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광물자원공사 전경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광물자원공사 전경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공사)가 사장 후보자 모집 재공고에 나섰다. 당초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사장으로 유력시됐으나 미투 의혹 등으로 낙마한 데 따른 조치다. 부채 6조원에 자본잠식에 빠진 공사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당장 이를 책임질 외부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광물공사는 지난 12월 2일 사장 후보자 재공모에 나섰다. 자원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모집 공고를 통해 “자원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자원개발 공기업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최고경영자를 모십니다”라고 밝혔다. 모집 기간은 2일부터 16일까지이며 사장 임기는 3년이다. 공모에서 선정된 사장 후보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위원회 검증을 거쳐 청와대에서 결정한다.

공사가 최근 사장 후보자 재공모에 나선 건 올해 중순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던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낙마한 데 따른 조치로 읽힌다.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상임위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맡으며 광물공사 관련 현안을 다수 살폈다. 정치인 중에선 광물공사 쪽 사정에 밝은 편에 속한다는 평을 받던 만큼 그의 내정설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이 전 의원은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공모에 응했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필요 서류를 냈다”라고 말했다.

공사 안팎에선 이런 이 전 의원이 미투 의혹에 발목이 잡히면서 좌천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의 광물공사행을 두고선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문제는 녹록지 않은 공사 사정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적합한 외부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점이다. 공사는 현재 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닌 데다 자본잠식 상태다. 연간 들어가는 금융비용만 1조원이 넘는다. 지난 2018년 자본잠식 확대와 유동성 위험을 막기 위해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을 폐기한 이후엔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 등 해외사업 매각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하루빨리 신임 사장을 모셔와 2년 넘게 공석인 자리를 메우고 회사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사는 이번 사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조직관리 능력 △비전제시 능력 △공직수행 윤리 △자원산업의 합리적 진흥 역량 △자원기술의 체계적 육성 역량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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