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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석 나가면 안 나간다? 친문 눈치 박영선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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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1호] 2021.01.11

임종석 나가면 안 나간다? 친문 눈치 박영선의 고민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두고 장고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여권의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전히 출마 여부를 놓고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민의 배경에는 자신에 대한 당내 지지세력이 두텁지 않은 구조적 문제와 함께 친문 후보가 나올 경우 이도저도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박 장관은 최근 A 전 의원을 만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서울시장 나가면 나는 안 나가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A 전 의원은 박 전 장관과 가깝게 지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 장관은 여권에서 현재 가장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서울시장 후보지만 본래 비문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친문이 밀어줄 가능성이 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오면 자신은 친문이 절대 다수 세력인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안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하지만 “이제 와서 안 나갈 수도 없는 거고, 결국은 등 떠밀려서 나갈 수밖에 없긴 한데, 이도저도 못 하게 돼서 고민이다”라는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박 장관의 출마는 A 전 의원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전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였다. 박 장관이 의원 시절을 함께했던 보좌진들이 서울시장 후보 예비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현재 서울 시정의 청사진을 그릴 정책 실무진들을 충원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박 장관은 공개석상에서 “1월 중에는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고민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박 장관의 고민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묻어나고 있다. 박 장관은 새해 첫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이 좋다면 그냥 중기부 일을 계속하겠다고 하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제가 희생해야 한다면 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마를 앞둔 유력 후보가 당내 경선 후보군이 확정되기도 전에 ‘희생한다’는 표현을 쓰는 게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한 여권 관계자는 “장관님이 (친문에) 삐진 티를 팍팍 낸 것”이라며 “‘너희가 날 추대해야 나간다’고 친문에 어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임 전 실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임 전 실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의 근거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해 일종의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본래 임 전 실장이 종로에 출마하려고 이사까지 했는데, 이 전 대표가 이 지역에 전략공천되면서 임 전 실장이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됐던 것에 대해 지금도 이 대표가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임 전 실장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확산되자 지난 1월 4일 페이스북에 “제게도 시장 출마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 마음 실어서 우상호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자신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이미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당내 교통정리가 완료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출마를 둘러싸고 당내에서 아직도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의 속사정과 내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마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문의 눈치를 보지 않고서는 그야말로 어떤 정치인도 옴짝달싹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의 주도권도 친문이 쥐고 있는 현실은 박 장관의 경선 상대인 우상호 의원이 끊임없이 친문에 구애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여권에서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우 의원은 지난해 말 “열린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당내 친문에 대한 구애작업이라는 것이 당 내외의 평가다. 열린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최강욱 대표가 최고위에서 민주당과 ‘큰 바다에서 만난다’는 등의 메시지를 쓰는 것을 보면 충분히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갈 의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의향이 가장 중요한데 이낙연 대표는 그리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대권 목표를 위해서는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이 중요한 이 대표가 강성친문 성향의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반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에서는 황운하·김남국 의원 등 강성친문 의원들이 열린민주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문에 휘둘리는 것은 이낙연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새해 야심 차게 던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카드가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김한정 의원 등이 이 대표의 사면론을 거들었지만 김 의원도 ‘사쿠라냐’ ‘당에서 나가라’ 등의 비난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강성 친문 당원들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때 새로 입당한 2만여 당원들 중 일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핵해야 한다’며 욕설이 섞인 문자를 보내 이 대표가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 인사들이 정치적 거취를 결정하는 모든 기준이 친문으로 수렴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다가 심각한 정치적 상처를 입고 사실상 ‘2선 후퇴’를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서울시장이나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역시 친문의 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 지지를 업고 본선 경쟁력과 관계 없이 당내 경선에서는 추 장관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중진인 추 장관이 총리도 아닌 법무부 장관직을 맡았던 것 역시 친문의 숙원인 ‘검찰개혁’ 해결을 통해 친문 세력의 지지를 얻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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