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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 국내 총기 회사들 ‘오케이 목장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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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2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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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국내 총기 회사들 ‘오케이 목장의 결투’

특전사용 차기 소총 놓고 3파전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 유사시 적 심장부를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전사 707특임단 요원들이 산악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특전사 차기 소총은 707특임단과 13여단을 중심으로 보급된다. photo 특수전사령부
지난 3월 28일 국회에서 ‘특수지상작전 연구회(LANDSOC-K)’ 주관으로 열린 제2회 특수지상작전 세미나는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소속 장병들이 사용할 소총 선정에 대한 논의로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워리어 플랫폼’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전시한 특수전용 소총이나 광학장비, 장구류(헬멧·방탄조끼·군화·군복·응급처치키트) 등을 참석자들이 사용해본 후 ‘사용자 의견’을 업체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토론을 주관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은 “‘워리어 플랫폼’ 사업 중 핵심으로 불리는 총기와 광학장비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대안을 찾자는 자리”라며 “특히 총기의 경우 특전사 장병들은 외국산 HK416 수준을 원하고 있으나, 국내 총기회사 다산기공이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생산하는 CAR816도 부품조달이나 가격 면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했다.
   
   ‘공수부대’로 불리는 특전사 장병들의 소총은 40여년 만에 교체를 앞두고 있다. 특전사는 그동안 최초의 국산 소총인 K1A 기관단총을 1981년 지급받아 40년간 사용해왔다. 총기 수명주기를 통상 25년으로 본다면, 이미 교체시기를 훨씬 넘긴 상태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특전사 일부 부대에 K1A 기관단총을 대체할 차기 소총을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전사 중에서도 대북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707특임단과 13여단에 우선적으로 차기 소총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번 특전사의 소총 등 장비교체는 차후 다른 특수부대 및 일반 장병, 예비군의 무장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전사 차기 소총 ‘3파전’ 양상
   
   707특임단과 13여단에 지급될 차기 소총은 해외 제작사 소총(HK416), 국내 제작사의 OEM 방식 소총(CAR816), 국내 제작사의 개량형 소총(K1A 소총 개량형) 등 3파전 양상이다. 첫 번째 후보는 특전사 요원들이 요구하는 성능을 갖춘 외국산 소총이다. 독일의 헤클러운트고흐사(H&K)가 미국의 M4 카빈소총을 독일식으로 개량한 HK416이다. 노르웨이 육군의 제식소총이고 프랑스가 육군에 보급할 만큼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HK416을 사용해온 해군특수전단(UDT/SEAL)이 수리부속 조달이 늦고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후보는 국내 제작사 다산기공이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카라칼사의 CAR816이다. 헤클러운트고흐의 HK416을 위협하는 존재다. 카라칼사는 HK416을 설계·제작한 독일 기술진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자본이 만난 회사다. 아울러 다산기공은 OEM 방식의 CAR816 소총을 이번 경쟁에 참가시키는 것 외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총기도 특전사 차기 소총 경쟁에 내놓았는데 DSAR15P가 그것이다. DSAR15P는 현존 가격 대비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는 CAR816 제작진과 기술협력으로 만든 소총이다. 특히 ‘2019 독일 뉴렌버그 국제총포전시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등 현재 동남아 및 유럽 등 세계시장에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모델이다.
   
   다산기공 관계자는 “DSAR15P는 총열에 해머포징(냉간단조로 강선 성형)과 크롬 도금기법을 적용해 총열의 수명을 2만발까지 보장하는 등 소요군에서도 총열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해준다”며 “HK416, SIG516, CAR816보다 발전된 가스피스톤 방식(숏스트로크)을 적용해 가혹한 환경에서도 소요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보장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군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에서 요구하는 광학장비 장착이 가능하도록 총열덮개 4면에 피카티니 레일(Picatinny Rail)을 채택하고 있다”며 “야간조준경을 사용할 때 화염에 의한 야간조준경의 백야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방형 소염기 등을 적용했다”고 했다.
   
   세 번째 후보는 국내 제작사인 S&T모티브가 만들 예정인 K1A 소총 개량형이다. 개량형은 신형탄(사거리 연장용 K-100탄) 사용을 위한 총열교체, 표적지시기와 배율경 등의 장착이 가능한 피카티니 레일 장착, 반동제어력이 약한 철사형 간이개머리판 대신 신축형 개머리판으로 교체 등 크게 세 가지의 변화를 주고 있다.
   
