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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5 총선]  통합당의 ‘뜨거운 감자’ TK공천과 ‘朴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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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98호]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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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통합당의 ‘뜨거운 감자’ TK공천과 ‘朴心’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3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15 총선을 42일 남겨둔 지난 3월 4일 지지자들에게 전하는 옥중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날 메시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4월 총선에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달라”는 대목이었다. 문재인 정권을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집권세력”으로 규정하면서 현 정권의 심판을 위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메시지였다.
   
   이날 메시지가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지만 특히 현역 물갈이 작업이 진행 중인 대구·경북(TK) 지역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합당 중심의 단합’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통합당의 TK 물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 안팎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2일부터 이틀간 코로나19 사태와 ‘불출마 설득’을 이유로 미뤄왔던 TK 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다. 그동안 공천위는 불출마 선언 의원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TK 현역(15명) 중 절반 이상을 교체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쳐왔다. 결국 현역 가운데 4~5명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돌았다.
   
   이번 TK 공천 결과는 3월 9일 월요일부터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이 심한 곳은 최종 결과 발표가 3월 넷째 주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15 총선 공식 후보 등록은 3월 26·27일 양일이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4월 2일부터 14일까지다. TK 지역의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할 때 통합당의 이 지역 최종 후보자들은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공천 탈락자들이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해 무소속 또는 다른 보수당 출마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통합당 입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현재 통합당 공천 탈락자들을 흡수해 TK 지역을 노릴 수 있는 범보수당은 한국경제당,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이 있다.
   
   
   ‘박심’은 통합당 중심의 단합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통합당의 TK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당선 가능성을 높일 마지막 승부수는 ‘박심(朴心)’이었다. ‘나의 출마는 박심’이라는 명분을 쥘 경우 TK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TK를 노리는 범보수 정당들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보좌했던 C씨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까지 몇 차례 총선에서 ‘박심’은 TK의 당선 보증수표와 같았다. 2016년 총선 때 TK의 B의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박 대통령의 일정을 내게 물어 왔다. 가르쳐 주면 그 근처에서 어떻게 해서든 사진에 찍히도록 뛰어다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 지역은 아직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짙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이뤄지면서 옥중에 갇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도 덩달아 커져왔다. 때문에 TK 지역 출마를 노리는 후보들로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박심’을 유효한 승부수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범보수권 정당들도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박 전 대통령의 감옥 메시지가 나오기를 은근히 기다려 왔다. 여기에는 2008년 총선의 ‘친박연대’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친박들은 ‘박근혜 사단’을 자처한 친박연대·친박무소속연대를 만들어 25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었다. 특히 통합당이 지난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던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을 모두 받아들이자 TK를 노리는 범보수당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박 전 대통령이 통합당 중심의 단결을 요청하면서 통합당 TK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 ‘박심’을 끌어들일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높다. 결국 공천에 탈락하더라도 통합당의 공천에 승복할 수밖에 없어진 셈인데, 역으로 그로 인해 통합당의 TK 공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향후 통합당이 범보수당을 얼마나 잘 포용할 수 있을지는 변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오자 일단 범보수당들은 ‘대의’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자유공화당을 창당한 김문수·조원진 공동대표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대한 큰 결단으로 크게 환영한다”면서도 “미래통합당은 하나로 힘을 합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며 나름의 지분을 요구하는 태도를 보였다.
   
   
   물갈이 더욱 속도 낼 듯
   
   현재 통합당 소속 TK 현역들 중 ‘명예로운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도 자발적인 것이라기보다 공천위의 압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TK 지역 불출마 선언 의원은 지난 3월 4일 기준 모두 5명으로, 대구의 유승민·정종섭, 경북의 김광림·장석춘·최교일 의원 등이다. 전체 TK 현역(20명)을 기준으로 하면 25%에 불과해 현역 24명 중 10명(41%)이 불출마를 선언한 PK(부산·경남) 지역과 비교된다.
   
