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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69호] 20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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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양지를 넘보는 참모들]SNS 키워드 분석으로 본 조국의 권력의지

▲ 지난 2월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조국 전 민정수석. photo 뉴시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이스북은 언제나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대상이다. 그는 ‘비서진은 항상 음지에서 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페이스북으로 자신의 의견을 청와대 외부에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야당은 이를 빌미 삼아 공격했지만, 그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멈추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과 여론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청와대를 그만둔 조 전 수석은 법무부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정권 차기 대선주자로 그를 꼽기도 한다. 그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든 조 전 수석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의 생각, 즉 권력의지다. 글은 언제나 생각을 반영한다. 힌트는 그가 쓴 글에 녹아 있다.
   
   주간조선은 조 전 수석의 최근 페이스북 내용에 대한 자체 키워드 분석을 통해 그가 갖고 있는 생각을 유추해봤다. 분석 대상은 조 전 수석이 2017년 5월 민정수석으로 임명되고 난 후 첫 번째 게시물을 올린 2018년 4월 8일부터 2019년 7월 30일까지 올라온 게시글 162개다. 기사링크·제목, 인용문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석도구로는 데이터 수집·분석 플랫폼인 ‘젤리랩(Jelly Lab)’​의 ‘​형태소 분석’ 기능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에서 의미가 없는 접속사, 조사, 서술어 등은 뺐다. 프로그램 특성상 오차는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정부(79회)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론 한국(48회)과 일본(47회)이 자주 언급됐다. 뒤를 이어 빈번히 언급된 키워드는 수사(40회), 검찰(35회), 경찰(35회), 공수(32회) 등이다. 주로 검찰개혁과 관련한 키워드다. 대통령(28회), 개혁(27회) 등도 다수 나타났다. 개별 게시물 내용을 보면 ‘죽창’ ‘친일과 반일’ ‘애국 아니면 이적’ 등의 거친 표현도 적지 않았다.
   
   단순 언급 횟수로 모든 것을 유추하긴 어렵지만, 그가 자주 언급한 키워드는 민정수석 본연의 업무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였다. 민정수석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측근비리 관리, 공직기강, 법무행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다. 조 전 수석이 페이스북에 정부, 한국, 일본 등의 키워드를 더 많이 언급했단 의미는 사실상 조 전 수석이 외교 등의 영역에 더 많은 관심을 표명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조 전 수석의 글은 이미 그가 민정수석의 영역을 넘어 대중 정치인과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의 권력의지가 글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셈이다.
   
   
   “일종의 정치적 포석”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조 전 수석의 정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일 갈등이 단기간에 봉합될 가능성은 적다. 최소 2년은 이어지거나 원만히 해결되더라도 재발할 여지가 크다. 참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패한 아베 총리가 이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향후 국정운영이나 총선, 대선 등에서 한·일 갈등은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조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안을 다수 언급하며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고도 했겠지만, 목소리를 높여 정치적 영향력과 입지를 다지려 한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종의 정치적 포석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항일 관련 일부 내용이 일본이 아닌 야당, 정부 조치를 깎아내리는 언론을 겨냥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단 지적도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조 전 수석 글은 사실상 내부용으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벌이는 일반 정치 활동과 다를 게 없다”며 “균형과 무게감을 지켜야 할 청와대 참모로서 적절한 행보인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수사, 검찰, 공수 등의 키워드는 조국 전 수석의 강한 검찰개혁 의지를 보여준다. 조 전 수석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청와대가 그를 법무부 장관직에 앉히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의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법무부 장관 자리는 가장 정치적인 자리이거니와 차후 자의로든 타의로든 정계로 나아가는 대표적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 천정배 의원, 박상천 전 의원 등 과거 법무부 장관에서 정계로 진출한 인사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선 위한 경력 관리
   
