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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7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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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 인터뷰]나경원 “우리가 믿을 것은 시민의 분노 뿐”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2021-02-26 오후 4:56:04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나경원(58)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야권의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가 무조건 ‘본인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나 후보는 향후 야권 단일화 방식을 묻는 질문에 “단일화는 시민의 열망이므로 나 역시 그걸 부인하거나 역행할 수는 없다”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하루 20개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고 왔다는 나 후보는 “많이 피곤하다”며 마른 웃음을 보였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몇 가지 떠도는 소문에 대해 묻자 그는 “대체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철수 대표를 미는 의원이 여럿 있다고 하는데. “지금 선거가 한 달이나 남았고, 우리 당 후보는 다 나뉘어 있는데 그 (근거가 되는) 여론조사가 제대로 된 건가?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정치를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하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뚜벅뚜벅 갈 길을 갈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룰에 따라서 경선을 시작했고, 그에 따라서 치를 것이다. 실은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선 룰이 정해진 것도 의도가 있게 정해진 것이라는 일부 주장이 있었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뚜벅뚜벅 가겠다. 시민들에게 왜 나경원이어야 하는지, 나경원이 서울시장이 되어서 뭘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드리다 보면 마음이 전해질 것이라고 본다.”
   
   - 같은 당 의원들에게 실망한 부분이 있나. “정치 1, 2년 했나.(웃음) 수많은 일을 겪고 이 자리까지 왔다.”
   
   - 오세훈·오신환·조은희 후보가 단일화를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反)나경원 단일화’라고 이름이 붙던데. “급하긴 급한가 보다.”
   
   2월 25일 오세훈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경원 후보를 두고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오세훈 후보가 무책임한 비난을 하고 있다”며 “야권 단일화에 대한 나의 의지는 확고하다. 오래전부터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시민들께 약속해왔다”고 반박했다.
   
   - 본인이 후보가 안 되어도 본선에 오른 야권 주자를 적극적으로 도울 건가.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나경원 대 안철수’ 하면, 결국 누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시민들이 평가할 것이다. 나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대선에서 꼭 이겨야 하는데, 시장이 되어서 그런 역할을 잘 해내려고 한다.”
   
   - 단일화 룰은 어떤 방식이 바람직한가. “공정하게 해야 한다. 시민들이 판단할 자료와 근거를 드리고 거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룰이 되어야 한다. 깜깜이 단일화, 야합적 단일화는 안 된다.”
   
   - 100% 여론조사 방식에 당내에서는 이견이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려면 적어도 여권 핵심 지지자들은 제외하는 게 좋지 않겠나. 룰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는 않겠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100% 일반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타당 지지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역선택’의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 후보는 인터뷰에서도 역선택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다시 짚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 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해달라, 정권을 교체해달라는 열망을 담아야 한다. 또 하나는 서울시민의 삶이 피폐해졌는데, 일상을 빨리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보통 일인가? 전시(戰時)인데.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무릎이라도 꿇어서 받아올 거 받아오고, 고쳐야 할 법은 고쳐야 한다. 그런데 관료적 사고로 시정을 바라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리더가 우유부단해서는 안 된다. 결단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후보를 만나기 하루 전날인 2월 23일에는 오세훈 예비후보와 ‘맞수토론’이 진행됐다. 두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난타전’에 가까운 설전을 벌였다. 오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며 나 후보를 몰아세웠고, 나 후보는 “오 후보의 소신과 철학이 뭔지, 왜 중요한 부분은 번번이 미루는지 듣고 싶다”며 받아쳤다. 1000명의 시민평가단은 나 후보가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다른 후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어제는 우리가 왜 이 선거에 임하는지, 이 선거를 통해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서울시장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다 보니 치열하게 한 것 같다.”
   
   최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약세는 자당 후보들 간의 비방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있다. 나 후보와 오 후보 간의 ‘맞수토론’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는 장면이 여러 번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이 결국 당의 지지율을 깎아먹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 후보는 “건강한 토론은 오히려 본선 경쟁력을 더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질적으로는 본선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느냐를 가려내야 한다. 선거는 결국 명분이다. 누구에게 명분이 있느냐에 따라서 선거 승패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명분과 장단점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 후보는 모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정치 신인(이수진·고민정)에게 패배해 낙선했다. 총선 패배와 관련해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그래서 남 탓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지 않나.(웃음) 정치는 결국 결과와 책임이라고 하는데, 그럼 오 후보가 더 중요하게 책임질 부분이 있다. 지금 서울은 완전 민주당의 성지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현재 서울의 구청장 25명 중 24명, 시의원 109명 중 101명, 국회의원 49명 중 41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정치사는 어떤 계기와 변곡점이 있는데, 서울이 민주당의 성지가 된 첫 단추를 (오 후보가) 제공한 게 안타깝다.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자진 사퇴만이 모든 원인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게 안타깝다.”
   
   지난해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비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차기 시장직은 야당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여야 후보 간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야권 지지율 1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와의 주도권 싸움을 두고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판이 돼야 할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늘도 언론이 왜 국민의힘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지 쓰고 있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당내 후보들을 과도하게 폄하하면서 새 인물 찾기에만 골몰했다”며 “역량 있는 후보들을 폄하하고 새 사람 영입에만 공들이다가 영입도 못 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이 왜소해졌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의 이러한 발언에 나 후보는 “일부 동의한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아직 우리 쪽 후보가 결정이 안 된 이유도 하나 있다. 그리고 이 선거의 원인이 점차 잊히는 것 같다. 작년 7월 다들 우리가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할 때도 나는 이 선거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여당은 모든 무기를 갖고 있고, 서울의 지형도 그들에게 유리하게 깔려 있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시민의 힘, 시민의 분노, 이것 가지고 선거를 해야 한다. 정말 어려운 선거다. 쉬워 보여서 시작한 게 절대 아니다. 이번에 당선되는 서울시장은 꽃가마를 타는 게 아니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각종 시민단체와 소위 여권 단체들로 뿌리까지 세세하게 엮여 있는 서울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필요하면서도 어려운 숙제다.”
   
   나 후보는 ‘서울시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오늘 서울시 공무원 노조 사람들을 만났는데, 가장 큰 불만이 개방형 직위에 대한 것이었다. 자신들이 승진해서 가야 할 자리를 시민단체 출신들이 차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이런 것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시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나 후보는 그러면서 ‘자유주의 상식연대’라는 대안을 언급했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가는 것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같이할 수 있는 사람과 세력을 넓혀가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당이 플랫폼 정당이 되어야 한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도 만났다. 지금 집권세력은 진보세력도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냥 운동권 기득권 세력이란 거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반문연대’로 굳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정권의 반자유적 행태, 비상식적 행태에 대해 같이 맞설 사람들이 함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오세훈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강경보수’라고 비판한다. 한편 나 후보의 정책 공약 등에 대해선 ‘좌클릭’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나 후보는 “생활 이슈에는 이념이 없다”고 했다.
   
   “나는 처음부터 계속 똑같은데, 왜 자꾸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늘 같다. 나는 귀가 열린 사람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진중권 전 교수도 만나고 금태섭 전 의원도 만나는 거고. 특별히 내 입장이 어떤 사안에 대해 달라진 건 없다. 다만 국회에 있을 때는 국가적 어젠다를 이야기하다 보니 생활에 밀착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를 뛰면서 생활에 밀착된 이야기를 하니까 또 ‘중도로 가는 거 아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생활 이슈에는 이념이 없는 것이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은 오는 3월 4일 나 후보를 포함해 오세훈· 오신환·조은희 예비후보 중에서 한 명의 최종 후보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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