   주지하다시피 TK 지역은 보수당에는 공천이 곧 당선인 곳으로, 통합당 당직자들이 ‘사실상 비례대표를 뽑는 지역’이라고 부를 정도다. 현재 대구 지역의 경우 12곳 중 9곳을, 경북 지역의 경우 의원직 상실이 이뤄진 경산, 고령·성주·칠곡 2곳을 제외한 11곳 전체를 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TK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의 직격탄까지 맞았다. 대구에서 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이번에 공천 심사에도 참여한 A후보는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선거 운동이 문제가 아니다.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크다”며 “이번에 통합당 공천받고 당선되지 못하면 그냥 죽어버려야 한다고 본다”고 거칠게 이야기했다. 그는 또 “여당 예비후보가 없는 지역도 있다”며 “아마 이곳은 벌써 (여당에서) 포기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무수한 뒷말 남긴 ‘깜깜이 공천’
   
   그동안 TK 공천은 과거 보수당 내부에서 ‘깜깜이 공천’으로 통했다. 과거 이곳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한 인사는 “(선정 과정을) 아무도 모르고, 뒷배가 누군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혹시 공천 재심을 청구해서 결과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냐”며 “왜 공천을 받았는지, 왜 못 받았는지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번에도 TK 지역 통합당 공천 신청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깜깜이 공천” “시험 문제는 아는데 답은 모르는 면접” “갈수록 도돌이표” 등의 말이 오가고 있다.
   
   TK 출마 경험이 있는 한국당 전직 당직자는 “TK는 출신학교·지역으로 서열이 확실하다. 이곳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이러한 관계를 잘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사전 비용이 많이 들고 치열한 예선(공천)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과거에 TK 공천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4월 19대 총선 대구 북구갑 공천의 경우 애당초 공천 신청자가 9명이었다. 그러다가 1차에서 5명으로 압축됐고, 다시 2차에서 2명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최종 공천자는 수성구갑에 공천 신청을 했던 권은희 의원이었다. 이른바 전략공천이었는데 당연히 ‘이럴 거면 공천 심사를 왜 했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사실 TK 지역은 19대 총선부터 친박 경쟁이 치열했다. 누가 더 친박이냐는 이른바 ‘진박’ 경쟁이 20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공천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지 의사보다는 후보들 간에 ‘내가 진짜 친박’이라고 경쟁하는 촌극이 이어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진박 돌려 막기’라는 비판도 있었다. 곽상도 청와대 전 민정수석이 대구 달성군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가 중·남구로 옮겨 왔기 때문이다. 곽 전 수석이 비켜준 달성군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 현 의원이 공천됐다.
   
   
▲ 지난 3월 3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장에 들어간 대구 중구 서문시장. photo 뉴시스

   “당 어려울 때 뭐 했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TK는 권력 연고가 결국 공천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면 소신 없이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자리보전만 한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대구 지역보다 여의도에서 눈치만 보다 보니 소신발언 한번 못한 국회의원들이 많다”는 비판이 지역에서도 제기되는 형편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비판적인 지역 분위기 속에서 물갈이 압박이 어느 곳보다 심하다. 한 전직 고위 당직자는 “TK 의원들이 과거 친박, 진박 등 온갖 말장난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더니 막상 탄핵 때 무슨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몸으로 막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여론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TK 현역들에 대한 당의 대체적 분위기도 나와 같을 것”이라며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통합당 TK 면접은 현역의 경우 여의도에서, 여타 후보자들은 화상면접으로 진행됐다. 직접 대면 면접을 한 현역 의원들에게는 “당이 어려울 때 뭐했냐”라는 질문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이 말실수가 맞느냐”(정태옥 의원), “4선인데 존재감이 없다”(주호영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의 약점을 찌르는 질문도 많았다고 한다. 확실히 강도 높은 공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향후 행보도 TK 공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3월 5일 공천 탈락한 이들이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TK 공천 탈락자들도 탈당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홍준표 전 대표는 경남 양산을에, 김태호 전 지사는 고향(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집했지만 모두 공천 탈락했다. 이들 거물들이 당의 요구에 따를지 혹은 자신의 길을 갈지가 TK 공천을 비롯해 선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근혜 추가 메시지 나올까?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가 메시지도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31일 박 전 대통령의 파기환송심 두 번째 기일에서 “김기춘 전 실장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때문에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밝힌 바 있다. 만일 당일 결심 공판이 진행되었다면 박 전 대통령은 3·1절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특별사면 대상은 형이 확정된 사람만 해당된다. 박 전 대통령이 형을 확정받은 사건은 2018년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된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뿐이다. 별개로 진행 중인 국정농단 재판의 경우 2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8월 29일 “뇌물 혐의는 분리해 선고하라”며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실 법조계에서는 늦어도 2월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나머지 선고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총선 전 재판 결론이 날 경우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4·15 총선 전에도 재판 결론을 내기 힘들도록 일정이 잡히자 일각에선 사법부가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재판 기일은 4·15 총선의 공식 후보 등록(26, 27일) 하루 전인 3월 25일로 잡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이날 박 전 대통령 본인 혹은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무언가 추가 메시지가 나오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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