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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0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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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리포트] 육군의 대변신 백두산 호랑이 4.0이 뜬다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 육군 ‘백두산 호랑이 4.0 체계’ 개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센서와 기동부대, 타격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지상전투체계다.
“AI(인공지능) 기반의 초연결 지상전투체계(Army TIGER System 4.0)를 구축하여 ‘첨단과학기술군 육성’에 주력하겠습니다.”
   
   지난 10월 18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육군은 초일류 육군으로 변모하겠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육군은 이날 “더 이상 ‘걷는 보병’에 머무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드론봇(드론+로봇)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과 함께 ‘백두산 호랑이(아미 타이거) 4.0’ 체계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육군은 또 다양한 미래 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듈형 부대 구조를 갖춘 여단 중심의 전투체계도 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이 이날 밝힌 드론봇, 워리어 플랫폼 등은 지난해부터 육군이 강조해온 ‘5대 게임 체인저’에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백두산 호랑이 4.0’이 공식화된 것은 이번 국정감사 때가 처음이다.
   
   육군이 구상하는 ‘백두산 호랑이 4.0’의 정식 명칭은 ‘AI에 기반을 둔 초연결 지상전투체계(The Korea Army TIGER System 4.0)’이다. 여기서 ‘타이거(TIGER)’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뒷받침되는 육군의 혁신(Transformation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의 약어다. 물론 한민족의 기개를 상징하는 호랑이의 의미도 담고 있다.
   
   핵심은 발바닥에 물집이 몇 겹씩 잡히도록 행군을 거듭하며 몸으로 때우던 이른바 ‘알보병’을 사라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육군이 5대 게임 체인저에 이어 ‘백두산 호랑이 4.0’을 다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대규모 병력 감축과 복무기간 단축, 대체복무제 도입에 이어 남북 평화무드에 따른 군비통제(군축) 움직임 등 3중, 4중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 호랑이 4.0’은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 등을 3대 핵심요소로 하고 있다. 기동화는 올해부터 본격 도입 중인 차륜형 장갑차,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소형 전술차량, K-200 장갑차 등을 보병 분대당 1대씩 배치하는 것이다. 장병들이 이들 차량을 타고 이동해 장시간 행군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육군은 차량탑승 이동 시 시속 50㎞ 이상으로, 도보로 이동할 때에 비해 10배 이상 빨라진다고 밝혔다. 단위시간당 작전가능 영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속도가 10배 빨라질 경우 작전영역은 100배가 늘어나게 된다. 기동차량은 움직이는 전투진지이자 전투원 전투하중의 한계(30㎏)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도 될 수 있다.
   
   특히 육군은 이들 차량에 원격조종사격체계(RCWS)를 장착해 장병들이 안전하게 전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CWS는 첨단 카메라 등을 장착해 밤낮으로 최대 4㎞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고 2㎞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미군은 이라크·아프간전에서 시가전, 게릴라전을 거듭하면서 장병들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전차, 장갑차 등에 RCWS를 대거 장착했다. 하지만 실전 경험이 없는 한국군은 지금까지 이 장비의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RCWS 1문당 가격은 2억원 정도다. 육군 관계자는 “경제규모, 국민정서 등을 감안할 때 각개 전투원이 최대한 생존성을 보장받는 가운데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시대적 소명”이라며 “백두산 호랑이 체계는 RCWS 등 모든 전투원이 방탄화된 전술차량에 의해 보호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가장 비싸고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본주의에 눈을 떴다는 것이다. 무인 정찰차량 등 무인 로봇과 드론도 장병들의 생존성을 높여줄 무기다.
   
   네트워크화는 독립적으로 구축된 기존 지휘통제(C4I) 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통합 지휘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드론봇, 정찰용 무인기 등 감시정찰 자산이 파악한 적에 대한 정보를 지휘소, 기동부대, 타격부대, 지원부대가 공유함으로써 통합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능화는 빅데이터와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적을 분석하고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지능화가 실현되면 AI가 적 장비의 화력, 방호력, 이동속도, 방향 등을 분석한 뒤 아군 타격수단과 비교 평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우수한 교전 결과를 추천해줘 최상의 전과를 올릴 수 있게 해준다. AI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최적의 대응방안을 지휘관에게 조언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길어야 3분이다. 육군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교육사령부 예하에 AI 군사협업 센터를 설립, AI의 군사적 활용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4단계 추진
   
   ‘백두산 호랑이 4.0’은 막대한 예산이 들고 너무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군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육군은 이를 감안해 오는 2030년까지 4단계에 걸쳐 추진할 계획이다. 전방지역 12개 사단이 주 대상이다. 우선 2021년까지의 1단계에선 부대 유형별로 1개 대대를 기동화해 시범 적용한다. 차륜형 장갑차는 25사단, 소형 전술차량은 12사단이 시범 부대로 지정돼 있다. 육군은 이미 차륜형 장갑차와 소형 전술차량 도입 계획이 추진 중이기 때문에 1단계 추가예산은 340억원가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340억원은 K-2 ‘흑표’ 신형 전차 5대 비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단계(2023년)에선 부대 유형별 1개 여단으로, 3단계(2025년)에선 축선별 1개 사단으로, 그리고 마지막 4단계에선 전 부대로 확대된다. 육군은 4단계까지의 소요 예산을 1조2500억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륜형 장갑차, 소형 전술차량 등은 대대당 30여대, 사단당 300여대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축선(동부·중부·서부)의 3개 사단에 적용할 경우 각 1000여대의 장갑차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육군은 이와 함께 오는 2025년부터 우리 육군의 중심을 사단에서 여단으로 바꾸는 ‘일대 변신’도 추진한다. 기존 연대전투단(RCT)의 확대판 성격으로, 포병 등 각종 지원부대가 상시 배속되는 것이다. 기존 보병 1개 연대는 3개 대대로 구성되지만 새 여단은 포병 등을 포함해 최대 5개 대대까지 편성된다. 마치 레고 블록을 만들듯이 임무에 따라 공병 등 다양한 대대들을 붙였다 떼어냈다 하는 식이다.
   
   육군 관계자는 “미국은 2015년 3차 상쇄전략을 수립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융합한 군사력 고도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군도 선진국의 이런 흐름을 적극 수용하고 북한뿐 아니라 중국·일본 등 주변국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필사적인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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