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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 토지공개념이 뭐길래…]  文의 부동산 정책 시즌2… 이용선, 깃발 들고 좌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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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호]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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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토지공개념이 뭐길래…]文의 부동산 정책 시즌2… 이용선, 깃발 들고 좌클릭?

▲ 2018년 이용선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단과 만나 포부를 밝히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양천을에 출마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용선(62) 당선인은 지난 4월 2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을 빠르게 정착시켜 부동산이나 투기 개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21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자. 그게 어렵다면 토지공개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선되자마자 첫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을 언급한 것이다. 이 의원은 시민운동가 출신 초선 의원이다. 초선 의원의 한마디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의 발언은 21대 국회에서 정부 여당이 추진할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지금보다 한 단계 ‘좌클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이런 예상의 근거는 이 당선인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 때문이다. 그는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나눔과동행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를 거치면서 시민·노동·통일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시민운동의 핵심인사 중 한 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두 번째 시민사회수석을 맡은 데에도 이런 시민운동 경력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그의 무게감을 시민사회수석 경력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당선인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주간조선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도록 기여한 인사가 바로 이용선 당선인”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2011년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합쳐진 민주통합당에서 공동대표를 지냈다. 당시 다른 공동대표 한 명은 원혜영 의원이었다. 현 민주당의 한 당직자 역시 “당시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로 명망은 있었지만 민주당 당원은 아니었다”며 “문 대통령은 민주당, 한국노총, 시민사회 일부가 통합할 때 시민통합당을 통해 민주당에 들어갔는데, 당시 시민통합당 대표가 이용선 현 당선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대표 등이 친문 주류로 꼽히고 있지만, 이 당선인은 정치권 밖에서 친문 비주류, 시민사회계의 좌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이후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동안 이 당선인은 꾸준히 제도 정치권 안으로 들어오려고 시도했다. 그는 1992년에는 한국사회주의노동당 발기인 대회를 치르면서 정당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성사시키진 못하고 민중당과 통합해 같은 해 통합민중당으로 총선을 치렀다. 주대환 현 사회민주주의연대 대표가 당시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이 당선인은 당시 창준위 대외협력부장이었다. 통합민중당은 2%의 득표율을 달성하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대, 20대 총선 때도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적이 있지만 두 번 다 미래통합당의 김용태 의원에게 패배한 뒤 이번에야 국회에 입성했다.
   
   이 당선인이 문 대통령을 정치권 외부에서 꾸준히 도왔던 인사라는 점, 시민사회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 점 등에서 그가 21대 국회 과제로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개헌을 언급한 것은 간단치 않다. 180석(열린민주당 제외) 여당이 추진할 경제 분야 해법으로 ‘토지공개념’과 ‘이익공유제’를 꼽는 이들이 이미 많다.
   
   
   시민사회 대부 이용선이 군불 지펴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공공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반드시 토지 소유나 이용을 제한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대 수익 제한, 보유 토지에 대한 이익 환수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다. 토지공개념은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와 비슷하다. 경제민주화는 헌법(제119조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반면 토지공개념은 명시 조항이 없다. 다만 헌법 제122조에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토지공개념 관련 조항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보통 토지공개념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사람으로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를 든다. 그는 1879년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이라는 책에서 땅 소유주가 받는 지대를 전부 세금으로 걷고, 다른 세금을 모두 없애자는 ‘단일토지세’를 주장했다. 토지에서 나오는 지대(rent)를 세금을 통해 걷자는 주장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2018년 3월 대통령 개헌안에 122조 2항을 신설해 토지공개념 조항을 삽입한 바 있다. 개헌안에 명시된 조항은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개헌안은 60일 내 처리돼야 했는데, 야권의 반발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폐기됐다. 당시 개헌안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이 주도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국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마련했다.
   
   이번에 이용선 당선인이 말한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개헌 주장은 당시 청와대가 내놓은 개헌안과 궤를 같이한다. 아예 헌법 조문에 토지공개념을 집어넣자는 이야기다. 개헌을 통해 헌법에 명시할 경우 정부나 의회 권력이 바뀌어도 개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 때문에 이 당선인의 토지공개념 발언은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 2011년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범야권 시민사회가 참여한 민주통합당이 야권 통합정당 출범을 선언한 모습.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과 함께 이용선 당시 공동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 원혜영 공동대표(앞줄 왼쪽 세 번째)의 모습이 보인다. photo 뉴시스

   토지공개념이 뭐길래
   
   물론 여권에서 토지공개념을 언급한 것은 이용선 당선인이 처음이 아니다. 추미애 전 대표(현 법무부 장관)부터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공개석상에서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추미애 장관은 2017년 9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금 한국 경제는 ‘지대(地代) 추구의 덫’에 걸려 있다”며 “필요하다면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생산력이 아무리 높아져도 지대가 함께 높아진다면 임금·이자는 상승할 수 없다’는 헨리 조지의 이론을 인용했다. 이해찬 대표 역시 “토지는 제한된 공급재인데 유동성은 매우 커졌고, 토지는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토지공개념의 실체를 만들지 않아 토지 공급이 제한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지난 2월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에 대해서는 헌법 정신에 있느냐는 논쟁이 있는데 저는 있다고 본다. (개헌 논의를 통해)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개헌을 통해서든 그렇지 않든 중요한 건 실제로 토지공개념이 어떤 법률을 통해 우리 생활 속에 어떻게 구현되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헌법하에서 제정된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로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등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 중 앞의 두 개는 헌법 불합치나 위헌 판정을 받아 사실상 무력화됐다. 현재 토지공개념의 현실 적용과 관련해 유력한 정책수단으로 언급되는 것은 보유세를 강화한 후 이 세금을 분배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장면이 있다.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도한 경기도청 예산정책협의회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경기도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모든 토지에 공개념을 도입해 보유세를 부과하고 이를 국민에게 100% 돌려주는 기본소득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토지나 건축물을 보유하는 데 부과하는 세금을 늘린 후 이를 걷어들여 다시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제안이다. 앞선 이해찬 대표의 발언도 이 지사의 이 정책 구상과 관련해서 나온 얘기다.
   
