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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14호] 2020.06.29

동시다발 악재로 추락하는 문재인 지지율의 실체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 ylhong@chosun.com

▲ 지난 6월 23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photo 뉴시스
4월 총선 이후 70%대까지 치솟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50%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55%였다. 지난 5월 초 조사의 71%에 비해 한 달 반 만에 16%포인트 하락했다.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한국리서치 조사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5월 셋째 주 63%에서 6월 셋째 주에는 53%로 하락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5월 셋째 주 62.3%에서 6월 셋째 주에 53.4%로 떨어졌고 4주 연속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다.
   
   갤럽 등 조사 회사 측은 “지난 6월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남 비난 담화 등 대북 관계 악화가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문 대통령 임기 초반에 지지율 고공행진의 ‘효자’ 노릇을 하던 북한 변수가 오히려 국정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된 셈이다.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한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북한과의 관계’(29%)를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6%)보다 더 많이 꼽았다. ‘북핵·안보’(8%)도 문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 3위에 올랐다. 얼마 전인 6월 첫째 주 갤럽 조사에선 문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는 이유 중 ‘북한과의 관계’가 4%에 불과했고 ‘북핵·안보’는 아예 순위에 없었다.
   
   한편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측정한 ‘국정 방향 공감도’ 항목이 있었다. 6월 셋째 주에 실시한 이 조사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가 45%로 5월 초 조사의 54%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국정 방향에 공감하는 국민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조만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도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더구나 최근엔 북한 문제 이외에도 문 대통령 지지율에 부담을 주는 악재(惡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기로 결정한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대표적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으로 인해 취업준비생이 많은 20대에서는 “이게 공정이고 평등이냐”란 불만과 함께 불공정 논란이 벌어졌다. 여러 취업사이트에선 ‘공부 대신 시위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란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고, 하루 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았다. 최근 떠오른 인국공 사태는 아직 정부·여당 지지율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된 이슈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론조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국공 사태가 20대의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찼다면, 정부가 내놓은 ‘6·17 부동산 대책’은 주택 실수요자인 3040세대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 때문에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조합원 거주 요건 강화 등 초강력 규제가 포함되면서, 집을 사고 싶은 무주택자의 경우 자금줄이 막히는 유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집을 살 때 자금 여력이 부족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3040세대에선 “평생 전세나 월세 살라는 거냐”란 한탄이 쏟아졌다. 인터넷에선 “자가 보유자가 늘어나면 그 지역이 보수화된다”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책 ‘부동산은 끝났다’를 인용하며, “개천에서 용이 아닌 가재·붕어·개구리로 계속 살라는 얘기”라는 반응도 나왔다.
   
   

   ‘인국공’ 20대, ‘부동산’ 30대 주목
   
   이와 관련해 “20대와 3040세대는 현 정부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지만, 인국공 사태와 집을 사고 싶은 3040세대를 고려하지 않은 부동산 정책이 실점(失點)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5월 첫째 주와 6월 셋째 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20대(66→53%), 30대(77→60%), 40대(85→67%) 등으로 하락 폭이 컸다. 20대와 3040세대의 지지율이 여기서 더 하락한다면 전 연령층 평균치도 50% 선을 유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보수층 비중이 높은 6070세대에선 이미 문 대통령 지지율이 47%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6070세대는 최근 국회 원(院)구성과 관련해 거대 여당의 일방적 독주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정부 이후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행을 깨고, 지난 6월 15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였다. 얼마 전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선 국회 원구성에 대해 ‘국회 관례대로 합의하여 구성’(56%)이 ‘총선 결과대로 여당 주도하에 구성’(37%)보다 높았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은 ‘여야가 합의해서 구성하라’는 의견이 각각 55%와 64%로 다수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5월 초에 70% 안팎까지 급등했던 것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긍정 평가와 총선 압승이란 ‘이벤트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면서 핵심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와 보수까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리더십에 긍정적 점수를 주는 ‘대세 현상’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대통령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이 같은 이벤트 효과의 영향은 오래 지속되기 쉽지 않다”며 “이제부터는 각종 정부 정책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각 분야의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한국리서치가 12개 분야의 정책을 평가한 조사(6월 19~22일)에선 보건·의료(77%), 복지·분배(57%), 사회 안전(56%), 환경(53%) 등 4개 분야만 긍정 평가가 50% 이상을 기록했다. 에너지(45%), 교육(43%), 외교(40%), 여성(35%), 일자리·고용(35%), 대북(30%) 등의 정책에서는 긍정 평가가 30~40%대에 그쳤다. 저출산·고령화(26%)와 주거·부동산(25%)이 최하위였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영원히 높을 수는 없다”며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평가가 냉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배 소장은 “총선 압승으로 이제는 ‘발목 잡는 야당’이라며 야당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침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문 대통령과 여당에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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