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연구민주연구원장(왼쪽),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 ⓒphoto 뉴시스
양정철 전 연구민주연구원장(왼쪽),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 ⓒphoto 뉴시스

최근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은 복심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일찍이 쳐냈으며 양 전 원장의 미국행은 ‘생쇼’에 불과하다”고 발언했다. 양 전 원장이 끝내 청와대에 입성하지 못한 것을 두고 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과대포장된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시선과도 비슷한 주장이다.

손 전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TV'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양정철과의 연을 끊었다. 그 뒤로 한 번도 그를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이 그를 비서로 선택하지 않은 것은 지난주도, 작년도 아니고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렇게 결심한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 전 원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손 전 의원의 양 전 원장에 대한 저격은 여권 내 권력투쟁의 일면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양 전 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 관련 물밑 조율을 했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손 전 의원이 잘 알고 있다는 후문이다.

손 전 의원은 또 최근 알려진 양 전 원장 미국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 전 원장은 사실상 마지막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발탁된 이후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준비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양 전 원장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을 떠났다는 평가에 대해 손 전 의원은 “이 사람이 미국에 간다면 ‘자의 반 타의 반’이 아니라 순전히 ‘자의’로 가는 것이고, 조용히 있다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들어 올 것이다. 늑대 소년이 또 대중을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양 전 원장이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지 못하자 그 섭섭함을 미국행으로 드러냈다는 말이다.

손 전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정치권에서도 심심치 않게 제기돼왔다. 문 대통령은 ‘회전문 인사’ 비판을 받을 정도로 인사 과정에서 측근을 빈번히 기용했다. 그런 그가 끝내 양 전 원장을 청와대에 들이지 않았다는 건 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로 읽혔다. 더군다나 양 전 원장이 실제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준비했다면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전에 일찍이 한국을 떴어야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손 전 의원은 “이 사람의 행태를 여러 가지를 알고 있어 이 방송을 한다”며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들한테 온갖 페이크를 보이며 대통령 만들기에 다시 나서며, 주도권을 잡고 자기 실익을 위해 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양 전 원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선임연구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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