   그간 토지공개념에 대해 언급한 여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해 봐도 비슷한 맥락이 보인다. 즉 앞으로 경제 성장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활성화나 인프라 구축 등 경기부양책을 쓸 건데, 이 부양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과실을 소수가 아니라 다수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여권 인사들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 도입의 핵심 취지다. 이를 위해서는 세제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권에서는 굳이 토지공개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통한 세수 확보를 이미 주장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서 승리한 김두관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5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속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안 통과를 촉구했다. 종부세는 보유세의 일종이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가 문을 닫기 전에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미래통합당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번 국회서 처리하지 못하면 2020년 납부분은 인상된 종부세율을 적용할 수 없어 세수 확보를 통한 경제 위기 대응에 차질이 생긴다. 현재 제출된 종부세 개정안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주택시장 정상화에 제일 효과가 분명한 보유세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종부세는 당초 가구별 합산 과세로 도입됐지만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 개인별 합산으로 후퇴한 바 있다.
   
   일각에서 주장한 주택거래허가제 역시 토지의 소유와 처분을 공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에 근거한 정책으로 간주된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월 서울 부동산 폭등과 관련해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이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강 수석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택거래허가제는 주택을 거래할 때 아예 사전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경실련·참여연대가 논의 주도
   
   문재인 정부 출범 전부터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소리 높여 주장해온 이들은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경실련이 꾸준히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주장해 왔는데,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주간조선에 “토지공개념은 노태우 정부 때 집값이 폭등하면서 도입됐는데 경실련은 1989년 출범 당시부터 주거안정을 목표로 천명했기 때문에 경실련 출범 자체가 국민들의 주거안정성에 목표를 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만큼 국민들의 주거안정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경실련에서도 중요하다고 보는 사안”이라고 했다.
   
   경실련과 참여연대는 공통적으로 “‘공시지가’가 제대로 시세 반영이 되지 않아온 점이 우리 사회 불평등의 뿌리”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공시지가는 대부분의 토지에서 KB시세 등 실제 시세에 비해 60~70% 수준으로 낮게 평가돼 있다. 앞서 경실련은 2018년 말 자체 조사한 강남 아파트의 30년간 공시지가 상승분을 발표하면서 국토교통부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경실련은 “토지공개념의 뿌리인 ‘공시지가’ 조작의 몸통을 밝혀내라”라는 성명을 통해 “공시지가는 토지공개념의 뿌리와도 같다. 그러나 매번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부동산 부자와 재벌 대기업에 막대한 특혜를 제공하며 오히려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자산 불평등 심화 현상의 핵심원인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조작해온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때문”이라는 것이 경실련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달 국장은 “가장 중요한 건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 논란이 나오기도 하지만 국가의 강제수용권이라고 본다”며 “국가에 (토지 등에 대한) 강제수용권까지 부여한 건 결과적으로 공공주택을 늘려서 국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목적을 실현하라는 것인데 현재 보면 주택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집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개발이익환수제와 보유세가 모두 약화된 상황이고 문재인 정부 들어 조금 강화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이전에 이미 많이 약화된 상황”이라며 “현 정부는 가능한 여러 가용 수단을 동원해서 집값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지공개념이라는 개념 자체에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헌법에 넣으려는 개헌은 아무리 180석 거대 여당이라고 해도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재인 정부 개헌안이 발표된 당시에도 야당을 중심으로 “시장경제와 헌법 뼈대를 건드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등 관련법 또한 사유재산과 재산권 침해로 대부분 위헌 결정이 났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우회적으로 정책에 반영할지 몰라도, ‘토지공개념’이란 단어 자체가 언급되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분위기다.
   
   
   개헌까지 가기에는 부담
   
   민주당 한 당직자는 “이전에 강기정 정무수석이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거론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이용선 당선인이 또 토지공개념 발언을 해서 청와대가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국민을 책임진다는 건 의식주 제공이나 재난 책임에 방점을 두는 것이지 토지의 소유권까지 가져간다는 건 아니다”라며 “집값이 폭등하면서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현재의 부동산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든 동의하겠지만, 굳이 토지공개념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경실련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공시지가 상승, 기업 보유 토지에 대한 세율 강화 등을 통해 토지공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달 국장은 “이미 현행 헌법 안에도 토지공개념의 정신은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개헌을 통해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문화하고 국회에서도 여당이 다수가 된 만큼 법률상으로도 더 구체화해서 토지공개념 관련 조항이 무력화된 것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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