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photo 뉴시스
이낙연(왼쪽)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photo 뉴시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 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사람은 이낙연 국무총리였다. 이낙연 총리는 차기 대권후보로 거명되는 12인을 놓고 ‘누가 다음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 중 23.1%가 1위로 꼽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5.2%가 꼽아 2위에 올랐다.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였는데, 3위에는 6.3%의 지지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올랐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6.2%)과 박원순 서울시장(6.0%)은 거의 근소한 차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득표율 2위에 올랐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우 수도권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3.3%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오히려 지난 대선에 함께 출마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5.4%),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4.9%)보다 못한 결과가 나왔다. 최근 대권 후보로까지 부각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유승민 의원과 같은 4.9%의 지지를 받아 오세훈 전 서울시장(4.8%)을 근소하게 제쳤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각각 0.6%와 0.5%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전체 1위를 차지한 이낙연 총리는 수도권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40대의 지지가 두드러졌는데, 40대 응답자 중 35.3%가 이낙연 총리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가 1위를 차지한 연령층은 60대 이상으로, 60대 이상 응답자 중 35.5%가 황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역별 분류에서도 이낙연 총리는 서울, 인천, 경기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의 아성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이낙연 총리가 강세를 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총리는 수도권을 9개 권역으로 나눈 권역별 조사에서 2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서울 강남동’ 권역에서도 19.5%의 지지를 받아 황교안 대표(17.8%)를 근소하게 리드했다. 황교안 대표가 이낙연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권역은 ‘서울 강북서’(26.6%)와 ‘경기 서부’(17.7%) 2개 권역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된 것은 광범위한 부동층의 존재였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후보가 없다’(11.6%) 또는 ‘모름·무응답’(7.2%)이라고 응답한 수도권 유권자의 비율은 합쳐서 18.8%나 됐다. 황교안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15.2%)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의 수도권 지지도 격차(7.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는 차기 대선이 3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아직 관망하는 수도권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어떻게 했나

주간조선은 창간 51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트릭스코퍼레이션’에 의뢰해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민심을 들어봤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인 지난 10월 16~17일 수도권 거주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80%)와 집전화(20%)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해 전화면접원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은 2019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로 비례할당 추출했다(셀가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1.2%다.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동훈 기자 /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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