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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8호] 2020.07.27

‘이여자’마저… 文 지지 핵심층도 이탈 중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 ylhong@chosun.com

▲ 지난 7월 21일 국무회의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photo 뉴시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이여자(20대 여자)’의 철옹성 같았던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초에 90%대까지 치솟았던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이후 40%대로 폭락했다. ‘페미니즘 대통령’을 표방했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당초 탄탄하지 않았던 ‘이남자(20대 남자)’와 달리, 그동안 지지가 견고했던 ‘이여자(20대 여자)’도 박원순 사태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의 7월 셋째 주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6%로 일주일 전 47%에 비해 1%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들어 최고치였던 5월 첫째 주(71%)보다 25%포인트 떨어졌고, 5월 넷째 주(65%) 이후 7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7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 사이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연령층은 일주일 동안 10%포인트나 하락한 20대(46→36%)였다. 30대(52→53%), 40대(62→59%), 50대(42→46%), 60대 이상(40→39%) 등 다른 연령층에선 등락 폭이 크지 않았다.
   
   
   ‘이여자’ 지지율 일주일 만에 15%포인트 하락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그동안 현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던 여성이 주도했다.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57%에서 42%로 15%포인트나 하락해서, 전체 응답자의 문 대통령 지지율 평균치(46%)에도 못 미쳤다.
   
   특히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여성(56%)과 40대 여성(54%) 등 30~40대 여성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불과 2주일 전만 해도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63%로 30대 여성(60%)과 40대 여성(59%)보다 높았지만 박원순 사태를 거치면서 급변했다.
   
   갤럽 조사에서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조국 사태 여파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전체 응답자에서 39%를 기록하며 40% 선이 무너질 때에도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52%였다. 갤럽 측은 “여당 소속이던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20대 여성의 반감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 정권은 여성 특히 20대 여성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출범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앞둔 2월 “사회 전반에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페미니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국정 100대 과제로 ‘젠더폭력방지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신설 등도 내걸었다.
   
   그 결과 정부 출범 직후 갤럽 조사에서 2017년 7월 20대 여성의 월평균 지지율이 무려 95%에 달했다. 당시 이들은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1%에 불과했다. 20대 여성의 대부분이 문 대통령을 지지했고, 모든 성·연령층 중에서도 지지율이 최고치였다.
   
   그동안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에 대해선 젠더(성별) 이슈와 관련한 해석이 많았다. 여성 장관 비율을 3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하는 등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겠다는 문 대통령의 여성 친화적 행보가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성폭력 문제에도 관심을 쏟은 것과 관련해 ‘이전 정부에 비해 뭔가 바뀌고 있다’는 기대감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청년 인재 2호’ 원종건씨의 미투 의혹으로 젊은층 여성들이 술렁였다. 4월 총선 기간에는 민주당 김남국 후보의 ‘성 비하 방송’ 논란이 있었다. 총선 직후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사퇴했다.
   
   최근 불거진 박원순 사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세 번째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성추문 연루 사건이었다. 여권(與圈)에선 20대 여성을 ‘20대 남성보다 훨씬 진보적’이라며 집토끼 취급을 했지만, 잇따른 여권 핵심 인사의 성추문 사건으로 여권에 대한 20대 여성의 실망감이 커졌다.
   
   최근엔 대학가를 중심으로 박원순 사태 진상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연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대자보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서울대에 걸린 대자보에는 ‘죽음도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수많은 포스트잇이 함께 붙었다. 고려대 후문 게시판에는 청테이프로 만든 ‘박원순 더러워’란 문구가 붙었다.
   
   지난 7월 14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 중에서 64.4%였고 20대에선 76.1%에 달했다. 특히 20대 중에서도 여성은 79.9%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이여자’가 흔들리는 건 여권 위기 신호
   
박원순 사태는 그에 대한 칭송과 옹호가 이어지고 ‘닥치고 추모’를 강요한 여권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14~16일 실시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42%로 3년 사이에 최고치였던 2017년 7월 9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원순 사태가 벌어지기 2주일 전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여성(63%)과 20대 남성(38%)의 차이가 25%포인트에 달했지만, 최근엔 20대 여성(42%)과 20대 남성(30%)의 차이가 12%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상대적으로 반여(反與) 성향이 강했던 20대 남성과 친여(親與) 성향이던 20대 여성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문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서 36%로 30대(53%), 40대(59%), 50대(46%), 60대 이상(39%) 등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진보 진영에서 성인지 감수성과 도덕성 부족을 드러내는 연이은 헛발질로 20대 여성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20대 여성이 영원히 여권의 버팀목일 것으로 봤다면 큰 착각”이라고 했다. 고용 한파가 심각해지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반여’로 표출될 수 있는 불만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고용 문제에 민감한 20대는 조국 사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등 정부의 불공정과 관련한 반발이 컸다”며 “현 정권에서 젠더 이슈가 많이 부각되면서 20대 남녀의 지지율 차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불공정과 이중성에 실망하는 것은 똑같다”고 했다. 조일상 메트릭스 사장은 “20대 여성의 지지가 흔들리는 것은 여권으로선 위기 신호”라며 “진보 정치권이 핵심 가치로 내걸었던 공정, 평등, 정의 그리고 도덕성이 훼손됐다는 불만이 큰 20대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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