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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2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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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

“에이드리언 홍은 CIA 요원 황장엽 함께 만나 임시정부 주석 제안”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리더 격인 에이드리언 홍 창(Adrian Hong Chang)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을 훔친 뒤 달아났다. 당시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 3월 26일 자유조선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며 “탈취한 자료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고 했다. 한 달 넘게 침묵을 지키던 북한은 얼마 전 “엄중한 테러행위였다”며 “주시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을 통해 주목받은 에이드리언 홍은 멕시코 국적자로 이번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리더로 알려졌다. 이 습격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탈북민은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이다. 습격 사건 이후 잠적한 에이드리언 홍과 “밀접하게 접촉해왔다”고 밝힌 인물이 박 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 박 대표를 만나 자유조선과 에이드리언 홍에 대해 물어봤다.
   
   박 대표는 “에이드리언 홍은 2009년에 다른 회원에게 LINK를 넘긴 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들어갔다”며 “현재는 CIA 요원”이라고 말했다. LINK (Liberty in North Korea)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북한 민주화 비영리기구(NGO)다.
   
   그는 에이드리언 홍에 대해 “본인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여러 회사의 직함을 지니고 있고 튀니지, 리비아, 이란, 이라크 등 여러 분쟁지역을 오간다는 점에서 CIA 요원이 확실하다. 4~5년 전 그가 서울에 왔을 때는 잠시 동행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결정적으로 작년 6월에 미국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 휴민트(HUMINT·인간정보)와 관련해 탈북민 대표로 나를 비공개 특별 초청했었다”며 “그때 마지막으로 에이드리언 홍을 봤는데, 그가 내게 ‘뭔가 과감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도 했었다”고 했다. 미 국가정보국은 CIA, FBI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최고정보기관이다. 최근 댄 코츠 DNI 국장이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에이드리언 홍은 2011년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더내셔널지에 ‘아랍의 봄은 북한에 대한 드레스 리허설(실제 공연과 같이 분장하고 조명을 쓰는 연극의 마지막 총연습)이다’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하기도 했다. 당시 에이드리언 홍은 ‘페가수스 프로젝트’라는 단체의 디렉터로 소개됐다. 신문은 이 단체를 북한과 같은 폐쇄 사회에 정보를 공급하는 단체로 소개했다.
   
   미국 국무부와 CIA는 이번 스페인 대사관 습격과 미국 당국의 관련성을 묻는 미 언론들의 문의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는 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유조선 측은 현재까지 “국내 탈북민 중 우리와 접촉한 사람은 없다”며 “천리마민방위 사이트와 유튜브 사이트 두 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사칭”이라고 밝혀왔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후 활발한 사이트 활동을 하고 있는 자유조선 측은 지난 3월 31일에도 “우리는 한국 거주 탈북민 그 어느 누구와도 연계를 갖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내가 알기로도 자유조선 측과 연결된 탈북민은 없다. 다만 나는 예전에 에이드리언 홍과 여러 번 만났고 한 달간 함께 활동한 적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 2011년 12월 에이드리언 홍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발행되는 ‘더내셔널’지에 기고한 글. ‘아랍의 봄은 북한에 드레스 리허설(최종 리허설)이다’라는 제목이다.

   “소형카메라는 상황통제용”
   
