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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2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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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친문단체’ 대표가 김어준 저격 나선 이유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최인호 작가는 수년 전부터 친여 지지층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해왔다. 시사·정치 평론 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운영으로 정부·여당 정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검찰개혁 등 주요 국면에선 여론을 결집하기도 했다. 2019년 조직한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 ‘파란장미시민행동’ 활동이 대표적이다. 정치권에선 이 단체를 ‘친문감별사’라 일컫기도 하는데, 최 작가는 해당 시민 조직을 앞세워 여권 의원들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입법 추진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런 그가 최근 ‘김어준이 최순실보다 나쁘다’란 책을 냈다. 이 책은 친여 성향의 인사가 대표 친여 방송인인 김어준씨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책은 출간 일주일 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10위에 올랐다. 지난 3월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최 작가는 김어준씨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언론인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상징, 수호자를 자임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지속해서 여론을 호도했고 정치권은 유권자를 기만한 채 이에 화답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매 이슈마다 거론되는 김어준의 ‘정치 배후설’
   
   최 작가는 본래 2017년 유튜브 채널 개설 전까지만 해도 ‘맑스·엥겔스 저작선집’ ‘박종철 평전’ ‘더불어 누리는 세상’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단어는 외롭지 않다’ 등 사회철학이나 교육 관련 도서 집필·번역에 집중해왔다. 그가 다시 펜을 든 건 올 1월이다. 진영 논리가 강화되는 정치권 안팎의 상황을 글로 남겨야겠다는 결심에서다.
   
   “본래 사회·정치 현상은 보편 가치, 즉 다수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특정 인물이 어느 진영 소속인지, 해당 사건이 어느 진영에 득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사고의 정립도 여기서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다른 외집단에 대한 힐난, 겁박은 거세지고 있다.”
   
   최 작가는 김어준씨가 이 문제를 가장 확장하고 있다고 본다. 최 작가는 “김씨는 자신의 개인 방송뿐만 아니라 지상파에서까지 ‘편 가르기’ 프레임으로 다수 시민을 지속해서 호도한다”며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는 사회적 풍토를 활용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라고 평했다.
   
   실제 김씨는 주요 이슈 때마다 정치적 배후설이나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는 발언을 일삼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3월 18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선 “메시지 핵심은 민주당 찍지 말라는 것”이라 밝혔다. 지난해 5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했을 당시엔 “누군가 자신들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정보를 할머니에게 드렸다고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투(Me Too) 운동이 커지던 때엔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첫째 섹스, 좋은 소재고 주목도도 높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공갈미수 사건 등을 두고서도 그는 비슷한 주장으로 일관했다.
   
   최 작가는 김씨의 이런 말이 반증 불가한 허구라고 평한다. “모든 주장은 반증이 가능해야 한다. 반증으로 주장의 진위를 가리고 증거와 근거의 합리성 등에 대해 공방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근데 김씨의 말은 반증이 불가하다.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는 사안을 두고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만 지속해서 제기한다.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증거는 전혀 없다. 책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최 작가는 김어준씨의 발언이 특정 계파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개인적으로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것과 이를 공론화된 광장에서 이야기하는 건 다르다. 김씨의 행위는 후자이다. 다수를 기만하고 우롱한다. 더군다나 그가 진행하는 프로는 국민세금으로 운영되지 않나. 최순실씨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 논하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김씨가 최씨보다 나쁘다는 건 어디까지나 나의 가치판단이다.” 최 작가는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가 남겼던 이야기인 “독가스실만큼이나 살인적인 말들이 있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권의 ‘김어준 지키기’, 유권자 모독 행위
   
   최 작가는 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팟캐스트·유튜브), ‘김어준의 블랙하우스’(SBS), ‘김어준의 뉴스공장’(tbs) 등에서 그가 남긴 발언 전문을 기록한 후 그의 화법에 대해 논하기도 한다.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 살펴보면 김씨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씨가 문어체의 풀 센텐스로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문장을 던지곤 이와 접합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내 자기가 생각하는 담론을 전달한다.”
   
   최 작가가 일례로 드는 건 2019년 10월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이다. 당시 김씨는 “안희정이든, 이재명이든, 김경수든, 조국이든, 어떤 정권에서도 이렇게 차례차례 잠재적인 후보군들, 이건 저절로 일어난 일이 아니에요”라고 밝힌 바 있다. 최 작가는 이를 두고 “상대 정치세력을 암시하는 ‘그들’이 인위적으로 일을 꾸며 진보 인사를 깎아내렸다는 걸 우회적으로 전한다. 마지막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끼워 거론하면서 친문 지지층에게 윤 전 총장도 정치적으로 당했다는 담론을 자연스레 전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최 작가는 김씨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자기 사람’을 끌어주는 데에 방송을 적극 활용한다고도 본다.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던 양 전 원장의 국내 귀국을 2018년 1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알리는 행위나 민주연구원장 재임 당시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시민당 ‘몰빵론’을 앞세워 양 전 원장의 성과를 드높이려는 등의 모습에서 그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당시 같은 여권인 열린민주당 후보는 사전투표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도 방송 인터뷰이로 부르지 않았다.” 당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이 같은 인터뷰이 섭외는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런 김씨를 감싸는 여당 의원들의 행보 역시 부적절하다는 것이 최 작가의 지적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3월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은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시사 프로그램이며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라고 밝히자, 송영길 민주당 의원 등은 “‘뉴스공장’을 지키기 위해 박영선 후보를 뽑아달라”는 내용의 발언을 이어갔다.
   
   최 작가는 “방송인이 정당을 향해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거나 이에 정치권이 지원 발언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마치 서울시장 선거가 김씨를 지키기 위한, tbs에서 김씨의 퇴출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는 모습이다.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일갈했다.
   
   최 작가는 김씨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당부도 남겼다. “정치인이라면 선거 등을 통해 자신의 언행이나 사회적 활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인이란 이유로 이 모든 걸 회피하고 있다. 언론은 뉴스전달자로 남아야 한다. 뉴스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돼선 안 된다. 역할과 본분을 확실히 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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