   군 당국은 707특임단과 13여단을 제외한 특전사 일반 예하부대에는 K1A 소총의 개량형을 제식명칭 K1C1이라는 이름으로 연말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당초 특전사의 모든 소총을 고가의 외국산 소총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예산 부담이 너무 커 방침을 바꿨다”며 “호주에서 매년 열리는 호주국제전술사격대회(AASAM)에서도 호평받는 등 K1A가 아직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707특임단과 13여단용 차기 소총은 당초 앞서 거론한 국내외 3개 회사가 경합을 벌여 인지도가 가장 높은 HK416 소총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혼전 양상이다. HK416 소총의 가격이 한 정당 3000달러(약 340만원)를 호가하기 때문에 경찰특공대에는 보급이 가능하지만 숫자가 많은 한국군 특전사에게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군은 3파전에서 결정될 차기 소총은 새로 보급될 특수전 소총 1만5000~2만7000정의 10% 정도로 한정해 긴급 소요제기 형식으로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특전사에서도 특별임무를 수행하는 707특임단을 비롯해 각 특전여단 예하 특임대 병력에만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707특임단은 올 2월 대대급에서 연대와 여단의 중간 규모로 부대를 확대 편성했다.
   
   소총 제작업체들에 ‘특수전용 소총’으로 선정되는 것은 상징성이 있다. 특전사용 총기로 선정되면 특전사뿐만 아니라 육군에까지도 연쇄적으로 보급되기 때문이다. 특전사 관계자는 “K 계열 소총은 6000발 사격하면 총열교체 주기가 도래하는데, 전투를 치른다면 6개월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현재 특수부대용 외국산 소총은 2만발을 넘는 성능을 갖고 있어, 특전사 요원들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총기를 확보한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AR과 AK
   
현재 한국군에 보급되는 총기의 계보를 파악하려면 소총의 양대산맥인 서방세계의 AR시리즈, 공산권의 AK시리즈에 대한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AR과 AK시리즈만큼 장수한 개인화기도 없다. AR시리즈의 원조는 M16 소총이다. 미국의 유진 스토너(Eugene Stoner·1922~1997)가 개발했다. 파생형이 많아 제작사인 미국 콜트사의 분류만 따르더라도 100종이 넘는다.
   
   한국도 M16A1의 면허생산권을 얻어 약 60만정을 생산했다. 라이벌인 AK시리즈의 개발생산회사인 칼라시니코프사까지 VEPR-15라는 이름으로 각종 M16 소총을 생산할 정도다. 중국이 불법 복제한 M16A1인 ‘노린코CQ’마저 특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세계 19개국에 불법 복제품이 버젓이 유통될 정도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재미있는 것은 M16 소총이 M16 또는 생산자인 콜트 시리즈로 불리지 않고 ‘AR시리즈’로 불리는 이유다. 이는 원제작사가 아말라이트(ArmaLite)이기 때문이다. 아말라이트사가 1956년 AR-15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소총이 M16 소총의 원조가 됐다. 콜트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아말라이트사에 AR-15 특허권을 사들여 1964년부터 납품하기 시작했고, 베트남전 발발 이후 M14 제식소총을 누르고 얻은 제식명칭이 M16이다.
   
   이후 AR의 특허권이 만료됨에 따라 신제품 개발의 주도권은 사실상 독일에 넘어갔다. M16의 단축형으로, 현재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M4 소총의 성능개량을 미군 특수부대들이 요청했다. 이때 헤클러운트고흐(H&K)사가 발사방식을 가스튜브식에서 가스피스톤식으로 바꾼 ‘독일제 M4’인 HK416을 개발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라덴을 습격해 사살할 때 사용한 총기로 유명세를 탔다. AR시리즈는 총열덮개 부분에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해 각종 조준경과 사격표시장비 등을 장착하면서 복잡한 전장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다. 세상에 나온 지 63년이 넘었지만 아직 공산권에서도 군침을 흘리는 총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산권을 대표하는 AK 소총은 1947년 AK-47 소총으로 세상에 처음 나왔다. AK는 칼라시니코프의 자동소총, 47은 1947년 세상에 나왔다는 뜻이다. 소련 전차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Michael Kalashikov·1919~2013)가 병상(病床)에서 설계했다. AK-47, AKM, AK74 등 AK시리즈는 가격(600달러 정도)이 싼 데다, 구소련이 특허를 설정하지 않고 동맹국에 생산기술을 마구잡이로 전수하는 바람에 중동의 테러단체에까지 총기가 퍼져나갔다.
   