   박 대표는 에이드리언 홍의 국적에 대해 “원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고, 이후 멕시코에 거주하면서 국적을 취득한 이중국적자”라고 말했다. “2006~2007년쯤 그가 중국에서 탈북자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공안에 체포됐다가 추방당한 적이 있다. 그래서 멕시코에 세 달 정도 있으면서 국적 세탁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번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가 CIA라는 근거로 이들이 습격 시 소형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했다는 점을 들었다. 박 대표는 “어느 지역이나 북한대사관은 비슷한 구조로 만든다”며 “이번 습격 전에 최소한 2~3개월 정도는 이곳을 대상으로 훈련을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자유조선의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뒤 주목받은 것은 습격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소형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요원들이 일부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습격하면서 촬영한 영상을 일종의 ‘자금줄’에게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소형카메라는 CIA가 흔히 사용하는 것”이라며 “중앙관제센터에서 작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스페인 북한대사관 주변에는 CIA가 진을 치고 있었다고 본다. 대사관 안에 들어간 10명 중 7명은 평양 말을 썼다. 나머지 3명은 불확실하지만 70%는 탈북자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총지휘한 게 에이드리언 홍이었다. 그걸 뒤에서 보조해주고 기획하고 밀어준 건 모두 CIA였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은 한국인 부모와 함께 어릴 때 미국에 건너간 이민 1.5세다. 박 대표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 전. 에이드리언 홍이 예일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때였다. 꽃제비 사연과 관련된 특강을 들은 에이드리언 홍이 북한의 인권 실태에 충격을 받은 뒤, 북한을 깊이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LINK를 설립해 활동한 것도 이때의 특강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에이드리언 홍은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 중국의 위험한 지역에 직접 들어가 탈북민을 구출하기도 했고, 북한 인권 활동을 하는 우리를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 당국에도 ‘대학생들이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을 정말 열심히 한다’는 소문이 났다. 지금 LINK는 전국 미국 대학가에 지부를 둘 만큼 세력이 확장됐다.”
   
   
▲ 지난 3월 26일 스페인 법원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한국인, 미국인, 멕시코인 등 3명을 기소하면서 이들이 당시 빼내간 자료 제공을 위해 FBI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photo 뉴시스

   “김한솔 FBI가 보호 중”
   
   박 대표는 “이번 작전은 100% CIA가 기획한 시나리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에게 “미국의 기획이 사실로 밝혀지면 스페인과 마찰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자 “스페인 영토에 폭탄을 떨구거나 대사관 직원들의 생명에 위해를 끼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찰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적국 권부를 제거하자고 결론을 내리면 보통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국무부가 대화로 풀고, 2단계로는 CIA가 나서서 흑색선전, 암살·테러 등 와해공작을 펼친다.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으로 펜타곤(미 국방부)이 나선다. 지금 북한은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단계다.”
   
   자유조선의 활동을 통해 다시 주목받는 것이 해외에 있는 탈북민들이 조직한 단체들이다. 자유조선도 해외에 있는 탈북민들이 네트워크형으로 만든 조직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는 주로 LA가 중심이 되고 다음이 영국 런던”이라며 “런던에 이주성(가명)이라는 사람이 하는 단체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살다가 미국, 캐나다 쪽에 건너가서 정착한 탈북민이 꽤 있다”며 “미국에 한 200명 정도 정착하고 있고 영국에도 한 8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골탕먹이기 위해서 하노이 정상회담 시점에 맞춰 스페인 대사관을 치도록 공작한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표는 에이드리언 홍과 함께 2008년 무렵 서울에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만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에이드리언 홍이 황 전 비서에게 ‘임시정부를 만들면 주석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황 전 비서가 버럭 성을 냈다”는 것이 그의 회고다. “황장엽 선생님이 ‘무슨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했다. 대한민국을 조국이라고 찾아왔고 대한민국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북한을 만들려고 하는데 임시정부 주석이 뭐냐는 꾸짖음이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돼 있다’는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고, 유엔에서 주권을 인정하는 건 대한민국 정부가 유일하다는 논리였다. 임시정부를 해외에 만들 거면 또 망명하라는 거냐며 화를 냈다. 대한민국을 조국이라고 찾아왔는데 또 어디를 가느냐, 당치도 않은 소리라고 하셔서 일단락됐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이 암살된 직후 그의 장남 김한솔을 데리고 있다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는 자유조선이 ‘천리마민방위’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때였다. 박 대표는 “작년에 미국에 갔을 때 에이드리언 홍이 5일만 더 있으면 한솔이를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자유조선을 포함한 탈북단체들이 임시정부 수장으로 김한솔을 옹립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임시정부라면 수장도 있어야 하고 구색을 갖춰야 할 텐데 김한솔은 아직 10대 후반의 철부지에 한국말도 잘 못 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상으로 보든 미국 현지의 반응을 보든 현실성이 별로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김한솔은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나 버지니아 인근에 있을 것이고 FBI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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