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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07호] 2020.05.11

단독 180석 등에 업고 文 임기 후반 낙하산 투입 예고

▲ 청와대 전경 photo 조선일보
오랜 기간 사장 자리가 비어 있던 공기업과 정부 입김을 강하게 받는 민간기업들이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려 사장을 뽑지만 결국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서 낙점한 인사들을 뽑는 요식행위란 비판이 나온다. 해당 기업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번 총선에서의 압승을 등에 업은 채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인선작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의 기부금 유용 혐의 수사로 지난해 11월 사장이 물러난 홈앤쇼핑은 총선 이후 사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홈앤쇼핑은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이고, 시중 은행들이 주요 주주여서 사실상 정부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대표이사를 희망하는 여러 인사들이 비공개 정보를 획득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줄을 대고 있다는 말이 무성했다”며 최근 진행된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홈앤쇼핑 홈페이지에도 모집공고가 없으니 공개모집이 아니다.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에도 문의하였으나 주주들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해오지 않았다는 답변이 있었기에 개별모집도 아니었다. 공개모집도 아니고 개별모집도 아닌 방법으로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를 보면, 대주주들이 회사 현직 임직원도 아니고 퇴직 임직원도 아닌 엉뚱한 사람들을 추천해서 그 과정에 대주주들에게 모종의 압박과 권력 라인이 작용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높다.”
   
   취재 결과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총선 후 농협경제지주, IBK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주주사들에 “4월 24일까지 사장 후보를 추천하라”는 공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주사들이 “어차피 청와대가 낙점하는 인사에 들러리 서기 싫다”며 대부분 후보 추천을 거부했고, 농협중앙회만 1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결국 농협중앙회가 추천한 후보 1명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후보 1명이 사장추천위원회에 올라갔고, 이 중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후보가 낙점됐다고 한다. 홈앤쇼핑의 한 전직 임원은 “이미 후임 사장이 낙점됐는데 낙하산 논란을 의식한 청와대와 중소기업중앙회 측에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홈앤쇼핑은 엄연히 민간기업인데 정부에서 인사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 인사는 아니라고는 들었는데 청와대가 추천한 인사인 것은 맞는다는 것이 내부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광물공사 2년여 만에 사장 선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산하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공사) 역시 공교롭게도 총선 이후 신임 사장 선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공사는 2018년 6월부터 현재까지 남윤환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기업이 2년 가까이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현재 광물공사는 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해외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만 연 1조원 넘는 금융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투자 문제가 부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광물공사의 지분은 100% 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책임이다. 정부 여당에서는 강원랜드 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을 통해 손실액을 메우겠다는 입장이지만, 광해공단 노조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법안이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광물공사 사장직은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린 후 공모를 통해 뽑는다. 하지만 공모는 요식행위일 뿐 사실상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나 산업부 출신 인사들이 줄곧 사장직을 도맡아왔다. 문제는 현재 광물공사 부실 원인의 하나가 바로 산업부나 산업부 출신 인사들에게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 고위직들은 자원외교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 때는 자원외교 첨병처럼 광물공사가 MOU 체결하는 곳에 참석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가, 박근혜 정부 때부터는 자원외교와 선을 그어왔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해외자원개발 혁신TF’를 출범시키면서 2008년부터 추진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계약서와 경제성 평가자료 등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광물공사 외에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도 포함됐다. 해당 공사들은 ‘해외자원개발 추진 실태와 반성, 그리고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어 ‘혁신TF’에 제출하기도 했다. 사실상 산업부 차원에서 현 정권에 제출하는 반성문과 같았다. 그런데 여기에 산업부의 책임은 빠져 있었다.
   
   산업부 주도로 추진했던 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지금의 상황까지 왔다는 점에서 신임 광물공사 사장에는 청와대나 산업부 낙하산이 아닌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산업부가 사장 공모 작업을 뭍밑에서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요식행위나 다름없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산업부와 광물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산업부는 최근 광물공사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광물공사 비상임이사에 외부인사 한두 명이 더해져 꾸려진다. 특히 비상임이사보다는 산업부 추천으로 포함되는 외부인사의 입김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외부인사로 멕시코 볼레오 사업을 주도했던 고정식 전 사장 시절 임원이 거론되고 있다. 즉 광물공사 부실의 책임을 따지고 조직을 추슬러야 할 신임 사장을 뽑는 작업에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인사의 측근이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광물공사 혁신TF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결국 산업부가 청와대 추천 인사나 산업부 출신 인사를 내려꽂겠다는 사전 정지작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럴 경우 광물공사 부실 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산업부의 책임은 영원히 덮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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