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이해찬,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이해찬,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4월 15일 오후 5시30분 더불어민주당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개표상황실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당직자와 지지자들은 뒤에서부터 자리를 메웠고 핸드폰으로 각 지역별 선거사무실 분위기 등을 지속해서 체크했다. 네이버에 ‘민주당’을 검색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를 체크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목소리는 차분하되 자신이 넘쳤고 표정은 연일 밝았다. 출구조사 시간이 다가오자 단체 셀카를 찍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들의 시선은 모두 그를 향했다. 일부 지지자는 그에게 “그때 뵈었는데 기억하시죠”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선거 소회를 먼저 밝히기도 했다. 그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표정은 긴장돼 보였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선거 결과 나올 때까지 겸허한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 결과를 예감한 듯 민주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때 표정관리에 신경 써달라는 입단속이 계속됐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5분을 앞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개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면 환호성 등은 자제해주십쇼" "차분한 분위기 유지해주십쇼”라는 내용의 당부의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 이 때문인지 출구조사 발표 직후 과거처럼 큰 환호성은 없이 박수만 10여분간 이어졌다.

같은 시각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미래통합당의 개표상황실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몇 시간 전부터 이미 침체된 분위기였다. 당직자와 당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메웠지만 침묵 속에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높은 투표율이 미래통합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달리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개표상황실에는 웃거나 큰 목소리로 떠드는 사람은 없었다.

출구조사 발표 약 10분 전인 오후 6시4분, 황교안 대표가 상황실로 들어서자 모든 참석자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환호성은 없었다. ‘졌지만 고생하셨다’고 쳐주는 무거운 박수였다. 황 대표를 향한 박수는 3분간 이어졌다. 황 대표는 당직자들과 주먹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오후 6시15분, 횡렬로 세워진 10대의 TV 화면에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당은 150~170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7~13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결과였다. 이 결과에 놀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만 서울 종로 출구조사에서 황 대표가 이낙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에 10% 가까이 뒤지는 것으로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번 총선 격전지였던 서울 광진을, 동작을 등에서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가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황 대표를 향한 카메라 플래시 소리만 상황실을 메웠다. 미래통합당 개표상황실에 처음 환호성이 나온 건 서울 강남갑의 태구민 후보 출구조사에서 10% 가까이 앞서는 결과가 화면에 나타났을 때였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뒤이어 나오는 격전지 출구조사 결과마다 적막이 흘렀다.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당선자 예측이 17~20석으로 나왔을 때도 비례 후보자들 사이에서 환호는 나오지 않았다. 황 대표와 당 지도부들이 모두 자리를 떠난 이후, 상황실 구석에서 미래통합당 당직자들만 기자들에게 들리지 않게 소곤소곤 대화를 나눴다.

“격전지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어.” “그래도 130석은 될 거라고 봐.”

키워드

#4·15 총선
이성진·곽승한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