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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4호]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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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태영호 의원이 본 미 대선 이후 미·북 관계 전망

▲ 지난 7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긴 태영호 의원. photo 뉴시스
초선 태영호(개명 태구민·서울 강남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초 수해복구 현장에서 변기뚜껑을 들고 진흙투성이가 된 사진으로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58세 만학도로 국민대에서 법학석사를 받고 박사학위까지 도전하겠다고 밝혀 또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1일 오후 전화 인터뷰에서 태 의원은 수해복구 참여에 대해 “북한 외교관으로 험한 일을 안 해 봤을 것이라고 말들 하는데 북에서 공무원들은 금요일마다 농장, 건설 현장에 가서 노동을 해야 한다”며 “북에서도 많이 해 본 일”이고 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북한 정세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해온 태 의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20년 안에 레짐컬랩스(regime collapse·정권붕괴)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 최근 국정원이 ‘김여정 위임통치’라는 말을 써서 논란을 빚었는데 적당한 표현이라고 보나. “역할 분담이라고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김정은이 모든 문제를 처리할 수는 없다. 김정일 때부터 그랬다. 하루에 외교성에서 김정일에게 올라가는 문건만 수백 장이다. 이것을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기실에서 중요한 것만 올려 사인을 받는데 이것을 ‘비준방침’이라고 한다. 그 밑은 ‘비준문건’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김정일이 보지 않는 문건들이다. 과거 김정일이 뇌졸중이 와서 몇 달 동안 문건을 보지 못했지만 북한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서기실에서 비준방침이라고 돌려보낼 경우 밑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승인한 것인지 아닌지 절대 알 수가 없다. 이런 과거의 예에 비춰보면 김정일 때와 지금은 달라진 것이 없다.”
   
   - 김여정의 역할을 우리의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로 보면 어떨까. “원래 그 일은 김창선이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가거나, 하노이회담 같은 큰 이벤트가 열렸을 때 총정리를 하던 사람이 김창선이다. 그런데 최근에 안 보인다. 김정일 때부터 일을 해서 나이가 많긴 하다. 실제 김창선이 정년퇴직을 하고 김여정이 그 자리에 앉았다면 엄청난 힘이 실린 것이다.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모든 문건의 길목에 김여정이 있는 셈이다.”
   
   - 김여정이 김정은 동생이라는 것을 북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나. 노동신문에 여동생이라고 밝힌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람들은 다 안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김정철은 김정은 곁에 서 있지 않았지만 김여정은 김정은 뒤에 있었다. 그전에는 북한 사람들이 김여정을 보지 못했다.”
   
   - 박지원 국정원장을 북에서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볼까. “박지원 원장은 북한 입장에서 대단히 공이 있는 사람이다. 북한과의 약속을 지켰다. 회담에서 5억달러를 가져다준다고 했을 때, 북에서 볼 때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며 의심을 했다. 그걸 한 몸 던져 해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판단해 문재인 대통령이 원장으로 앉힌 것 같다. 내가 판단할 때 북한이 한두 번은 만나 볼 것 같다. 만나서 옛날 김대중 대통령 때처럼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큼직한’ 것 하나 할 수 있을까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았고 대북제재가 촘촘하지도 않았다. (박 원장의 성과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 북한 김정은 정권을 바꾸는 ‘레짐체인지(정권교체)’가 가능한 목표일까. “결국 군사력을 동원해 외부 힘으로 정권을 바꾼다는 것인데 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레짐컬랩스(정권붕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북한 내부 모순으로 체제가 붕괴될 것으로 본다. 이것은 북한 노동신문 등 공식 매체에서도 하는 이야기다. 노동신문을 보면 북한은 핵보유국이어서 미국이 군사력으로 체제를 변화시킬 수는 없고 다만 사상 침투, 그러니까 자본주의 문화 침투가 이뤄지면 사회주의 제도가 유지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 김정은 정권이 붕괴된다면 백두혈통이 아닌 사람도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나. “김정은 체제는 20년 안에 붕괴되고 새로운 체제가 들어선다고 본다. 김씨 일가 세습체제가 아닌 중국, 베트남처럼 임기제에 의한 집단 지도체제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평일, 김한솔이 이끄는 망명정부가 대안이 될 수는 없을까. “김한솔은 지지나 옹립 세력이 전혀 없다. 김평일은 수십 년간 외국에 있었지만 철저한 감시와 통제 아래 있었다. 김정은이 잠재적으로 자신을 대체할 인물이 해외에 있는 것이 불편해 평양으로 옮겨놓았다. 이에 응하지 않은 김정남은 독살되었다. 김평일은 목숨을 건지려고 평양에 들어간 것이다.”
   
   - 지금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가 있나. “대단히 효과가 있다. 대북제재로 북한이 망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의 제재는 북한 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발전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세상 어느 시스템도 발전을 억제하면 그 안에서 불만이 표출된다. 북핵 폐기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되어야 한다.”
   
   - 북한이 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까. “우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대북전단을 원천봉쇄하자는 의도 역시 있었다.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고 용인할 수 있는 도발 수위를 북한이 정해버렸다는 의미도 있다.”
   
   -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북한 해외 재산을 압류하는 형식으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는 없을까. “피해 보상이 가능할지를 계산하지 말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토 웜비어 사건만 보더라도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은닉자산을 추적해 북한 석탄 운반선을 압류하고 해외 자금도 찾았다. 북한 재산 가운데 압류할 것을 찾아보면 없는 것이 아니다.”
   
   - 친북 인사들은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는 것은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무리한 요구라는 주장도 편다. “북한을 다른 핵 보유국과 동일한 시선으로 보면 안 된다. 북한은 미국이라는 주적이 있다. 다른 나라의 핵은 방어적 목적이 강하지만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려는 전략적 목표가 있다. 북핵 문제를 협상 몇 번으로 해결하려는 나이브한(순진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 정상회담을 다시 할까. “트럼프가 얼마 전 재선이 되면 (미·북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했고, 김정은 역시 하고 싶어 한다고 판단된다. 지난 7월 10일 김여정 담화를 보면 협상의 조건도 이야기했다. 미국이 다시 북한과 협상하려면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협상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은 한국을 겨냥한 단거리, 일본과 괌을 겨냥한 중거리, 미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로 나눌 수 있다. 7월 10일 미국에 제안한 것은 다른 것 말고 미국에 대한 핵 위협, 그러니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는 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도 관리적 차원에서 북한의 위협을 약화시키는 것이 이익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핵시설을 해체하고 검증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ICBM 해체는 몇 달 만에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이런 이야기에 귀가 솔깃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절대 하면 안 된다.”
   
   태 의원은 “지난 2년 반 동안의 미·북 협상 과정에서 최대 수혜자는 김정은”이라고 강조했다. 핵을 가지고 버티는 것이 목표였는데 핵보유국 선언 후 가장 힘든 2~3년간의 위기를 넘기고 이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길목에 들어섰다는 것이 태 의원의 진단이었다.
   
   - 대북전단이 편서풍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한에 날아가지 않아 효용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북한 황해북도 연탄호수에 평양 주재 외국 외교관들의 휴식을 위한 주말 사냥터가 있다. 김정일이 만들어놓았다. 대북전단이 그곳까지 날아온다. 북한에 날아오지도 않고 위협도 되지 않는데 없애라며 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할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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