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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21호] 2020.08.17

민주당 제명 인사들 속속 열린민주당 입당하는 이유

▲ 지난 7월 3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민정 의원, 최 대표, 김진애 원내대표 photo 뉴시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신문식 구미시의회 의원은 지난 2월 민주당 경북도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당원 간 상호 협력을 규정하는 당 윤리규범 4조2항과 품위유지 의무를 규정하는 5조를 어겼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시장, 국회의원 등과 잦은 마찰을 빚은 것이 제명 원인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시의원과 심한 욕설을 주고받는 모습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신 시의원은 제명 처분에 불복해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 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제명된 신 시의원은 총선이 끝난 뒤 열린민주당에 입당했다. 열린민주당은 오는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3명의 후보 중 누가 대표로 선출되든 민주당과 합당할 가능성이 높다. 합당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늦어도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는 합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 이처럼 열린민주당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기존에 물의를 일으켜 당에서 제명된 기초의원 역시 민주당에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열린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규가 완비되지 않은 빈틈을 노린 입당”이라며 “기초의회 의사국이나 시도당이 중앙당에 문의전화조차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일반 당원도 아닌 기초의회 의원인데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정당에서는 보기 힘든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이 총선 전 급조되면서 정당으로서의 기본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데다 지금도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만 기다리면서 이를 갖추려는 의도조차 없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올라도 상관없다. 세금만 잘 내시라”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탄 김진애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열린민주당은 ‘검찰개혁’의 선봉에 서 있는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김진애 원내대표 등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이들은 많지만 정작 정당으로서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신 의원 사례 같은 일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수시의회의 송재향 시의원 역시 신문식 시의원처럼 민주당에서 나간 뒤 열린민주당에 다시 입당한 사례다. 송 시의원은 지난 3월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지지하지도 않는 후보와 다음 공천을 기약하며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인 채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며 “이 시간 이후로 민주당에 대한 합리적 지지나 이성적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탈당 이유를 밝혔다. 당시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와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달랐던 것이 탈당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송 시의원 역시 총선이 끝난 뒤 조용히 열린민주당에 입당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열린민주당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다시 민주당 소속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합당되면 도로 민주당?
   
   이처럼 민주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기초의원들이 열린민주당에 입당할 수 있었던 것은 열린민주당의 시도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다. 일반적인 정당의 경우 시도당이 중앙당에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이 사람을 당원으로 받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의 경우 시도당이 제대로 조직되지 않았고 당규도 완비되지 않아 민주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시의원들을 걸러내는 절차가 없었다. 신 시의원의 경우 온라인 입당 절차를 통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고 한다.
   
   지난 7월 초 국회에서 열린 3차 추경안 본회의 표결 당시 발생한 강민정 의원의 ‘이탈표’ 역시 열린민주당의 정당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강 의원은 표결에서 범민주당계 의원들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열린민주당은 창당 당시부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창당했는데, 당시 추경안의 조기 통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요청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통과를 요청한 사안에 대한 이탈표가 발생하자 범민주계 지지성향 유권자들의 비판이 쇄도했고, 직후 열린 최고위에서 최강욱 대표는 “강 의원의 표결이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초보 정치인의 한계를 성찰하고 스스로 다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전교조 서울북부지회장 출신으로 지난 총선 때 비례 3번을 받아 처음 등원한 강 의원은 당시 교육위원회에서 804억원으로 증액됐던 초·중·고 방역 예산이 84억원으로 감액돼 본회의에 오른 데 반발해 추경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월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고 손혜원 전 의원이 합류하면서 창당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원 투표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출범을 시킨 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유사 비례정당’이라고 부르며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 직후 문 대통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직접 축하전화를 하면서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합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슬로건이 ‘더 강한 민주당’일 정도로 친문 강성 유권자들이 주 당원을 이루고 있다. 현재 당원이 1만명을 넘는데, 후원금으로만 월 3000만원 이상 들어온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당시 최강욱 대표와 김진애 원내대표를 포함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하지만 선거 결과 예상보다 낮은 5.42%의 득표율을 받아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 후원회장은 손혜원 전 의원이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이후 원내총회를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원내 의석이 3석인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100여석씩을 보유한 양대 정당처럼 정기적인 의총을 열 필요는 없다. 열린민주당과 마찬가지로 3석을 보유한 국민의당도 정기적인 시점을 정해놓고 의총을 열지는 않는다고 한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우리 당은 그때그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의총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원내 정당들은 매주 두 번씩 의총을 연다. 열린민주당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의총 형태의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열린민주당은 매주 월요일에 최고위 회의를 열고 있다. 보통 오전 9시나 9시30분에 최고위를 여는 다른 정당들과 달리 열린민주당은 오전 10시30분에 최고위를 연다. 전남 목포시장을 지낸 박홍률 최고위원을 포함한 최고위원들이 주말에 지방에 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은 원내행정실도 없어 국회사무처가 열린민주당 원내행정 담당이 어디냐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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