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8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8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가만히 있으니 지지율이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176석 거대 여당의 일방적 질주에 과거처럼 장외투쟁이나 ‘막말성’ 공격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8월 3~5일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통합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3.1%포인트 오른 34.8%로 나타났다. 민주당(35.6%)과의 지지도 격차가 1% 이내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통합당이 37.1%의 지지를 얻어 오히려 민주당(34.9%)를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1.7%로 나타나, 3주 연속 부정 평가가 긍정평가보다 앞섰다.

여야의 지지도는 대체로 반비례한다.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수록 야당은 ‘반사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직후 꺼내든 ‘기본소득’ 이슈 외에는 최근 별다른 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나마 지난달 30일 윤희숙 의원의 ‘저는 임차인입니다’ 5분 연설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 받아 “무기력하던 야당에서 희망이 보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은 연이은 논란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21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 이상직 의원의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편법증여 논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등이 연달아 불거졌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이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현재로선 민주당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김종인 비대위의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독주하는 여당을 향해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처럼 장외투쟁, 삭발, 단식, 막말 등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차분히 맞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최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마르크스식 공산주의”라고 한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이 벌어놓은 돈을 주호영이 다 까먹는다”며 “이념으로 선동을 하면 ‘우리는 내세울 정책이 없다’고 고백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지금 통합당 지지율 상승의 70~80%는 ‘여당의 헛발질’ 덕분”이라며 “거대 여당의 밀어붙이기식 법안 처리와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 민주당 리더십의 위기가 나타나면서 중도층이 등을 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경쟁 식당을 향해 ‘저긴 불량 식품이다’고 외치기만 하지 말고 좋은 재료로 더 맛있는 음식을 내놓아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저건 안 된다’만 하지 않고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통합당이 아직 거기까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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