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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3호]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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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연동형 비례대표 국회서 총대 메야… 검경수사권 조정, 지금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어”

박혁진  기자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회 복귀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4~5개 부처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개각 대상에 김 장관이 들어갈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행정안전부 내에서도 김 장관이 조만간 국회로 돌아가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장관은 이미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서려 했지만 대통령의 만류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개인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그의 복귀는 현 여당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념적으로는 진보 진영뿐만 아니라 중도보수의 지지를 폭넓게 받고,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그는 꾸준하게 대권 및 당권 후보로 거론되어왔다. 여기에 더해 그는 국무위원으로서 2년 가까운 국정운영 경험을 쌓으면서 정치적으로 보다 탄탄한 ‘내공’을 다졌다. 김 장관의 당 복귀는 여당의 차기 대권 경쟁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그의 국회 복귀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 장관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20개월 넘게 일하며 △검경수사권 조정 △지방자치를 위한 재정 분권 △자치경찰제 도입 등 굵직한 성과들을 이뤄냈다. 주간조선은 지난 1월 18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 집무실에서 김 장관과 마주했다. 여러 정치 여건상 장관으로 하는 마지막 인터뷰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김 장관은 사전 질문지에 담겨 있지 않은 정치적 질문에도 비교적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 대구·경북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 “뭐, 옛날 분위기로 다시 되돌아갔다는 거 같다. 지역구에서 왜 빨리 돌아오지 않느냐는 전화를 자꾸 받긴 한다.”
   
   - 대구에서 야당생활을 오래하면서 고생했는데, 정치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지난번 총선에서 저하고 홍의락 의원 두 명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는데, 대구·경북 합쳐서 우리 당이 25% 지지를 받았다. 비례대표(김현권 의원)까지 포함해서 TK에서 세 명만 됐다면 과소대표 된 것이다. 그래서 지역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현 제도가)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 게다가 우리 사회 다양한 갈등이 왜 여과 없이 거리에서 충돌하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거대 양당이 사회적 갈등의 현장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든 싫든 이미 양당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갈등이 깊어졌다. 그것을 반영할 수 있을 정도로 무대가 공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김 장관은 평소 언론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신의 소신이라고 말해왔다. 현 여당 지도부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다소 미온적인 지금의 상황은 김 장관에게도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껄끄러울 수 있는 주제인데도 김 장관은 “반드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가 한창인데 결론이 쉽게 나지 않을 것 같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현직 장관이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다만 양쪽(국회와 국민)이 다 솔직해야 한다. 국회는 소위 말해서 의석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대해서 총대를 메야 한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역구를 좀 줄이란 말이 당연히 나올 거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는) 지역구를 좀 줄이고,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역과 비례가 2 대 1 정도는 되게끔 해야 최소한도 제도의 취지는 살리는 것 아니겠나.”
   
   - 결과적으로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당에서 비례대표 명단을 일괄 제출하는 숫자만 늘어나기 때문에 비판이 많은 것 아닌가. “지금처럼 일종의 당 지도부 의견대로 명부가 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례로 독일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6개 권역으로 나눠서 배정을 하게끔 했다. 독일 사람들이 왜 이렇게 복잡한 제도를 설계했을까. 물론 전후 연합국들이 설계한 여러 가지 디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치의 처절한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몇몇 인터뷰에서 독일의 예를 자주 드는 걸 봤다. “독일이 훌륭한 사회를 형성한 것을 두고 ‘제도의 승리’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독일인들이 경험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독일 통일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는 평생 정치하는 동안 지역구에서 한 번밖에 안 되고 모두 비례로 의원이 됐다.(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는 1988년 지역구에서는 두 차례 낙선했지만 비례대표로 의회에 연달아 진출해 16년 동안 장기 집권했다.) 그리고 늘 함께했던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독일 외무장관과 20년 동안 통일의 기반을 닦았다. 우리는 지금 정치인들이 지역구 이익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왜? 표는 거기서 나오니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나 비전, 이런 걸 준비하고 공부하고 의견을 당당하게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점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도가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를 겪었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말이 많다. 공교롭게도 김 장관 재임 시절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많이 일어났다. 밀양 노인병원이나 제천 찜질방 화재처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지만, 수원 골드프라자 화재나 남양주 찜질방 화재처럼 대형 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사건이 비교적 잘 넘어간 경우도 있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재난안전본부 본부장을 겸직하는 안전사고 관련 컨트롤타워다. 김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안전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는 “중앙안전본부 본부장이면 무슨 권한 같지만 사실 그게 짐”이라며 “새벽에 전화벨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다.
   
