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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4호]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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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제원 의원 “윤석열 중심으로 정계개편 일어날 수도”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장제원(53) 국민의힘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대표적인 ‘미스터 쓴소리’로 통한다. 최근 당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내부 기류를 알려면 김종인 위원장과 장제원 의원 두 사람에게 전화해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반대로 말하면 장 의원 외에는 김 위원장의 목소리에 반기를 드는 의원들이 많지 않다는 뜻도 된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간조선과 만난 장 의원은 “난들 현재의 권력자를 비판하는 게 무슨 개인적인 득이 되겠느냐”며 “조금이라도 더 넓게 통합해서 한 사람이라도 국민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는 연대와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에 당에 계속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김 위원장의 지속적인 중도·호남으로의 확장 행보에 국민의힘 기존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다. 지난 10월 3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이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당 지지도가 밀린다는 결과가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국민의힘이 우세했던 부산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에 정당 지지도가 역전됐다는 결과까지 나왔다.(11월 9~13일 YTN-리얼미터 여론조사)
   
   부산 사상구가 지역구인 장 의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실제로 지역구에서 체감하는 지지율은 우리가 질 정도까지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우리 지지층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중도층에서는 우리의 변화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없다. 이도저도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밑바닥 정서가 불리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고도 했다.
   
   전국 지지율로 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현재 답보상태다. 당 지지율이 좀처럼 20% 후반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야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진 이유를 유력한 대선주자의 부재 현상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 의원은 “대선주자를 보고 지지하는 분들이 생기기 때문에 주자가 없어서 현재 당 지지율이 안 오르는 측면은 실제로 있다고 본다”며 “비대위원장께서 마이크를 나누고 무대를 만들고 해야 하는데 오로지 당이 한목소리이니 대선주자가 생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무대에 올라갈 사람들은 후보들인데, 판을 깔고 흥행을 시켜야 할 연출자인 김 위원장이 오히려 화장을 하고 무대 중앙에 올라가 있는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대선 가까워질수록 윤석열이 구심력”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서 조금씩 당내 대선주자들을 띄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유승민, 원희룡, 오세훈”이라고 구체적으로 세 사람을 지칭했고, 이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전 새로운보수당 대표의 사무실인 ‘희망22’ 개소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실컷 깎아내리고 이제 와서 유승민을 찾는다. 처음에 유승민, 홍준표, 안철수는 유효기간 지났다더니 이런 것들이 다 화근이 되고 말의 씨앗이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취임 이후 김 위원장이 여러 공개석상에서 “대선주자는 백종원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40대 경제전문가” “당 밖에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외부 주자를 찾는 데 열중하고 상대적으로 당내 주자는 깎아내렸던 점을 비판한 것이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폄하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끊임없이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폄하하는데 상대를 존중하면서 데려와야 더 시너지가 나지 ‘숙이고 들어와라’는 식으로 완전히 무시하는 건 전략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범야권에서 일정 지지율이 나오는 사람이면 인정을 하고 존중하고 함께해야 하는데 왜 그렇게 폄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현재 본인이 생각하는 ‘범야권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대선판이 가까워질수록 구심점은 당이 아니라 후보가 된다”며 “이 당에 힘이 있으면 후보가 그 링에 오르겠지만, 후보가 당보다 더 힘이 있으면 그 후보가 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범야권 주자 중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를 마친 뒤 정치권에 뛰어들 경우 국민의힘 기존 주자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미리 범야권이 물샐틈없이 통합하고 후보들의 몸집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장 의원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그래야 범야권의 무대가 구심력이 되고 윤 총장이 원심력이 되지, 나중에는 윤 총장이 구심력이 되고 역으로 우리가 원심력이 된다”고 우려했다. 야권 통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지지도의 윤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올 경우 야권이 윤 총장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현 김종인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리더십과 정체성”이라고 짚었다. 비대위 체제 이후 정강정책, 당명, 당색, 경제3법 등에 대해 김 위원장이 그야말로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여왔다는 비판이다. 장 의원은 “설령 김 위원장의 방향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한 설득과 토론이 선행되지 않았다”며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뭘 알고 얘기하는 거냐’는 식으로 훈육인지 정치인지 모를 행보를 해왔다. 정말 독선적”이라고 비판했다.
   
   
   “훈육인지 정치인지 모를 독선적 행보”
   
   당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문제 역시 장 의원이 김 위원장 체제를 비판하는 지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정강정책 1호에 기본소득을 넣은 것이다. 장 의원은 “기본소득이 반드시 좌파의 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기본소득을 통해 A라는 복지를 살지 B라는 복지를 살지는 보수의 가치일 수도 있다. 다만 기본소득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초노령연금, 청년수당 등 기존 복지체계를 이용할지, 단순히 기본소득을 줄지 등은 장기과제로 두고 고민해야 할 문제인데 왜 굳이 1호 정강정책에 넣어 못 박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우리 당은 말만 하고 그 변화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도진영에서 우리의 변화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우리 기존 지지층도 그 변화에 대한 설득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경제3법 등 현재 대두되는 큰 어젠다에 대해 국민의힘이 기존 지지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는 신뢰를 김종인 위원장이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이는 (권력의) 정통성과도 맞물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예컨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생애주기별 복지 등 기존 보수성향 유권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어젠다를 들고 나섰다.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이 갖고 나온 어젠다를 당시 지지층이 수용한 이유를 장 의원은 “당원들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원들로부터 선출된 당대표였던 반면 김 위원장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가 복지 어젠다를 내놓으면 지지층이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의원은 이처럼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이 직접 국민의힘 당내·외의 기존 정치지도자들을 만나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장 의원이 말하는 기존 정치지도자들은 당내 다선 의원들이나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의원 등을 말한다. 김 위원장 본인이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약점들을 다른 지도자급 인물들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도자급 인물들을 설득해 그들이 보궐선거 때까지 김 위원장에게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범야권을 결집해 ‘우리가 4연패를 했으니 자 이번만큼은 보궐선거 때까지 내가 가는 방향이 시대의 뜻을,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기 때문에 좀 수용해달라’ 그런 설득작업을 하고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외 지도자급 인사들 먼저 설득해야”
   
   반면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의원은 같은 당 소속 하태경 의원과 함께 광주에 ‘명예 지역구’를 두고 있다. 총선 때 호남에 후보를 내지 못할 정도로 민심을 잃은 국민의힘의 호남지역 지지도를 회복하자는 차원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국립5·18민주묘지 등 호남을 찾아 ‘호남 끌어안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장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좀 극단적인 분들 때문에 폄훼된 것을 바로잡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그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호남에 열정을 쏟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지만, 당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을 방문해 선거를 이기겠다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주장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광주에 가서 무릎 한번 꿇었다고 그게 표가 될 것이라고 보는 건 광주·호남 국민들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꾸준히 호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의 사정이란 건 자괴감을 느낄 만큼 정말 허약하기 짝이 없다”며 “김영삼,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등 걸출한 인물들이 당을 1인 정당화한 결과 이제는 지도자가 사라진 광야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대로 국민의힘은 구 한나라당 시절부터 새누리당 시절을 거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계파정치에 휘말린 끝에 수차례의 공천 학살 논란을 빚었다. 그 결과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이후 전국 단위 대형 선거에서 4연패하면서 당의 위상이 추락했다. 장 의원은 “당의 실력자가 끊임없이 당을 1인 정당화하고 공천이 사천으로 이어지면서 ‘네 편’ ‘내 편’을 나눴기 때문”이라며 “이제라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지도자에 의해 의견이 합쳐지는 스펙트럼이 넓은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내가 계속 당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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