   북한은 1958년부터 면허생산한 AK-47을 ‘58식 보총’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산기공이 DSAK-47이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해외 수출한다. 러시아의 AK시리즈는 습기나 먼지에 강하고 고장이 적어 AR시리즈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전 당시 그린베레가 늪지대에서 죽은 베트콩 시체 옆의 진흙투성이 AK-47 소총 방아쇠를 당기자 총탄이 발사됐다고 한다. 그러나 5.56㎜ 탄을 사용하는 AR시리즈보다 7.62㎜탄을 사용하는 AK시리즈는 유효사거리가 짧고, 현대전에 필수인 저격장비 장착을 위한 피카티니 레일을 붙일 수 없어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군은 창군기인 1948년 미제 M-1 소총으로 총기와 첫 인연을 맺었고, M-1 소총을 들고 베트남전까지 참전했다. 이후 자주국방과 무기국산화에 관심을 쏟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 M16 소총을 면허생산하기 시작했다. 1974년 미국 콜트사의 면허생산권을 얻어 육군조병창에서 M16을 생산해 M16A1 소총으로 제식명을 부여했다. 한국군은 1978년 M1 소총을 지급받은 지 30년 만에 M16 소총의 전방보급을 완료했다.
   
   이후 군은 M16 소총 60만정의 면허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국산 소총 개발에 나섰다. 박정희 대통령은 “예비군과 학도호국단에 총기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신형 소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K1, K2 소총의 개발을 지시했다. 길이가 짧고 강한 화력을 가진 K1 기관단총은 1980년 나왔고, K2 소총은 1984년부터 보급이 시작돼 1986년 완료됐다. 그리고 30년이 흐른 2016년,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의 육군 2개 사단에 K2C1이라는 신형 소총이 선을 보였다.
   
   
   국내 총기업체도 경쟁시대 돌입
   
   우리 군은 그동안 ‘워리어 플랫폼’과 ‘드론’을 국방개혁 2.0에 포함시키는 등 군 첨단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군사분계선 일대 항공기·드론 등 비행금지 적용이 합의됨에 따라 드론사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소총(특수전용 K1A 기관단총 대체사업, 보병부대용 K2C1 소총 대체사업)만 살아남았다.
   
   합동참모본부는 2022년 보급을 목표로 차기소총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선행연구를 지난해 완료했고 국내 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십만 정에 달하는 육·해·공군의 총기를 납품하게 될 회사들은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사실 국내 총기 생산업계에는 지난 2016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산업부가 해외 총기메이커에 각종 소구경 화기를 수출해온 다산기공을 신규 방산업체로 지정하면서 국내 총기 회사에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40년간 소총 개발과 생산을 독점해온 S&T모티브 측은 당시 “군의 소총 주문 감소로 고용유지를 위한 비상경영 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다산기공의 방산업체 지정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소총 국산화를 위해 1970년대 국방부에 창설했던 육군조병창은 1981년 대우정밀로 민영화됐다가 2006년 S&T그룹이 인수해 사명을 S&T모티브로 변경했다. 이후 S&T모티브는 K1A 기관단총부터 K14 저격용 소총까지 다양한 종류의 ‘K 계열’ 화기를 생산했다. 최근 K11 복합형 소총 사업 중지와 7.62㎜ K12 차기 기관총(M60 기관총 대체) 시험평가 결과 전투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현재 S&T모티브는 다산기공의 방산업체 지정을 통한 복수사업자 운용, 군의 기본적 수요 감소, 외국산 소총의 수입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한 관계자는 “기본 화기를 외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세계적 추세와도 어긋난다”며 “미국제 M16A2 소총 단가가 540달러, K2 소총이 350달러에 납품되던 시절에 성능이 뛰어나지도 않은 89식 소총(3300달러)을 고집한 것은 무기만은 국산화를 지키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1992년 설립된 다산기공은 총열 가공 기술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회사다. 레밍턴, 시그사우어, 스프링 필드와 같은 유수의 글로벌 총기 회사들도 다산기공의 부품으로 총기를 제조해 판매한다. 다산은 2012년부터 완성품 총기 개발에 착수해 이후 M16의 원형인 AR-15의 각종 파생형과 AK-47 소총, M-1911 권총 등을 제작해왔다.
   
   방산업체 지정 이후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보유한 총기 특허권상의 설계도를 넘겨받아 K1, K1A, K2, K2C1 소총과 K3 경기관총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CAR816을 업그레이드한 다산 고유브랜드인 DSAR15P 소총을 생산하고 있는데 다산이 육·해·공 장병들이 사용할 차기 소총으로 밀고 있는 것이 이것이다. S&T모티브도 K2C1 소총에다 스위스 시그사우어(SIG)사의 MCX 소총을 혼합한 모델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보호육성 위주로 펼쳐온 방산정책을 2008년 전문화·계열화 제도 폐지를 계기로 개방형으로 방향 전환한 이래,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지 않는 방산물자는 복수 업체를 지정한다는 ‘일물자 다업체 조달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산기공 관계자는 “방사청이 입찰 평가항목 가운데 ‘납품실적’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에 총기 납품실적이 거의 없는 다산기공으로선 35년간 군에 총기를 납품한 경쟁업체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다”며 “방사청이 정책적 고려에서 복수의 총기업체를 육성하려 한다면, 다산기공의 외국 수출실적을 입찰평가 항목에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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