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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4호]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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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찬형 한국당 홍보본부장의 전략은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정책보단 이미지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 정치판에서 홍보 마케팅 담당자의 역할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당 홍보전문가로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손혜원 의원(현 무소속)이 당 로고부터 홍보문구 제작까지 나름의 역할을 한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며 이미지 쇄신을 하는 과정에서는 홍보전문가 조동원씨의 역할이 컸다. 그런 점에서 좀처럼 대중의 호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이야말로 홍보전문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탄핵정당’ ‘꼰대정당’ ‘노인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찬형(59) 자유한국당 홍보본부장은 지난 6월 24일 한국당의 ‘마케팅’을 위해 황교안 대표가 직접 모셔온 광고홍보 전문가다. 삼성 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전무까지 지내면서 2002한·일월드컵 개막식,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김연아PT) 등 굵직한 행사들을 기획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빗대어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네거티브한 반응도 있었지만, 어쨌든 널리 알린다는 홍보의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당의 총선 홍보 전략을 묻기 위해 지난 11월 19일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홍보본부장에 취임한 직후 ‘아직은 외부인의 시선’이라고 스스로를 평했던 그가 5개월 동안 한국당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었다. 그는 “지난 5개월이 18개월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마케팅 강의할 때 자주 쓰던 표현이 ‘굴러가는 공 위에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그 속도에 맞춰 걷거나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굴러가는 공 위에 그냥 서 있으려고 하면 자빠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한국당도 여러 지적들을 겸허하게 수용해서 변화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자빠지고 죽는 거다.”
   
   ‘정당’이라는 상품을 파는 건 김 본부장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팔지 미리 계획하고 제품을 만드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정당은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모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옛날 정치처럼 한 명의 강력한 리더가 끌고 가는 시대도 아니기에 ‘한 지붕 한 가족’도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당은 한 지붕 108(의원 수)가족”이라고 덧붙였다.
   
   
   “단식은 황 대표 본인의 뜻”
   
   현재 한국당은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재 영입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보수통합, 여기에 3선의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좀비정당”이라는 독설에 가까운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당내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단식을 결행한 황 대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정치 초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황 대표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황 대표의 대중적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황 대표의 제안으로 한국당에 발을 담근 김 본부장은 황 대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본부장은 “황 대표가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질시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들이 황 대표를 볼 때 때로는 아마추어 같기도 하겠지만 그건 곧 신선하다는 것 아닌가. 장관과 총리를 거쳤다는 건 국정을 이끌었다는 중요한 경험이기도 하다”고 했다. 다만 김 본부장은 “말실수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은데, 어떻게 보면 그게 일반적인 아버지, 국민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나”라고 평가했다.
   
   그와 인터뷰를 마친 다음날(11월 20일) 황 대표는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장외 투쟁과 삭발에 이은 마지막 대여(對與) 투쟁 카드를 꺼낸 셈이었다. 김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식 농성에 그의 ‘손길’이 닿은 건지 물었다.
   
   “그런 작위적인 ‘정치 쇼’는 하지 않는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하지 않았나.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 말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번 단식은 오로지 황 대표 본인의 뜻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런 것들이 황 대표가 기존의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다.”
   
   김 본부장이 한국당에 들어올 때 일각에서는 그가 ‘한국당의 탁현민’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탁 전 행정관의 연출은 ‘쇼통’이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일부 국민에게는 눈물을 자아낼 만큼 감동을 준다는 평가도 있었다.
   
   
   “文정권의 상술, 국민에게 들통나”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우리가 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상당히 많이 연출된 것이다. 그의 겉과 속은 철저하게 다르다고 본다”며 “황 대표만의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것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방식이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국민들의 그 이중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이 대선 때 보여준 광고, 이미지, 포장에 현혹되지 않았는지, 또 속을 건지, 그런 방법이 그들의 성공 비법이라고 한다면 야비한 상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국민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또 “황 대표는 그렇게 포장할 수도 없다. 사람 자체가 포장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런 모습(문재인 정부)을 보다 못해 뛰쳐나온 저처럼, 국민들과 공감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에 승산이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는 “승산이 있다”고 답했지만, 뒤따라오는 대답에는 고민이 담겨 있었다.
   
   “제 개인적으로는 우리 정치 문화를 바꾸고 싶다. 국회에 와서 보니 서로 자기 얘기만 하려 하고, 정치가 아니라 권력 싸움이었다. 대한민국에 정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특히 선거는 완전 네거티브 아닌가. 유권자들도 ‘난 저쪽이 좋아, 난 이쪽이 좋아’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데 늘 상대를 깔아뭉개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 이런 문화를 바꾸는 데 내가 일조를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일화를 한국당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고 5년 뒤 ‘제2의 창업’을 내세우면서 시대에 맞춰 모든 것을 바꾸자고 했다. 그때 나온 유명한 말이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것이었다. 한국당도 친한 친구(기존 지지층)를 버릴 수 있을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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