   - 취임한 이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사고는 늘 있어왔던 건데, (임기 동안) 조금 특이한 사고라고 하면 포항 지진이 있었다. 그리고 제천과 밀양의 화재참사가 있었다. 그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고 해서 국민안전처 시절부터 많은 제도 개선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안전이란 건 국민의 의식, 관습(변화가)이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은 사실 ‘안전은 운’이라고 생각했던 게 있었다.”
   
   - 대형참사를 두고 ‘운이 나빴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건 아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아메리카 버닝 리포트’라는 게 나왔다. 1960년대 전후로 미국에서 화재로 사망한 인원만 10만명이 넘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를 대대적으로 2년간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사전에 부주의했던 부분들, 가령 건물구조, 내장재 같은 문제들을 발견했다. 그 뒤에 안전기준이 강화됐고, 이후 사고사망자 숫자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재앙 혹은 재난이 주는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서 미국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갔다.”
   
   - 안전 담당자들의 의식이 큰 사고를 예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수원 월드프라자 화재의 경우 지하에 200명 가까이 있었는데, 치료받는 여학생 한 명 빼고는 다 대피했다. 대피공간이 협소했는데도 안전관리자들이 책임을 다하고, (대피하라고) 전파하고, 사람들을 유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남양주 찜질방 화재의 경우 100여명이 대피를 했는데, 안전관리자가 소방호스를 잡고 불하고 맞서 싸우면서 소방차가 올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소방차 오는 시간인 3분에서 5분만 벌어주면 된다. 그 사이에 안전관리자가 직원들에게 지시를 해서 사람들에게 전파를 했다. 그 결과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망자가 안 나오면 언론은 보도를 크게 안 하지만, 우리 사회에 이런 변화가 있다고 느낀다.”
   
   
   현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가장 잘 작동한 경우 중 하나로 2017년 11월 수능 하루 전날 포항에 지진이 나서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 것을 꼽는다. 이것을 결정하는 주무부처는 교육부였지만 최초로 수능 연기를 건의한 것은 김 장관이었다. 그는 지진 발생 후 곧바로 헬기를 타고 포항으로 내려갔었다.
   
   - 당시 수능을 하루 앞두고 상황이 무척 긴박했을 것 같다. “현장에서 몇몇 부모들이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이 와중에 어떻게 시험을 치르냐’ 하는 장면을 봤다. 그래서 인근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서 물었더니 ‘미친 놈들도 아니고 이럴 때 우예 시험 치라 합니까’ 하는 말을 들었다. ‘아, 이거는 아니다’ 싶었다. 그때 포항에 응시생이 한 6000명 됐는데, 자칫하면 6000명 아이들이 전부 억울해 할 것 아닌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교육부총리와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본적으로 교육부총리 건의를 받아들이시되 ‘이건 연기하는 게 옳다고 본다. 현지에 간 장관 판단이 그렇다’라고 전달해달라고 했다. 그때가 오후 8시였는데 방송 자막에서는 ‘수능 내일 예정대로 실시’라고 계속 나왔다. 그날 밤에 문자 온 것을 보니까 (수능 연기와 관련해) ‘욕’이 잔뜩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여진이 있었다. 수능 보고 있었으면 애들이 다 뛰쳐나왔을 것 아닌가. 그랬으면 그 혼란을 어떻게 막았을 것인가.”
   
