년 11월 15일 중국공산당 제18기 1차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시진핑이 총서기로 선출될 당시 리잔수가 정치국 위원 겸 당 중앙서기처 서기로 결정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가 이미 시진핑의 신임이 가장 두터운 심복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리잔수는 시진핑 주석이 외국 순방을 나갈 때나 중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과 만날 때 시진핑에게 가장 근접한 자리에 항상 앉았다. 그 다음 자리에는 시진핑이 발표하는 모든 정책을 만들어낸 왕후닝(王滬寧)이 있었다. 외교 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篪)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그 다음 자리에 앉았다.
   
   리잔수는 시진핑이 외국 순방을 위해 비행기에 탈 때도 시진핑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리잔수는 당 중앙 판공청 주임 자리에 앉아 시진핑의 일정은 물론, 시진핑이 보아야 하는 모든 서류를 사전에 검토하고, 시진핑의 경호 업무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리잔수는 시진핑의 첫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임기 5년간 시진핑의 집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9차 당 대회에서 서열 3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됐고, 올해 3월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19차 당 대회 이후 리잔수의 역할은 상하이 푸단대 출신의 딩쉐샹(丁薛祥·56) 신임 중앙판공청 주임에게 넘어갔다. 시진핑의 첫 임기에 리잔수가 맡던 역할은 이제 딩쉐샹이 수행하고 있다. 딩쉐샹은 시진핑의 해외 순방이나 국내에서 외국 지도자 접견 때 시진핑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보좌하고 있다. 지난 3월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시진핑의 그림자 역할은 딩쉐샹이 맡았다.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북한을 방문한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 10일 중국대표단을 위한 북측 특별공연 및 연회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환담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photo 뉴시스

   시진핑의 복심 리잔수의 숙조부(조부의 동생) 리자이원(栗再溫·1967년 사망)은 산둥(山東)성 부성장과 산둥성 당위원회 서기처 서기를 지낸 사람이었고, 아버지 리정시우(栗政修)는 중국공산당 창당 13년 만에 입당한 초기 공산당원이었다. 리잔수는 일가친척들이 모두 중국공산당을 열렬히 지지한 ‘홍색(紅色) 가정’ 출신이라고 중국 측 자료들은 전한다. 시진핑이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이 마오쩌둥(毛澤東)의 미움을 사 박해를 받은 것처럼 리잔수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초기 공산주의자였으면서도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박해를 받은 비슷한 가정 내력을 가지고 있다.
   
   시진핑과 리잔수 두 사람이 가까워진 것은 시진핑이 문화대혁명이 끝난 후 아버지가 복권되면서 칭화(淸華)대학을 졸업하고 1983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현당위원회 서기로 임명됐을 때였다. 시진핑보다 세 살 위였던 리잔수는 당시 바로 이웃 우지(無極)현 현당위원회 대리서기를 하고 있었다. 30㎞ 정도의 거리에 있는 두 현의 당 간부는 의기투합했고 그때부터 30년간 호형호제하며 의리를 쌓았다. 이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장한 ‘당 간부의 연경화(年輕化)’ 흐름을 타고 당내 출세를 거듭해갔다. 시진핑은 동부 연안의 경제특구 성에서 당 서기를 하는 동안 리잔수는 허베이, 산시(陝西), 헤이룽장(黑龍江) 등 북부지방에서 당 서기와 성장을 지냈다. 시진핑이 장쩌민 전 당 총서기에게 발탁돼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시절 다음 당 총서기 내정자로 황태자 생활을 할 때 리잔수도 지방에서 승승장구했고, 2012년 11월 시진핑이 당 총서기로 선출되자 정치국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의 자리에 앉아 시진핑의 집사 역할을 맡았다.
   
   시진핑의 두 번째 당 총서기 임기 중 리잔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으로 국내정치적으로 시진핑을 돕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리잔수 대신 시진핑의 집사 역할을 맡고 있는 56세 딩쉐샹의 최대 경쟁자는 부총리 후춘화(胡春華·55)가 될 전망이다. 오는 2022년 개최될 제20차 당 대회에서 누가 시진핑의 후임 당 총서기로 선출될 것인지, 권력 드라마 시나리오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진핑의 전임 당 총서기 후진타오가 시진핑에게 지명해준 후춘화와, 시진핑이 후춘화의 경쟁자로 내세운 딩쉐샹 중 누가 승리할 것인지는 앞으로의 4년이 결정해줄 것이다. 시진핑의 복심 리잔수가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전인대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어떤 국내정치 변화를 보여줄 것인가도 앞으로 중국 국내정치 관찰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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