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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2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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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유시민 딜레마

선정민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photo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이 새해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 시작 2주 만에 구독자가 60만명을 넘어서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튜브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최근 ‘정치 불참’을 선언했음에도 신년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할 만큼 몸값이 고공 행진 중이다. 이 같은 ‘유시민 효과’는 최근 뚜렷한 호재가 없던 여권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장외(場外)에 있는 유 이사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 당내 대선 주자들이 빛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이른바 ‘유시민 블랙홀’ 현상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 유 이사장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과 관련한 여권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여전히 그의 출마 여부라는 얘기가 나온다.
   
   유 이사장은 작년 12월 22일 ‘노무현재단 2018년 회원의 날’ 행사에서 “유튜브를 한번 정복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1월 5일 ‘알릴레오’라고 이름 붙인 첫 방송이 구독자 30만명을 확보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보다 한 달 먼저 방송을 시작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 구독자수(25만여명)를 단숨에 뛰어넘은 것이다. 여권에서는 “‘보수의 놀이터’라고 불리던 유튜브에서 유 이사장이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말이 나왔다.
   
   
   ‘유시민 유튜브’ 폭발적 반응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12일 방송분에서 “북한이 체제 안전만 보장받았다면 굳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또 “70억 (지구상의) ‘호모 사피엔스’ 중, 가족을 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일 잘해주는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 같다”면서 거침없이 평가했다. 자신의 대선 불출마 관련 설명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대선 출마론’에 대해 “안 한다”고 못 박았다. 유 이사장의 유튜브 인기는 최근 여권의 정치 지형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작년부터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주자들이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유 이사장의 신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권 지지층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유 이사장은 최근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중앙일보의 작년 12월 26~27일 ‘범여권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 이사장은 17.8%를 기록해 이낙연 총리(20.6%), 박원순 서울시장(16.0%)과 함께 ‘빅3’에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27~28일 MBC의 여야 주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유 이사장이 10.5%를 얻어 황교안 전 총리(10.1%), 이낙연 총리(8.9%)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유 이사장의 경우 최근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면서 인기가 더 오르는 모양새다. 반면 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보수 유튜브에 대항하겠다”면서 두 달 전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을 시작했다. 그러나 ‘씀’ 구독자는 현재 3만여명으로 유 이사장 채널 구독자수의 20분의 1 정도다. 민주당이 “공천 심사에 ‘유튜브 성적’을 반영하겠다”고 하면서 의원들 출연을 독려했지만 기대만큼 인기가 없는 것이다. 지난 1월 13일 이해찬 당대표와 개그맨 강성범씨가 출연한 유튜브의 경우 3만뷰를 넘어 평소의 3~4배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 공식 유튜브는 아무래도 형식과 내용 면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어서 개인 채널에 비해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당 원내대표단은 지난 1월 11일 청와대 오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장관들이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도록 고려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이 “유튜브가 홍보 방법으로 중요하게 떠오른 만큼 (당에서) 아이디어를 잘 세워 달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보수 대항마 아이콘으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활동이 그동안 침체 분위기이던 여권에 활력을 줬다”고 했다. 반면 다른 당 관계자는 “유 이사장의 인기가 일종의 ‘블랙홀’처럼 작용하면 당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여권 인사는 “유 이사장은 이해찬 대표 권유로 노무현재단을 대표하게 됐지만, 작년에 정의당을 탈당한 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있다. 그가 진보층을 결집시켜주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것이 당의 인기로 연결되느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그가 보수층까지 지지를 확장시켜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유 이사장 인기의 상당 부분이 ‘개인기’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청래 전 의원은 최근 TV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개인 팬클럽이 막강하고 지역구별로도 (지지 조직이) 다 돼 있다”고도 했다. 온·오프라인에서 개인 팬클럽이 꽤 활성화돼 있더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5만5000여명의 노무현재단 회원들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선거 전문가는 “유 이사장의 출마 여부는 민주당으로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며 “유 이사장이 자기 뜻대로 불출마할 경우, 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이 당내 다른 후보를 100% 지지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 전문가는 “반대로 유 이사장이 출마할 경우 폭발력이 상당하겠지만 그것은 그의 출마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그렇다고 유 이사장 지지층이 진보 세력과 ‘분리’될 것 같지는 않다”며 다소 차이가 있는 시각을 보였다. 일단 지금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도 유 이사장을 ‘카드’로 활용하려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특보에 이어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 정권 핵심들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도 “지금은 청와대와 유 이사장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윈윈’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시민 출마’에 쏠리는 눈
   
   정치권에선 “여야 대선 전략의 핵심 변수 중 하나가 유 이사장의 출마 여부”라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만약 유 이사장이 출마하면 아무래도 우리 쪽도 ‘대중성’이나 ‘흥행성’을 좀 더 고민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일단 민주당 내에선 ‘출마’와 ‘불출마’ 관측이 엇갈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한번 공직자를 한 사람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이고, 유시민도 마찬가지’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출마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16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유 이사장이) 아마 지금 (불출마를) 말하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며 불출마 쪽에 가까운 말을 했다.
   
   이와 관련,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유 이사장이 ‘당내 견제’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당내 다른 주자들은 유 이사장의 높은 인기에 불만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정리된 상태인 유 이사장의 ‘출마 여부’가 그때 당내에서 재차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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