   - 사고 현장을 수습하려면 신속함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스템들이 재임 기간 잘 보완됐다고 생각하나. “완전히 갖췄다기보다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행안부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각 부처에 권한을 나눠줄 힘이 나에게 주어졌다. 중앙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위기 상황에서 지자체장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으니 서로 역할 분담이 됐다. 내 일이 아니라고 빠지거나 하는 일은 사라졌다.”
   
   
   김부겸 장관 재임 기간 행정안전부 소관 업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경찰에 수사권이 주어지는 방향으로 부처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2022년 자치경찰제도가 전면 도입되는 등 지자체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되고 있다. 김 장관 역시 장관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방분권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 검경수사권 조정은 양측 모두의 반발을 많이 사고 있다. “경찰이 반발을 많이 해서 이렇게 달랬다. ‘당신들 생각하기에 밸런스가 안 맞는 것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이 될 수 있다. 다행히 검찰 출신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계실 때 둘이 합의를 해가지고 밀어넣어버려야 어쨌든 논의가 시작된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대통령이 그렇게 의지를 가졌음에도 무대 위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지금처럼 강한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 어딨나. 지금 아니면 못 한다’. 그렇게 경찰을 설득했다.”
   
▲ 지난해 12월 19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펜션 가스누출 사고가 일어났던 강릉 아라레이크펜션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photo 이태경 조선일보 기자

   - 우리나라에선 검찰이 오래된 기득권이라서 수사권 조정이 만만치가 않다. 조정 과정에서 느낀 점은. “내가 젊을 때 검찰에 많이 당해봤으니 내성이 생겼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군이든 국민이 직접 통제는 못 하지만 국민의 위임을 받은 어떤 사람에 의해서 통제되도록 제도는 설계돼야 할 것 아닌가. 그게 근본 철학이다. 그걸 생각하면 겁먹을 것 없다.”
   
   - 정권이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여당도 여러 구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수사권 조정 동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주요 과제로 삼았으니 어떻게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본다. 흐지부지 아무것도 안 하고 끝내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국민들도 수사권 조정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더 나은 형사사법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국회가 대승적으로 결단해주기 바란다. (정부에서) 이 정도까지 했는데 못 하면 누가 해도 안 된다.”
   
   - 지방분권은 어디까지 왔나. 정부 정책기조와는 다르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인구와 자본이 계속해서 수도권으로 모이는 현상은 수도권을 위해서도, 비수도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번 개헌안이 제대로 토론도 못 해보고 이렇게 사장된 게 제일 아깝다. 거기 보면 지방자치에 관한 기본적인 철학이 제법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이 거기에 다 녹아 있다. 지금은 동력을 잃은 것 같긴 하다. 우리가 개헌이 안 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지방이양일괄법’, 즉 지방에 권한을 넘겨주는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인데 그걸 지금 내놨다. 거기에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돈이 따라가야 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 대 3까지 가보자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2020년에 중앙정부에서 행사하던 돈 8조원을 지방에 넘긴다.”
   
