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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7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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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대책 빠진 ‘가덕도 특별법’… 김해공항은 어쩌겠다는 건지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03-03 오후 3:03:28

▲ 지난해 11월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김수삼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2월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기존 부산 김해공항의 처리방안이 주목된다. 일단 특별법 통과와 함께 세계 3대 공항설계 전문그룹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안해 국책사업으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안(案)’은 용도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는 김해공항 확장안 폐기를 시사하는 내용도 부칙 형태로 삽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사 통과 직후, “특별법 부칙에 ‘가덕도신공항의 위계 및 기능과 중복되는 내용이 없도록 추진 중인 공항개발사업 계획을 대체한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추진 중인 공항개발사업’은 국토교통부에서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김해공항 확장을 뜻하는데, 이를 일반법보다 상위에 있는 특별법을 근거로 백지화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2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전문가그룹이 생산한 보고서가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것이다.
   
   
   돗대산 위험 해소 신공항 취지는 어디 가고
   
   이 경우 기존 김해공항 처리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특별법 통과에 앞서 가장 문제가 된 것도 김해공항 처리 문제였다. 국회 국토교통위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전 국토해양부 2차관)에 따르면, ‘특별법’에도 기존 김해공항 처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희국 의원은 앞서 지난 2월 5일 국토부 상대 대정부질문 때도 “연간 1700만명이 이용하는 김해공항은 폐쇄하고 가덕도에 몽땅 몰아서 만들까요?”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가덕도신공항의 활주로, 터미널, 주기장 등 핵심시설 규모와 배후시설, 사업비, 부대시설 결정 등 기본계획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덕도신공항과 기존 김해공항 간의 불분명한 업무분장도 골칫거리다. 부산시는 일단 가덕도에 3.5㎞ 활주로 1본(本)을 조성해 국제선만 김해공항에서 옮겨오고, 활주로 2본을 갖춘 김해공항은 국내선과 군(軍)공항으로 당분간 존속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분리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무안공항과 광주공항 간에 적용된 방법이다. 부산시 역시 가덕도신공항의 여객처리 규모를 예상하며 가덕도신공항 3500만명, 김해공항 1800만명으로 사실상 국제선과 국내선 분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경우 국내선 여객은 여전히 김해 돗대산(해발 381m) 충돌위험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김해공항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 당초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2002년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돗대산 추락사고 때 드러난 김해공항 북측 산악장애물로 인한 위험 해소가 목적이었다. 수조원을 투입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선 이용객은 김해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ADPi는 2016년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때 김해공항 ‘V자형 신설 활주로 설치와 이착륙 활주로 분리’라는 획기적인 충돌방지책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김해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이 분리운영되면 공역(空域) 충돌 문제가 추가로 발생한다. 가덕도신공항과 김해공항은 직선거리로 20㎞에 불과하다. 직선거리로 33㎞ 떨어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42㎞ 떨어진 무안공항과 광주공항보다 훨씬 더 가깝다. ADPi도 2016년 “가덕도신공항은 김해공항과 근접해 있어 두 공항이 항공교통 업무 관리상 보다 복잡하고 긴밀한 조정이 요구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가덕도에서 직선거리로 18㎞ 떨어진 해군 진해비행장과의 공역 충돌 문제까지 제기했다고 한다.
   
   결국 김해공항의 북측 산악장애물 충돌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김해공항을 완전 폐쇄하고, 가덕도신공항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이전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 경우 현재 김해공항과 같은 수준인 2본의 활주로 확보가 불가피한데, 막대한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ADPi가 2016년 예상한 가덕도신공항의 총사업비는 활주로 1본 기준 8조5850억원, 2본 기준으로 11조5890억원이었다. 2016년 ADPi 조사에서 탈락한 부산시가 활주로 방향을 틀어 해상매립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추산한 사업비도 활주로 1본 기준으로 7조5400억원에 달한다. 국토부가 재추산해 국토교통위에 보고한 사업비는 국제선 단독 이전 12조8000억원, 국제선·국내선 동시 이전 15조8000억원, 군공항·국제선·국내선 전체 이전 28조6000억원이다.
   
   김해공항을 같이 사용하는 군 당국에서 공항 폐쇄에 선뜻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김해공항은 수송기, 정찰기 등을 주로 운용하는 공군 공중기동정찰사령부가 있는 민군(民軍) 공용공항이다.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의 전시증원 물자를 전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 연례 실시한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RSOI)’ 때 미군 수송기들이 뜨고 내리던 곳도 ‘K-1’으로 불리는 김해공항이다. 김해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아시아 지역 최대 항공기 정비창이기도 하다. 결국 김해공항 완전 폐쇄에는 국방부와 공군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동의까지 필요한 셈이다.
   
   
   별도 공항공사 설립은 사실상 무산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분리 운영되는 공항의 운영주체가 누가 될지도 불분명하다. 현재 김해공항은 국토부 산하 한국공항공사(KAC)가 운영 중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대부분 공항을 운영하는데 김해공항은 제주공항, 김포공항과 함께 한국공항공사의 몇 안 되는 수입원이다. 3개 공항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전국 각지의 부실공항들을 먹여살리고 있다. 반면 부산시는 인천공항 조성 때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별도 출범시킨 전례를 근거로, 가덕도신공항과 함께 별도의 공항공사를 설립해 독립할 움직임이다.
   
   이는 한국공항공사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여객처리실적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기준으로 국제선이 959만명으로 국내선(734만명)에 비해 크다. 만약 김해공항 국제선이 한국공항공사 품에서 떠날 경우, 무안공항·광주공항·여수공항·군산공항 등 서남권 부실공항이 더욱 위축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가덕도신공항을 띄우려다가 자칫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서남권 공항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공항공사도 법안 심사 때 “가덕도신공항만을 운영하는 별도 공사를 설립할 경우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의 이익을 가져가는 가덕도신공항이 한국공항공사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어 공사의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다른 적자공항에 대한 보전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도 “별도 공항공사 신설보다는 규모의 경제, 그간 축적된 공항 운영 경험 및 노하우,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기존 기관인 한국공항공사 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의 한 관계자는 “특별법에는 별도 공사화가 빠졌다”며 “추후 누가 관리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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