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보석이 취소되지 않아 구속은 되지 않았다. ⓒphoto 뉴시스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보석이 취소되지 않아 구속은 되지 않았다. ⓒphoto 뉴시스

여당 주류인 친문그룹의 ‘적자’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여권 내 친문세력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여당 내 유력 대선주자 1·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두 완전한 친문계로 분류되지 않는 가운데 김 지사의 앞길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6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처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보고 이같이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친문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게 된 이유는 현재 대선주자 1·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모두 친문으로는 분류하기 어려운 주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문그룹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친문의 호감도에서 김 지사와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만큼 ‘친문의 적자’로 통한다. 김 지사는 지난 9월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대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아울러 이번 항소심을 앞두고 민주당 내 친문 50여명의 의원들이 매머드급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민주주의4.0연구원(가칭)’을 발족하겠다고 밝히면서 “친문이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구심점을 마련하고 움직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모임에는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홍영표,전해철,황희 의원 등 친문 핵심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이 모임의 지원을 받는 김 지사가 단숨에 유력 차기주자로 떠오를 것이란 예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김 지사의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친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모양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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