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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26호] 2020.09.21

시너지 혹은 리스크, 엇갈리는 초선 파워

▲ 국민의힘 윤희숙·김미애·신원식 의원(왼쪽부터). photo 영상미디어·뉴시스
▲ 무소속 양정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김홍걸 의원(왼쪽부터). photo 영상미디어·뉴시스

   21대 총선 공천을 두고 국회 안팎에서는 대체로 더불어민주당에는 긍정적 평가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일사천리’에 가깝게 공천을 진행한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은 공천심사위원회의 사천(私薦) 논란과 현역 의원들의 반발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야당이 힘을 얻기 힘든 환경이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결국 ‘인물난’이 참패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3개월여 지난 지금,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양당의 초선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176석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잇따른 초선 의원들의 ‘악재’로 총선 승리 직후부터 몸살을 앓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들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며 당의 지지도가 오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
   
   
   주목받는 국민의힘 초선들
   
   대표적인 경우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다. 윤 의원은 지난 7월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반대 토론을 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로 화제가 됐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부동산정책의 문제점을 떨리는 목소리로 지적한 윤 의원의 이 연설은 부동산 카페 등에서 화제가 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윤 의원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 연설로 화제가 된 이후 윤 의원은 야당 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5분 연설을 하던 당시만 해도 윤 의원과 보좌진들 스스로 이 연설이 화제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전에도 ‘5분 연설’ 자체가 주목을 받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 의원도 이 연설로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주목을 받으면 ‘안티’도 생기기 마련. 윤 의원 휴대폰과 의원실로 항의전화와 욕설문자가 쏟아졌다. 윤 의원은 매일 아침 6시 ‘추리닝(트레이닝복)’을 입고 출근해 저녁 9시에 퇴근한다고 한다. 서울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하고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거쳐 지난 총선 당시 통합당에 영입돼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됐다. 정치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 당초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지난 총선 전 김형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윤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지역구에 출마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의원(초선·비례)도 최근 국민의힘에서 주목받는 초선 의원 중 한 명이다. 신 의원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당시 부대 관계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신 의원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맡으며 군내 대표적인 ‘작전통’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2016년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 22번을 받아 의원직에 도전했지만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8번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신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 벽에는 접경지역 지도가 붙어 있어 군 지휘관실을 연상케 한다. 신 의원은 늘 “군사전문가로서 꼭 해야 할 일을 4년 안에 끝내고 정치판을 떠날 것”이라며 “그 이상의 정치적 미래를 꿈꾸지 않기 때문에 누구한테 빚질 일도, 눈치 볼 일도 없다”고 말한다. 신 의원을 잘 아는 이들은 그가 정치에 뛰어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생도 시절부터 눈에 띄는 군인이었던 그가 4성 장군까지 진급하지 못한 것이 의외였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초선·부산해운대을)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자수성가한 김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인생 스토리 자체가 보수의 가치’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 의원을 아는 사람들은 “범인은 범접하기 어려운 자수성가 DNA가 몸에 배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철두철미한 성격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도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넘어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김 의원은 초선으로선 이례적으로 당내 상설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월 소외계층을 대변할 ‘약자와의동행’ 특위를 출범했는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미애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권유했다고 한다. ‘흙수저’ ‘여성’ ‘워킹맘’에 모두 해당하는 김 의원이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의원은 내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초선 악재
   
   반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여권은 초선 의원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며 홍역을 앓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양정숙 의원이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15번을 받아 처음 국회에 입성한 양 의원은 당선 직후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과 탈세 논란 등이 불거졌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해 소명하는 과정에서 당에 ‘거짓 해명’까지 했다고 알려져 결국 제명조치됐다. 시민당이 공천 과정에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양 의원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인 지난 5월에는 ‘윤미향 스캔들’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또 맞이해야 했다. 윤 의원 역시 시민당의 비례대표 7번을 받은 초선 의원이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부정사용 논란 등이 불거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윤 의원은 결국 사기·업무상횡령·배임 등 8개 혐의로 지난 9월 15일 불구속기소됐고, 민주당은 윤 의원의 당직과 당원권을 정지했다. 윤 의원은 여전히 관련된 의혹과 혐의를 사실상 모두 부인하고 있다.
   
   ‘DJ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초선·비례)은 재산 관련 논란으로 국회 입성 3개월여 만에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 등을 두고 형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총선 당시 ‘부동산 축소 신고’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부동산 재산으로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반포·일원동 아파트 1채씩 총 3채를 신고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16년 분양받은 부인 명의의 서울 고덕동 아파트 분양권을 총선 당시 재산으로 등록하지 않았고, 지난 2월 매입 당시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되팔았다. 또 “향후 처분하겠다”고 밝힌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를 지난 7월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 측은 “분양권이 재산신고 대상인지 몰랐다”며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김 의원을 당내 ‘윤리감찰단’에 회부해 조사하기로 했다. 4선 출신의 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당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아전인수하는 행태가 반복돼 안타깝다”며 “합리적인 모습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21대 국회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어느 당의 초선이 잘한다 못한다, 공천이 잘됐다 잘못됐다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 “국민의힘 역시 언제 어떤 논란이 불거질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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