   이런 분석들은 조 전 수석의 다음 행보가 결국은 대권 도전을 위한 디딤돌 아니냐는 전망을 낳는다. 조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설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조 전 수석이 당장 총선에 나서려면 연고가 있는 부산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여당이 부산·경남(PK) 민심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현역 PK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중 일부는 수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당선된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4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조 전 수석을 부산 인재로 우선 영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선 이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한 야당 전직 의원은 “이런 상황에 출마하면 정치 이력에 스크래치만 날 수 있으니 일단 법무부 장관으로 올리고, 향후 수도권 등 재보궐선거에 출마시키거나 다른 내각 자리에 앉혔다가 대선에 출마시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여당에선 대선 후보라 할 만한 인사들이 대중적으로 조금씩 결점을 갖는 만큼 조 전 수석에 거는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노무현의 문재인’ ‘문재인의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문 대통령과 조 전 수석의 평행이론도 거론되고 있다. 2006년 8월 노무현 정부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려던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도덕성과 법조개혁 가능성, 대통령과의 신뢰 등을 고려했을 때 문 전 민정수석이 적임이라 판단했다. 현재 조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검찰개혁 완수에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까진 정계 진출에 선을 긋고 있지만 향후 문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정계에까지 진출할 것이란 예측이다. 문 대통령도 한때 국회 입성을 거부하곤 했다.
   
   
   “검찰개혁 완수에 따라 거취 폭 커진다”
   
   조 전 수석의 정치적 위상, 역량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지난 이력 등은 정치인으로서의 ‘상품성’을 보장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문재인의 페르소나’ ‘문재인의 아바타’라 불릴 정도로 정치적 파워가 문 대통령과 상응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조 전 수석과 함께 일했던 한 관계자는 “민정수석이 되고 나선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지만 본인이 주장한 것에 대해선 일관성 있게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인품이 훌륭하다는 건 이미 소문난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정치권에선 그동안 조 전 수석에게 끊임없이 정계 입성을 권유해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7월 25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조 전 수석이) 대통령 후보도 가능하다고 본다. 본인이 정치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본인 생각이다. 사법개혁 패스트트랙이 표결된다면 총선에 나올 거라 본다. 상황이 바뀌고 당과 국민이 원하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5월 18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 문화제’에서 “유시민, 조국 두 분 정도가 같이 (대선에) 가세를 해서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다음 대선이 안심이 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조 전 수석은 여권으로부터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의지, 평가 등과는 별개로 당장 총선이나 대선 출마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조 전 수석이 예정대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8월 법무부 장관 임기를 시작할 경우, 총선 출마를 위해선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 중엔 사퇴를 해야 한다. 정계 안팎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자초할 여지가 크다.
   
   대선 출마를 위해선 조 전 수석의 외연 확장도 필요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아직까지는 문 대통령의 부분집합이자 계승자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문재인 프레임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총선은 가능할 수 있어도 대선은 장담할 수 없다. 플러스 알파적 요소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야권에선 조 전 수석 재직 당시 일어난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 논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폭로 등을 이유로 그의 능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때문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얼마만큼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 요소로 꼽힌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그가 검찰개혁을 얼마만큼 만족스럽게 완수하냐에 따라 그의 거취 폭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 정치’ 왜 하나
   정책 펼치는 또 다른 창구… 대중매체보다 호소력 커
   
   최근 들어 정치권 등에선 소셜미디어를 자신의 정치활동 수단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사적 견해를 올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부 정책이나 여타 정계 인사 등을 가감 없이 비판한다. 때에 따라선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 예이다. 과거와 비교되는 정치 풍경이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전달력, 대중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라 분석한다.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언론 등을 통한 인터뷰는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는 식이다 보니 자신의 의사 전달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제한 없이 일방향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정치인들로선 리스크도 덜 수 있으니 부담도 적다”고 분석했다.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학장은 “서로 간 관계 맺음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대중매체보다 호소력이 크다. 정책 등을 펼치는 또 다른 창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 대중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늘다 보니 정치인들이 어쩔 수 없이 소셜미디어를 관리, 활용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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