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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호] 2019.03.11

[단독] 우리들병원 1400억 대출 관련 소송

정재호·양정철… 여권 실세들 왜 나섰나

▲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합의한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자필로 쓴 문서.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불거진 소송을 현 여권 실세들이 나서서 무마하려던 정황이 주간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다. 주간조선은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이 개인회생 신청 전력으로 인해 타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012년 9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2019년 2월 18일자 주간조선 2545호 참조>
   
   당시 산업은행은 이 원장의 대출 전제조건으로 이 원장이 신한은행과 맺었던 연대보증계약의 해지를 요구했다. 이 연대보증계약은 이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고급 레스토랑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한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건에 연대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말한다. 하지만 김수경 회장의 동업자이자 이 원장과 공동으로 연대보증을 했던 A씨가 이에 반발했다. A씨는 협의 끝에 이 원장이 레스토랑 운영비 및 인테리어 공사비 20억원 등을 먼저 주면 김수경 회장의 법인과 채무를 인수하고, 이 원장을 공동연대보증에서 빼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당시 이 원장은 개인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었고, 이로 인해 신한은행 역시 채권이 부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했다.
   
   신한은행은 이 원장이 A씨에게 주기로 한 돈 20억원을 추가 대출해주기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 20억원 중 7억 2400만원을 A씨 동의 없이 이 원장 개인대출의 이자로 사용했다. 한발 더 나아가 신한은행은 A씨가 임의로 돈을 사용한 것에 반발하며 법인 명의로 받은 대출 이자를 내지 않자 곧바로 A씨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려 했다. 이에 A씨는 신한은행 관계자를 상대로 사문서위조, 사금융알선 혐의로 고소했다.
   
   
   정재호 의원, 조용병 행장과 수차례 만남
   
   그런데 A씨와 알고 지내던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경기고양시을, 초선)과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문재인 대선 캠프 소속 변호사 등이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와 신한은행 양측 간 중재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주간조선은 A씨가 정 의원과 주고받은 모바일메신저 메시지와 문서 등을 입수했는데 여기에 이런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정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2017년까지 당시 신한은행장이던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수차례 만났다. 정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상임위이며,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은행감독기관을 감독한다. 정 의원은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는 사회조정비서관, 총리실 민정수석 등을 지냈다.
   
   정 의원은 A씨가 반발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조 회장과 최소 3차례 이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결과를 가지고 A씨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조 회장과 합의된 사항’이라며 ‘4년간 연체이자를 내지 않는 것과 새로 받는 대출의 이자율’ 등을 A씨에게 제안했다.<사진 참조> 이에 A씨는 “신한은행이 내 동의 없이 돈을 전용해서 발생한 연체이자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은 애초에 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정 의원은 “신한은행에 선이자를 10억원 정도 예치하면 연체이자를 받지 않고, 하나은행으로 대환할 때까지 최대한 낮은 금리를 조 회장이 제안했다”고도 말했다. 현행법상 은행이 선이자를 받는 것은 불법이다. 당시 정 의원과 A씨 사이에서 법적인 문제를 조율했던 사람은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했고 2017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캠프에 몸담았던 모 변호사였다.
   
   
   곳곳에 정권 실세 이름 등장
   
   정 의원뿐만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양정철 전 비서관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 A씨 사무실로도 직접 찾아와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전 비서관은 ‘(2017년) 8월 중 금융감독원장이 바뀌면 그때 가서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자’는 식의 제안을 A씨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의원과 양 전 비서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여전히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신한은행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 자체가 위조된 사실이 새로 발견되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의 대출건을 놓고 신한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사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사건 진행 과정 곳곳에서 현 여권인사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들병원 1400억원 대출 관련 의혹에는 한때 부부였던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과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등장한다. 김 회장의 경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초 발간한 두 번째 저서 ‘문재인의 운명’의 감수는 김수경 회장이 맡았다. 김수경 회장은 양정철 전 비서관, 탁현민 전 선임행정관과도 가깝다.
   
   공교롭게도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의혹은 2017년 말 경찰에서 내사에 나섰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본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간조선이 한 차례 보도했듯 서초경찰서와 경찰청 본청 두 곳에서 내사를 진행했었다. 경찰청 범죄정보과에서는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를 만나 자세하게 이야기까지 들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도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당시 사건을 보고받았던 민정비서관실의 직원은 경찰 소속이었는데 지난해 8월 인사에서 경찰청 핵심 보직으로 영전했다. 그는 산업은행 대출건 및 A씨 관련 사건을 계속해서 체크해왔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게다가 본지 첫 보도 이후 몇몇 관계자들이 경찰청 본청에서 보도 경위와 관련해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들병원 대출건과 별개로 현 여당 정무위 소속 의원인 정재호 의원과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비서관이 A씨와 신한은행 간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한 배경도 의문이다. 특히 시중은행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이 직접 은행장을 만나 한 개인의 대출건을 거론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정 의원은 조 회장의 제안이라며 A씨에게 1차적으로 신한은행과 중재안을 내놨고, 2차로 신한은행 채권을 하나은행으로 넘긴 후 하나은행 측과 협상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실제로 신한은행이 갖고 있던 채권은 이후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로 넘어갔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법조계 인사는 “A씨가 지난 2016년과 2017년 대선 과정에서 현 여권 인사들을 도운 것이 현재 그들이 나서고 있는 이유가 아니겠냐”는 추측도 내놨다. A씨는 특정 종교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인물로 정치권에도 많은 인맥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이 문서를 위조하면서까지 이 원장의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한 배경도 의문이다. 신한은행은 이 문제로 피소를 당하자 참여정부에서 사정비서관을 지냈던 인물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했다. 이 변호사는 조국 민정수석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양 전 비서관은 주간조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A씨는 대선 때 종교계 일을 도와준 분이라 알지만, 그 소송과 관련해선 잘 모른다”며 “대선 이후에는 A씨를 본 적도 없다”고 답해왔다. 주간조선은 정재호 의원실 측에도 관련 사안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정 의원이 아닌 신한금융지주 측에서 “정 의원 측에서 들었다”며 보도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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