   - 재정이 넉넉한 수도권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나머지 지자체 간 배분은 어떻게 이뤄지나. “독일도 처음에 세를 걷으면 차이가 많이 났다. 그걸 1차부터 4차까지 걸쳐서 조정을 했다. 결국 1인당 평균 행정 및 복지비용 등을 100으로 봤을 때 제일 많이 받는 곳이 110, 제일 적게 받는 곳이 90이 되게 맞췄다. 그러면 굳이 사람들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서 살 필요가 없다. 독일 어디에서 살더라도 기본적인 행정·복지·문화·교육 서비스를 받기 때문이다. 그게 그 사람들의 지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혁신도시 시즌2란 이름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분권 정책의 일환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한 첫 혁신도시는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일부 도시는 유령도시란 말이 나오는 등 혁신도시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혁신도시는 다 다녀봤나. 어떻게 평가하나. “다는 못 다녀봤지만, 대여섯 군데 이상 다녀봤다. 아직은 거기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지역에 뿌리를 못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각 대학들이 지역균형선발을 해준다든가 종합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어느 하나만 갖곤 못 한다. 예를 들면 내가 혁신도시의 단체 초청으로 가끔 강연을 가는데 ‘제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구시가지에 나가서 시민들과 어울려달라’고 웃으며 말한다. 어느 혁신도시는 공공기관만 12개니까 하룻저녁에 두 개 기관씩만 구도심에 나가 어울려도, 기관 안에 있는 몇십 팀이 나갈 수 있다. 그러면 도시 분위기가 달라진다.”
   
   
   김 장관과의 인터뷰가 진행된 것은 1월 18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였다. 김 장관과 2주 전에 인터뷰 시간을 오전 11시로 잡았었는데 인터뷰 이틀 전 시간을 30분만 당기자는 행안부 대변인실의 요청이 있었다. 인터뷰 이후 일정이 생겼다고 했는데, 며칠 뒤 김 장관이 이날 오찬을 문재인 대통령 및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시기가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 의혹으로 여당이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고, 대통령의 소통 문제, 개각 시점 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김 장관을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였다.
   
   -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국무위원으로 가까이서 보기에 어떤가.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와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차이가 있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인격이나 인품에 대해서는 신뢰를 하지만, 소위 진보개혁 진영 전체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현상의 문제를 풀어갈 때 너무 자신들의 가치 중심으로 가지 않느냐는 비판으로 보인다. 그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오니까 더 크게 부각되는 부분이 있다. 고도성장기가 끝나가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 모든 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때문에 그렇다고 매를 때리는 것은 좀 과도하다고 본다. 전형적인 기업의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라는 게 결국 ‘해보자’고 하는 심리의 문제일 텐데,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 대응책을 내놓는 게 너무 더디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 그런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정부 안에서 공유되나. “국무회의에서보다는 총리께서 부문 부문 장관들을 모아서 하는 회의가 있다. 그런 데서는 토론이 많이 이뤄진다.”
   
   - 최근 몇 개월간 대통령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진 원인은 뭐라고 보나. “대통령이 뭐라고 하고 어떤 푯대를 세웠으면 온 정부가 뒷받침을 해가면서 아주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혁신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좀 더뎠던 것 같다. 우리 언론이 보통 비판적인가. 심리적 이반이 실제보다 많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등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보면 별 게 아닐지 모른다. 저렇게 하루종일 떠들어 댈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하여간 저런 것들이 깊은 내상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우리가 책임을 지는 여당이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야당이었을 때는 작은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여당이 됐으니까 무대 위에 오른 거다. 무대에 오르면 정말로 현미경을 들이대고 보듯이 다 보이는데 작은 실수도 조심해야 한다.”
   
   - 당에 돌아가면 부담이 많을 것 같다. 지역에서 전화를 받는다는 말은 결국 본인에게 거는 기대가 많다는 얘기로 들린다. “결국은 돌아가면 ‘정치를 복원해달라’ 그런 주문 아니겠나. 지금 여당 의원들이 너무 점잖다고 하는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장관까지 한 사람이 돌변해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좀 그렇지 않나. 그래서 쉬운 건 아니다.”
   
   - 지역(대구경북)의 목소리는 어떻게 대변할 생각인가. “아무래도 지역의 어려움에 대해서 목소리를 더 자주 내게 될 것 같다. 지금은 이런저런 보고를 받더라도 특별히 챙기는 건 없다. 내 출신 지역이라고 더 낫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행정이란 것이 결국 다 공개되는데 그 나름대로 절차를 밟아야 하고 균형을 생각해야 한다. 하다못해 지역에 나눠주는 특별교부금도 원칙에 따라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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