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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62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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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대한애국당이 말하는 통합의 조건

▲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당사를 차렸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고, 5월 27일부터는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당시 시위 도중 숨진 5명의 분향소를 천막 내에 차렸다. 천막 당사 안에는 통로를 가운데 두고 한쪽에 간이테이블 서너 개를 붙여둔 ‘사무국’이 마련되어 있다. 그 맞은편에는 바닥에 장판을 깔고 대한애국당원 30~40명이 앉아 있었다. 대부분 60~70대로 보이는 이들은 ‘당사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서 숙식까지 해결하며 지내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방송 장비를 들고 천막 당사 현장을 중계하는 6~7명의 유튜버들도 있었다. 유튜버들과 당원들은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전단지를 건네며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천막 당사에서 만난 대한애국당원 최용석(59)씨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나라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에 자발적으로 모여 계신 것이다. 한 분 한 분 모두 ‘내가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과거 ‘어버이연합’이 받았던 의혹처럼 ‘일당 받고 모여 있다’는 식으로 이분들을 보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이들은 오이와 떡을 쟁반에 담아 천막 안의 당원들에게 일일이 나줘주고 있었다.
   
   
   탄핵 5적부터 처리해라
   
   지난 6월 8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한애국당의 태극기집회에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태극기 세력과 빅텐트를 치겠다”며 대한애국당 입당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당 내 ‘친박 물갈이’ 이야기가 나오면서 ‘진박 감별사’로 알려진 홍 의원이 선제적으로 탈당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어 탈당설이 돌았던 김진태·정태옥 의원 등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밀려난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을 결정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에서 밀려난 친박 세력이 ‘친박 신당’을 창당하거나 대한애국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7년 8월 조원진 의원이 대한애국당을 창당할 때만 해도 이 당의 생명력이 오래갈 것이라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후 구속되고 문재인 정권이 막 출범한 시점에서 ‘탄핵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정당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태극기 알바’ ‘노인들의 정당’ 같은 조롱 섞인 비난이 많았다. 보수층 내에서도 이러한 ‘강경 태극기 세력’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고 그 주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창당 2년여가 지난 지금, 대한애국당은 적어도 보수층 내에서만큼은 가볍게 여겨선 안 될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애국당은 2017년 8월 30일 이후로 지난 6월 8일까지 127회 연속 태극기집회를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정권 교체라는 ‘악조건’은 오히려 이들의 응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애국당은 “탄핵의 부당성을 바로잡고 원천 무효화하는 것이 곧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당이 이른바 탄핵 5적(홍준표·김무성·권성동·김성태·유승민)을 ‘처리’하지 않는 이상 한국당과는 통합할 수 없다고 말한다. 탄핵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든 사건이었는데, 이에 앞장서 찬동한 의원들을 단지 ‘보수정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애국당이 한국당에 요구하는 통합의 전제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기획된 ‘사기 탄핵’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알릴 것, 그리고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을 내보내라는 것이다. 대한애국당 내 황교안 대표에 대한 여론도 이 전제조건의 연장선상에 있다.
   
   광화문 천막에서 만난 당원 김옥연(70)씨는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을 때만 해도 좋게 봤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이도저도 아닌 입장을 보여서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대한애국당 당원들 사이에서 ‘황세모’로 불리곤 한다. 황 대표가 지난 당대표 선거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묻는 질문에 ○나 ×가 아닌 ‘세모’로 답했기 때문이다. 천막에서 만난 당직자와 당원들 모두 황 대표에 대해 “지금처럼 해서는 우리 당과 합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황 대표가 몇 차례 ‘막말 논란’까지 겪으며 현 정부에 투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대한애국당은 “말만 할 뿐 보여준 게 없다”는 여론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보여줘야 하는 것’은 단연 박 전 대통령 석방과 탄핵 무효에 대한 황 대표의 명확한 입장 정리다.
   
   
   총선 제1야당이 목표다
   
   대한애국당이 세를 넓힐수록 결국 득을 보는 건 현 여당이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도 많다. 대중에 흔히 ‘극우’로 비치는 대한애국당이 보수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애국당은 ‘우리가 보수우파의 중심세력이 될 것’이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대한애국당 박태우 사무총장은 “한국당은 지금 같은 투쟁력으로 여당과 싸워서는 내년 총선에서 소멸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20명 가까운 한국당 내 친박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해 대한애국당에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한애국당은 선거제 개편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다음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가 진행되면 대한애국당이 보다 많은 의석수를 가져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도 대한애국당으로 표가 갈라질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하나의 큰 변수는 감옥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상황 변화다. 박 사무총장은 “현재 건강이 매우 안 좋은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심각한 상황을 맞으면 현 정부는 그 뒷감당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로 병보석으로 석방이 된다면 그 자체로 또 한 번의 구심점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애국당은 내년 총선 전까지 100만 당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와 불안한 외교 능력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의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대한애국당에 따르면 주말 집회 때마다 300~500명이 책임당원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주말에 거리에서 태극기집회를 열 때마다 받는 시선도 조금씩 변했다고 말한다. 대한애국당 인지연 수석대변인은 “전에는 냉소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 지금은 손까지 흔들며 응원해주는 시민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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